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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허리 디스크, 좌충우돌 투병기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5. 2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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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디스크, 좌충우돌 투병기
발병 5개월 만에 수술...유익한 댓글과 메일 주신 분들께 감사
  박병춘(hayam) 기자
ⓒ2005 박병춘
먼저 지난 2월 27일 '허리 디스크, 치료의 정답은 무엇입니까?'라는 제 기사에 유익한 댓글과 정성스런 메일을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당시 주신 글들로 각양각색 디스크 치료법에 놀랐고, 동병상련의 참의미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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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디스크’, 치료의 정답은 무엇입니까?


저는 결국 디스크 발병 5개월 만에 지난 5월 11일 내시경 레이저 수술을 마쳤는데요, 주저앉아 버릴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통증이 말끔하게 사라졌습니다. 일단 허리에 칼을 댄 상황에서 이후 요양을 잘 해야만 수술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니까 일상생활에 장애가 생긴 것은 분명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억울한 것은 지난 5개월 동안 디스크 치료를 위해 하루 서너 시간 이상을 투자하고 공들였던 것이 일시에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수술 전 5개월 동안 '닥터 쇼핑'(환자들이 이 의사 저 의사를 찾아다니며 치료하는 것)을 경험하고 좌충우돌 개인적인 내공을 쌓아왔던 과정이 너무나도 어리석게 느껴지고 아깝기도 합니다.

일단 디스크 판정을 받고 찾은 병원은 재활의학과, 한의원,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디스크 치료에 좋다는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일시적인 효과는 있었지만 치료법은 다 달랐습니다. 딱히 증세가 진전되지 않고 통증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여러 네티즌들이 주신 조언을 토대로 수영, 걷기, 거꾸로 매달리기, 스트레칭 등도 병행하였습니다.

수영장 효과는 매우 괜찮았습니다. 물속에 들어가면 중력 때문인지 통증이 완화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수영을 시작한 뒤로 수영장 소독약 때문이었는지 얼굴 피부병이 생겨 보는 분들께 혐오감을 주며 마음고생도 참 많았습니다.

잠을 자고 일어나 학교에 가면 오전까지는 그런대로 견딜 만했습니다. 서 있는 시간이 많은 교직 생활로 오후 서너 시 정도가 되면 통증이 시작되고, 학생들 앞에서 내색도 못하고 수업을 하며 몇 달을 견뎠습니다.

헬스 기구 중에 하나인 거꾸로 매달리는 기계에 많이도 매달렸습니다. 일명 '꺼꾸리'라고 하는 것인데 거꾸로 매달리는 동안엔 통증이 완화되었지요. 하지만 이 또한 일시적인 효과였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팠습니다.

한 달 전부터 다닌 신경외과에서 전기치료와 견인 치료 등을 병행하면서 통증이 완화되었습니다. 그토록 아파서 고생하다가 회복된 분들처럼 제게도 그런 행운이 찾아오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6일부터 저리던 왼쪽 다리가 굳어버리는 느낌이었고 걷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이때부터 누우면 좋아졌던 통증은 누워서도 나타났습니다. 그렇게 닷새를 버티다가 결국 걷지도 못할 만큼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다니던 신경외과에서 약 3개월 만에 다시 MRI를 찍어보니 디스크 수액이 터진 데다 이전보다 훨씬 심하게 신경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디스크가 워낙 많이 삐져나와 심하게 아팠을 거라며 곧바로 입원 명령을 받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수술 결과 그토록 아팠던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이제 얼마나 관리를 잘 하느냐에 따라 수술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요.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하신 분들이 많아 한없이 부럽긴 하지만 한번 삐져나온 디스크가 복원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걷지 못할 정도도 심한 통증에 불가피하게 수술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무쪼록 허리 디스크로 고통 받는 여러분들이 자연 치유법으로 회복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조언 주신 누리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등록 회원, 익명 독자 의견, 이메일 의견 등 다양한 경험으로 조언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혹시 디스크 환자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의견의 핵심 내용을 요약합니다.

