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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나서니 급식이 바뀌더라

박종국교육이야기/함께하는교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8. 2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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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나서니 급식이 바뀌더라
부산 대진정보고-진주 대아중·고가 급식만족도 높인 비법
텍스트만보기   윤성효(cjnews) 기자   
▲ 학교 급식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생회 활동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진주 대아중.고교 급식소 모습.
ⓒ2005 경남도민일보
부실급식 논란이 제기된 학교에서 학생회가 업체 선정 및 감시에 참여한 뒤 급식 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학교에서 급식 위탁업체 선정은 교사와 학부모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 또는 학교장이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대진정보통신고 학생회는 직접 실사팀을 꾸려 급식업체를 선정했고, 진주 대아중·고교는 학생들이 학교 당국이나 업체와 함께 연석회의에 참여했다.

이들 학교는 지난해까지 급식과 관련해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왔지만 학생회 참여 이후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진정보고] 만족도 2배 오른 비밀

지난 12월 급식업체 모집공고를 낸 김길용 대진정보통신고 교장은 이례적으로 업체 선택권을 학생들에게 주기로 결정했다. 이전까지는 학교운영위에서 투표를 통해 2개 업체를 선정하면 교장이 최종 1개 업체를 선정해 왔다.

학생회는 조당 3명씩 3개조를 구성된 실사팀을 꾸렸다. 실사팀은 '음식 질' 등 5개 항목에 걸쳐 배점표를 만든 뒤, 입찰제안서를 낸 7개 업체가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다른 학교 7곳을 두 차례 점검하고 업체도 직접 방문하면서 제안서를 검토했다.

한 달 가량 실사를 벌인 뒤, 학생회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했고 학교운영위원회는 학생회의 평가대로 상위 2개업체를 선정했다. 최종 선택권을 갖고 있던 교장 역시 학생회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P통상을 최종 업체로 선택했다.

그 뒤 이 학교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는 반년 사이 2배 가량 향상됐다. 김 교장은 "학생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2학기 급식 만족도는 40%대에 그쳤는데 올해 1학기에는 호의적 평가가 80%대였다"면서 "학생들 입장에 맞춰주니까 많이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아중·고교] 학생·학교·업체 연석회의로 급식 개선

진주 대아중·고교는 학생 대표와 학교 당국, 위탁업체 3자가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열어 급식문제를 해결해오고 있다.

학생들은 올해 1학기에 처음 열린 연석회의에 참석, 많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급식에 이물질이 나오거나 반찬이 부실할 경우 폰전화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놓았다가 연석회의 때 증거자료로 제출하기도 한다.

지난 1학기에 열린 연석회의에서는 급식의 질과 양이 부실하고 위생상태가 불결하다는 지적도 나왔고, 급식소 관계자의 불친절도 지적됐다. 업체 측에서는 급식의 양과 질을 개선하겠다고 학생들에게 약속했으며 위생상태 해결을 위해 방충망 등 각종 시설 교체와 직원 친절교육 등을 실시했다.

김동명 대아고 교장은 "연석회의를 한다는 결정이 있고 난 뒤부터 학교와 업체에서 급식에 더 신경을 쓰게 되었고, 연석회의에서도 많은 지적들이 나와 급식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면서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이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손톱, 벌레, 담배꽁초... 이걸 먹으라고?

부산 D고교 학교급식에서는 머리카락과 손톱, 벌레, 쇳조각 철수세미, 담배꽁초 등 온갖 이물질이 나왔다. 결국 학부모와 학생들이 위탁업체 선정에 반발해 집단시위까지 벌였다.

지난 23일 기존업체와의 계약에 반대하는 이 학교 재학생과 학부모 120여명은 '밥에서 쇳조각, 벌레 웬말이냐'라고 쓴 피켓을 들고 이 학교 본관 앞에서 3시간 동안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날 학교 측은 급식업체와 위탁계약을 맺을 예정이었지만, 결국 2시간 가량 학교운영위원회를 연 결과 기존 업체를 계약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전부터 이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급식 게시판에는 급식에 대한 불만의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학생들은 "밥통에서 벌레와 스테플러 철침이 나오고, 볶음밥에서 구슬만한 소금이 나왔으며, 맛이 없고 싸구려처럼 보인다"는 글을 올렸다.

경남 진주 J여고에서도 지난 6월 반찬에서 벌레가 나와 한바탕 소동을 벌인 적이 있다.

저녁 급식을 먹던 중 닭고기 야채볶음에서 벌레가 나오자 학생들은 영양사를 불러 급식 상태를 직접 확인하도록 했으며, 사진자료를 학교에 제출하기도 했다.

J여고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에도 "급식을 그냥 통째로 버렸다"거나 "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는 불만의 글이 올라와있다.
2005-08-25 17:45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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