마음이 허할 때, 명심보감과 채근담을 읽는다. 시집이나 수필을 가까하여도 '마음을 채우는 좋은 그릇'이 된다. 하나, '영혼이 따뜻해지는 글'을 읽을 때면 항상 감사하다. 마음을 낮추고, 자잘한 일에 자기를 들어내지 않으려는 정선된 마음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책을 가까이 하는 덕이다.
책은 읽는 사람에게 우정을 나누어 줄 뿐만 아니라, 충고와 기쁨을 주는데도 인색하지 않다. 위안을 주며, 사랑을 주고, 지혜를 준다. 그래서 책을 읽는 일은 곧 엄청난 즐거움 세계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참된 벗과 친절한 충고자, 유쾌한 반려자와 충실한 위안자의 결핍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 몸은 공기를 필요로 하듯 정신은 지식을 필요로 한다. 겨를이 없다고 해서 배우는 걸 포기해서는 안 된다. 맹자는 배움을 일컬어 우물을 파는 일과 같다고 했다. 또 끝까지 노력하여 샘에 이르지 못하면 우물을 버린다고 했다. 일생 동안 쉼 없이 파고드는 독서력을 가져야한다.
J. 러스킨은 교육의 참된 목적은, 사람들에게 착한 일을 하도록 강청할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착한 일을 하는 그 자체에서 기쁨을 발견하도록 이끈다고 했다. 또한 그는, 교육이 사람을 결백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그 결백함을 사랑하도록 하며, 정의를 지키게 하고, 정의에 대해서 목마르게 희구하게 만든다고 했다.
교육이 지향하는바 애써 책을 읽는 일도 그와 같은 바탕을 이룬다. 요즘은 너무 편리하고, 다기능화 된 사회여서 그런지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책 읽기보다 더 흥미를 끌고, 기쁨을 주는 놀이거리가 많아졌다. 예전 같으면 여럿이 어울려야 놀이가 되고, 서로 힘을 모아야 무엇 하나라도 이끌어냈다. 그러나 지금 아이는 컴퓨터 하나면 혼자서도 잘 논다. 그렇게 재밌어 할 수 없다. 그러니 책하고 쉽게 담을 쌓아버린다.
첨단정보시대에 살면서 종이책을 읽는 게 자질구레하게 보인다. 하지만, 나는 곰팡내 나는 책을 읽는다. 활자 냄새 자체를 즐긴다. 하늘만 알고 하늘의 이치를 몰라서는 안 된다. 사람 사는 도리를 깨닫기까지는 그침 없이 책을 읽어야 한다.
억지로 배우고 깨울 칠 게 아니라 배운다는 데에, 단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데 애착을 가져야 한다. 개미는 작아도 탑을 쌓는다. 날마다 바른 마음 되게 깨우쳐 가는 삶이야말로 진리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는 일이요, 참으로 좋은 향기 나는 인생을 꾸려 가는 길이다. 하나의 옥돌이 다듬어져 훌륭한 그릇이 되기까지는 각고면려해야한다. 배우기 위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던지는 만큼 더한 아름다움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