* 경험자님 - 걷기, 철봉 매달리기, 자전거타기, 수영, 식탐 버리기, 꾸준한 근력 운동, 스트레스 해소
* 저믄나무님 - 허리 보조기구 이용, 물구나무서서 발목 고정후 허리 늘이기, 걷기, 수영, 등산, 디스크 관련 서적 탐독
* 평등세상님 - 지속적인 걷기
* 엠티홍님 - 스트레칭, 걷기, 수영, 등산, 요가, 철저한 자기 관리
* 디스크치료님 - 거꾸리, 수영, 침 치료
* 블루스맨님 - 전문의 의견 경청
* 진주님 - 대소변 이외 무조건 한 달가량 요양할 것.
* kbshim님 - 걷기, 재활치료와 운동 꾸준히
* 이수림님 - 기능성 의자로 교체
* 푸른못님 - 디스크 관련 서적 탐독, 복대 착용, 허리 근력 강화를 위한 끊임없는 운동,
* 디스크 짜증나님 - 추나요법 한의원 치료, 거꾸리, 철봉, 견인, 걷기, 등산, 허리 근력 운동, 그래도 안 되면 전문의 5명과 상의하여 4명이 수술을 권하면 수술이 능사임.
* 임진영님 - 침 치료, 스트레칭, 헬스
* 진저리님 - 딱딱한 곳에서 잠자기, 단식, 생식 등으로 체중 감량

아울러 수영, 걷기, 전문가 의견 존중, 사이버 카페 소개, 뱀술 먹기, 음식조절 및 고단백 섭취, 대나무 허리띠, 스트레칭 요법, 가벼운 등산, 바른 자세로 허리 근육 강화, 골격 교정, 요가 등의 요법을 정성스럽게 일러주신 익명 독자 의견에도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이메일을 통해 조언해주신 송00님, 새내기 의사 강00님, 정00님, 그리고 시민기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 박병춘

2005/05/20 오후 1:39
ⓒ 2005 Ohmynews

 

‘허리 디스크’, 치료의 정답은 무엇입니까?
각양각색 치료법에 갈피 잡기가 어렵습니다.
  박병춘(hayam) 기자
두어 달 전입니다. 왼쪽 허리에 약간의 통증이 있어 며칠 동안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물리 치료를 받았습니다. 신기하게도 통증이 사라지고 별 탈 없이 지냈는데, 한 달 전부터는 왼쪽 다리가 저리는 증세에 허리 통증이 동반됐습니다.

즉시 한의원에 가서 진맥을 받으니 디스크 증세가 있다는 판정을 얻고 침술과 전기 치료, 찜질, 부항치료를 받았습니다. 한의원 치료를 받은 지 일주일 정도 지나면서 일시적인 효과는 있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참을 수 없는 통증에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결국 한방 치료를 잠정 중단하고 지인의 권유에 따라 허리 디스크 치료에 조예가 깊다는 재활의학과를 찾아 1주일 정도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다리가 저리는 증세나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허리 디스크 전문 병원을 찾았습니다. 흔한 X-Ray를 찍었지만 담당의사는 보다 정밀한 진단을 위해 MRI라고 하는 사진 촬영을 권했습니다. 의료 보험 혜택이 없어 가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 번 촬영에 40만원, 허리 아파 고통 받는 서민들에게 마음까지 아프게 하는 비용입니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지난 2월 17일, MRI를 찍기 위해 작은 터널처럼 생긴 기계 속에 20분 정도 누워 있었습니다. 굉음을 차단하기 위해 귀를 막았음에도 규칙, 불규칙하게 들리는 기계음은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마치 뼈 속으로 기계음이 침투하여 사진을 만들어내는 것 같았습니다.

