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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이에 공부해서 뭣하겠나?

박종국에세이/독서칼럼모음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9. 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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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이에 공부해서 뭣하겠나?



박 종 국

 



늘 책을 끼고 사는 나를 두고 친구의 핀잔이 이만저만 아니다. 물론 생각해준다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다.
“그 나이에 공부해서 멋하겠나?”

“늦은 나이에 공부한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생기나?”

"괜한 일로 고생하지 마라.“

”공부 더하면 밥이 생기나 떡이 생기나?“
라는 지청구를 들을 때면 그저 씁쓸하다. 


빈말이 오고갔다. 배움에는 나이를 따지지 않는다. 따로 정해진 시기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네 인생은 수많은 삶의 색채로 덧칠되어 한 폭의 멋진 그림이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걸맞은 그림을 그려내는 능력을 가졌다. 그렇기에 다양한 빛깔로, 성실한 붓놀림으로, 개성이 드러나게 표현하고 산다.

학교를 마치고 직장을 얻고 나면 아예 책을 덮어둔다. 하루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 시대 덜 떨어진 사람이 되면 그만큼 사람의 값어치가 낮아진다.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때문에 늦은 나이에도 공부하겠다고 장작불을 지피는 사람을 폄하할 게 아니라 크게 부추겨주어야 한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공부는 청소년기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배움은 청장년층은 물론,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어야한다. 세상일 제각각 해야 할 시기가 어느 정도 정해졌다. 그렇지만, 빠른 게 느린 빠르고 느린 일이 빠른 법이다. 늦었다고 깨달았을 때가 가장 빠른 때다.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을 다 겪어야 하는 인생이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변한다. 습관이 변화하면 운명이 달라진다.

 


누구나 학령기 교육이 아니라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배움의 의지로 불을 지펴야한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본 교육적 사고와 그 과정은 개인의 학습생애를 준비기와 실천기로 구분하여 학생이라는 제한된 사람에게 다양한 사실을 집중적으로 전달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아동기에서 청소년기, 성년기, 장년 및 노년기를 맞이하면서 각 단계마다 독특한 경험을 가지면서 동시에 다음 단계의 준비를 하게 되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 그런 까닭에 인생의 각 단계에서 경험과 즐거움을 맛보아야 하고, 거기서 만족감을 얻어야한다. 그 비법이 바로 평생교육이다.

흔히 학교나 대학에서 배우는 형식적 교육만을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다. 그렇지만 평생교육원이나 사회교육원, 클럽을 통한 비형식적 교육과 대중매체를 활용한 원격교육을 실시하는 무형식적 교육도 엄연한 교육의 장이다. 형식적 교육체제에서는 교육 수혜자에 대한 폐쇄성을 갖는다. 엄격한 선발과 형식적 교육 내용, 국가 수준의 장기적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통제를 중시한다. 이에 비해, 비형식적 교육이나 무형식적 교육에서는 모든 교육 수혜자에게 개방적이다. 또 자기 선택의지를 존중하고, 비경쟁적이며, 비형식적 교육내용으로 직접적인 유용성이나 자기인정보다 자기만족이나 참여자의 관심과 동기를 중요시한다. 이런 점에서 평생교육(Lifelong Education)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다.

 


여러 사람의 행동양태를 들여다보면 마흔 나이에도 칠십 노인네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가하면 일흔 나이에도 이십대와 같은 활력을 가진 사람도 많다. 젊게 사는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마음이 흐트러지거나 늙으면 몸도, 생각도, 행동도, 가치관마저도 쇠약해지기 마련이다. 생각을 깊게 가지고, 의욕을 크게 가지고 무엇이든지 한다는 자신감으로 젊게 살아야한다. 그래야 항시 새로운 삶의 의지가 충전되고 끝 모르게 희망의 싹이 움튼다.

“그 나이에 공부해서 무엇 하겠느냐?”
고 애써 남을 헐뜯는 못난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이해하고 인정받기를 좋아한다. 칭찬 듣고 격려 받기를 원한다. 배려 받고 사랑 받는 일도 마찬가지다. 산사(山寺)에는 늘 풍경소리가 은은하게 배어난다. 늘 깨어나라는 일깨움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우고 깨우치는 일을 계속하여야한다. 개인의 자질과 교양, 인격적 도량은 평생교육을 통해서 확대하고, 발전시키며, 계발하여야 한다.

해서 내 나잇살 이순(耳順) 즈음. 좋게 꼴값을 하려면 학교 중심의 공부만이 전부다, 는 생각을 떨쳐내는 인식전환이 먼저다.

|박종국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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