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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한 권은 평생 친구가 된다

박종국에세이/독서칼럼모음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9. 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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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한 권은 평생 친구가 된다



박 종 국 



  겉멋에 사는 사람이 많다. 까닭 없이 유행에 따른다. 쉽게 들뜬다. 온통 스마트폰에 마음을 빼앗긴다. 책보다 인터넷이 먼저다. 그러니 차분히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우리 삶은 언제나 바쁘다. 여유가 없다.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하루를 굶으면 견딜 수 없듯이 책을 읽지 않으면 마음이 고파서 견딜 수 없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 밥 먹듯이 책을 읽지 않을까. 그래도 쉬 밥 굶듯 책을 굶는다면 어쩔 수 없다.

  유럽 사람은 불과 오 분만 틈이 생겨도 책을 꺼내 읽는다고 한다. 아이에게 독서를 강요하면서 정작 어머니 자신은 책을 읽지 않는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이 세상의 어느 부모가 자신의 아들딸이 책 읽기를 꺼리도록 내버려 둘까. 어머니의 어머니, 아버지의 아버지 때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책 읽으라고 닦달했었다. 그토록 권장했던 책 읽기가 아직도 자식의 귓가에만 맴돈다는 사실, 참으로 이상하다.

 


  책 읽으라고 야단치는 부모를 통해서는 책을 읽지 않는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에 살아가자면 독서를 통하여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이는데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어른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책을 읽도록 세심하게 배려해 주어야 한다. 어떤 일에 어른은 자기 관점으로 걸러서 받아들이지만, 아이는 그 내용, 그 생각, 그 빛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 아이는 바짝 마른 스펀지다.

  책 읽는 습관을 들이려면 책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어야 한다. 먼저,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는 쉽게 책을 읽는다. 또한 아이가 책을 붙잡고 끝까지 읽어내는 인내력을 길러야 한다. 인내력이 없으면 책 읽기가 따분해지고 싫증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 엄마는 자식에게 너무 친절하다. 아니, 사랑이 넘친다. 단지 책 읽는 모습만 빼고 그렇다. 아이는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혼자서 일어나지 않는다.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깨워 주고, 입혀 주고, 먹여 주고, 심지어 일기 숙제까지 거들어 주고, 준비물까지 챙겨 준다. 그렇지만 자식이 책을 읽는 데는 그다지 관심 없다. 그러니 요즘 아이는 따로 고생을 경험할 기회가 없고, 애써 책을 읽고자 하는 마음을 갖지도 않는다.

  글 읽는 소리가 낭랑하게 들리는 집은 얼마나 행복할까. 물론 모든 책을 소리 내어 읽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각자의 방에서 책 읽는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마음이 푸근할까. 부모는 자녀가 자기 방에서 무얼 하는지 귀 기울여 가며 궁금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요즘 아이는 책을 읽어도 눈으로만 읽을 뿐 입으로는 읽으려 하지 않고, 인터넷 오락이며, 채팅에 빠져 생활한다. 책 읽으라는 다그침이 대문 밖에서도 들린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책을 쳐다보기조차 두려워진다. 그만 집안의 평화가 무너진다.

  바른 독서는 책 읽는 좋은 행동과 인내력을 가진 태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좋은 책 고르기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물론 좋은 책이란 '양서'를 말한다. 그러나 모든 책이 다 양서가 아니다. 책 중에는 표지가 요란하거나 호화롭게 만들고, 눈길을 끌기 위해 욕심을 앞세운 책도 많다. 그뿐만 아니라 싸게 파는 책, 날림으로 만든 책, 남의 출판사 책을 베낀 불량한 책도 버젓이 팔린다. 또 잘 팔리는 책, 우습고 아슬아슬한 재미에 치우친 흥미 위주의 명랑 소설이나 공포 괴기소설 등 단순히 읽기 쉽다거나 재미로 선택하는 책도 흔하다. 그러나 이러한 책 읽기는 위험하다. 가능한 몸과 마음을 올바르게 키워주는 좋은 책을 골라 읽어야 한다.

 책을 고르는 데는 어떤 틀이 없다. 먼저 아이의 나이나 학년, 성격 등을 생각하고, 독서 욕구나 독서 능력에 대한 개인적 수준을 고려하여야 자신에게 알맞고 유익한 책을 고른다. 우선 책의 형식 면에서 좋게 소개된 책을 고르고, 지은이가 분명하고, 훌륭한 분들의 책을 선택하는 게 좋다. 출판사도 그 방면에서 인정받는 쪽으로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책의 발행 연도가 최근이면 좋은 책이다. 문장의 경우에 알기 쉽고 내용과 분량이 적당해야 한다. 내용 면에 그 책이 삶을 가치와 보람을 느끼게 해야 하고, 마음을 밝게 이끌어 주며, 올바른 생활 태도를 길러 주는가를 차분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역사나 과학적 지식을 쌓음에 도움이 되는지, 도덕이나 예술·종교적 교양을 높임에 도움이 되는지 가려보아야 한다.

 무섭고 비참하고, 잔인하거나 나약하고, 안일한 감상적 이야기의 책은 피하는 게 좋다. 또한 옳지 못한 방법으로 승리한다거나, 약자가 강자를 무조건 골탕 먹임으로써 승리한다는 내용도 좋지 않다. 책의 내용은 정당해야 하고, 이치에 맞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이의 경우 감상력은 뛰어나지만 비판 정신은 덜 성숙하기 때문이다.  

좋은 책 한 권은 평생 친구가 된다.

|박종국독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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