▲ 원 안에 돌출된 디스크가 문제입니다.
ⓒ2005 박병춘

▲ 저 원 안 부위만 균형을 읽고 돌출되어 있습니다. 병원에 요구하면 MRI 촬영 사진을 CD로 구워 줍니다. 비용은 1만 원입니다.
ⓒ2005 박병춘
촬영을 마치고 판독 결과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5번 척추에서 디스크가 심상치 않게 삐져나와 있었습니다. 저 빨간 원 안에서 보듯 삐져나온 디스크 때문에 신경을 자극하여 다리가 저리고 통증이 심각했던 것입니다. 담당 의사는 우선 1주일에 1회씩 3주 정도 신경치료를 받아보고 진전이 안 될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날 곧바로 신경치료실에 들어갔습니다. 큰 주사기로 아픈 부위를 찌른 후 약물을 투입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이었습니다. 치료를 마치고 두 다리가 마비된 것 같은 느낌에 1시간 정도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이후 서너 시간 정도는 두 다리에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저렸습니다.

이런 치료를 세 번 받고 안 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니 내심 겁도 났습니다. 인체의 가장 중심부 허리에 이상이 오면서 마음까지 위축되었습니다. ‘병이 나면 알려라!’, 저는 동네방네 지인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자문을 구했습니다.

돌아보면 10년 전보다 10킬로그램 정도 체중이 불은 데다 최근 몇 년 동안 평소 앉는 자세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의자에서 불량한 자세로 각종 작업을 하고, 평평하지 않은 소파에서 잠을 자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러니 허리에 이상이 온 것은 당연한 결과겠지요. 바른 자세가 좋은 허리를 만든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허리에 칼은 대지 말라?”

수십 명 지인들께 자문 결과 ‘무슨 일이 있어도 허리 수술은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이어디에 가보면 효험이 있을 거라며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한의원, 뼈를 잘 맞춘다는 사람, 기 치료 전문가 등을 일러주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리가 아팠던 분들 중에 주저앉아 버릴 정도로 통증이 있었지만 수술을 하지 않고도 나았다는 것. 그리고 수술을 받았지만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결국 허리에 이상이 생겼을 때 수술을 받았다가는 후회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경험 있는 분들께 자문을 구했을 때나, 간접 경험으로 제게 조언을 해주신 분들이나 공통 결론은 ‘절대로 허리에 칼을 대지 말라’는 당부였습니다.

참으로 모를 일입니다. 두세 시간 일어서 있거나, 앉아 있기만 하면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다리를 조금 높게 하고 반듯하게 누워 있으면 통증이 가라앉습니다. 바로 이러한 상황 때문에 수술을 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디스크가 스스로 삐져나왔다면 스스로 기어들어갈 수도 있으리라는 확신 말입니다.

저는 현재 만에 하나 있을 지도 모를 허리 수술이 두려워 의사 선생님의 지시를 무시하고 두 차례 남은 신경치료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저의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한의원에서 한방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침술, 전기치료, 부항치료를 반복하며 집에서는 약간의 스트레칭도 겸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활 물리치료도 병행할 생각입니다.

그 자리에 주저앉을 만큼 걷지도 못하고 고통스러웠던 환자가 수술하지 않고도 잘 나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행여 저도 그런 사람 중에 한 사람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치료가 될 것이라고 믿으면서도 두렵습니다. 통증이 시작될 때면 어느 병원에라도 후딱 달려가 수술을 받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허리 수술은 하지 말라’는 직간접 경험자들의 조언을 생각합니다.

MRI라고 하는 정밀 진단을 통해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은 제가 마땅히 의사 선생님의 권고나 지시에 따라 치료를 해야 하건만, 어떻게든 침술이나 재활 물리치료 등을 통해 수술을 면하고 예전의 허리를 되찾고 싶습니다.

허리 디스크! 치료의 정답은 무엇입니까?

2005/02/27 오전 10:09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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