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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지침' 논술중심 입시교육 부추겨

박종국교육이야기/함께하는교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9. 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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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지침', 논술중심 입시교육 부추겨
[주장] 대학별 논술고사 정당성과 학생 서열화 기능만 인정
텍스트만보기   이병호(mlponty) 기자   
지난 30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별 논술고사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서울대 2008학년도 정시모집의 통합교과형 논술이 사실상 본고사라는 논란 이후 교육부가 내놓은 자구책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3불원칙의 기조에 충실하며, 외국어 제시문 사용을 금지하는 등 가급적 정상적 학교교육의 현실을 반영하였으며, 특히 적성·인성 검사 및 구술·면접 등에 대해서도 점수에 의한 서열화를 방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곧 교육부 산하에 논술심의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며, 올 수시2차 전형부터 사후 심의하여 본고사로 판명될 경우 해당 대학에 제재 조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수능 중심에서 논술 중심의 대학입시로 전환

이 같은 논술 가이드라인 제시는 3불원칙의 기조를 유지하기는 하였으나, 논술 자체의 입시수단화를 용인한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즉 교육부는 이번 논술 기준 제시를 통해 대학별 논술고사의 정당성과 학생서열화의 기능을 인정한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특히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의 본고사 논란의 핵심인 서울대의 논술반영 요구를 학교 교육에 반영한 결과로서 2008학년도 입시부터 수능 중심의 대학입시 경쟁에서 논술 중심의 대학입시 경쟁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셈이다.

본래 논술은 주제에 대한 종합적 이해와 분석, 비판 및 전문적 지식을 기초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체계적·종합적으로 정리하여 글로써 펼쳐 놓는 그야말로 종합적 사고체계의 결과이다. 따라서 논술은 학생의 종합적 사고력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나아가 대학은 논술 평가를 통해 학생의 학문적 소양과 지식을 심화시키기 위한 교육내용과 방법 등을 고민하여야 한다.

그러나 논술의 세부 영역을 세분화하여 점수화하고, 이를 학생 선별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비교육적이다. 그것도 온 나라의 수험생들이 서울대와 연·고대와 같은 명문대를 선망하는 첨예한 대학서열화의 현실에 있는 이 나라에서는 말이다. 교육부와 명문대학들의 허울 좋은 설명과는 달리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이제 입시 논술 점수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논술 사교육 학원을 찾게 될 것이 자명하다.

논술을 위한 학교수업 혁신은 입시종속 가중을 의미

이에 대해 교육부는 얼마 전 '논술교육, 학교수업 혁신으로 충분하다'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의 주장처럼 학교에서 대학입시에 필용한 논술이 충분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이 나라의 대학서열화가 지금처럼 첨예한 상황이 아니라면 옳을 수 있다. 그러나 서울대를 정점으로 하는 첨예한 대학서열화가 엄존하는 이상 학교교육은 이를 수용해서는 안 되며, 수용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학교교육은 대학입시를 위해 존재하는 교육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교육은 서울대가 도입한다는 통합교과형 논술에 대비하기 위한 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단지 논술을 가르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논술은 학교교육의 정상적 과정의 결과이다. 결국 교육부의 주장은 오늘날 학교교육이 서울대와 같은 명문대학의 전형자료를 준비하는 '대학입시의 제물'임을 나서서 주장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더구나 교육부는 작년 2008학년도 대입전형 방향에 대하여 내신중심의 전형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술로 변별력을 가르겠다는 특정대학측의 주장을 학교교육에 반영하고 있는 교육부의 태도는 교육정책 당국의 태도로서 절대 신뢰받을 수 없는 부분이다.

논술을 통한 종합적 사고력은 학교교육의 자율성으로부터

논술이 진정 중요한 것이라면, 그래서 학생들의 종합적 사고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단지 대학입시에 반영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대학서열화에서 대학입시 반영을 위한 논술교육은 그야말로 대학입시의 수단이요 학생서열화의 수단이다. 여기에 논술은 없으며, 학교의 논술교육 또한 학교교육의 입시종속을 가중시킬 뿐이다.

진정 학교교육에서 논술교육을 활성화하고 학생들의 사고력 신장을 위해서 노력한다면, 무엇보다 대학입시로부터 학교교육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길은 우선 대학입시에서 논술이 학생서열화의 기제나 결정적인 점수로 반영되어 본래 취지를 상실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다시금 강조하자면 논술은 학생의 종합적 사고력의 판단 자료로서 대학입학 후의 대학 교육과정의 내실화를 위한 자료의 수준에서 활용되어야 한다.

학교교육의 자율성을 위한 대학서열화의 완화

나아가 논술의 본질적 취지를 살리고 진정 무분별한 대학입시로부터의 학교교육의 자율성을 회복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대학서열화와 완화에 대한 정책대안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도외시한 상태에서의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은 사실상 교육부 스스로 학교교육의 논술중심 입시종속을 선언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논술 평가의 본질 왜곡은 물론, 학교교육의 입시종속을 가중시킬 뿐이다.

대학서열화의 완화를 위해서는 이미 시민단체로부터 국립대통합전형안과 서울대 장회익 교수의 '학부개방화안'에 대하여 제안된 바 있다. 교육부는 학교교육의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대학입시의 수단으로 논술고사를 학교교육에 타율적으로 도입할 것이 아니라, 학교교육의 자율성이라는 실질적 바탕을 토대로 자연스럽게 논술교육의 신장과 수업의 내실화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학교교육은 더 이상 대학입시의 제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교육의 정상화는 결국 학교교육의 자율성의 확보를 의미하며, 학교교육의 자율성은 대학입시와 상관없이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과 소질, 그리고 그들의 미래의 가능성을 활짝 열 수 있는 다양한 수업이 가능할 수 있는 교육과 다르지 않다. 논술교육을 위한 진정한 학교수업의 혁신은 학교교육의 자율성만이 가져올 수 있는 보물인 것이다.
2005-08-31 17:26
ⓒ 2005 OhmyNews
[주장] 반가운 '논술지침'... 과제는?
교육부 논술 가이드라인 발표를 듣고
텍스트만보기   박병춘(hayam) 기자   
8월 30일 교육부가 발표한 논술 가이드라인을 보니 일단 달갑다. 현직 교사로서 본고사 금지를 사수하려는 교육부 방침이 고맙기만 하다. 이번 교육부가 발표한 논술 가이드라인은 미워서 등을 돌렸다가도 산뜻한 말 한 마디에 다시 차 한 잔 나누고 싶은 연인처럼 다가선다.

교육부는 논술고사의 개념을 '제시된 주제에 대해 필자의 의견이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도록 하는 시험'으로 규정지었다. 주어진 지문을 놓고 이해력, 분석력, 비판적 사고력, 사고 내용에 관한 논리적 서술력 등 종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라는 주문이다.

무엇보다도 환영할 만한 것은 논술을 하기 위해 영어 지문을 먼저 해석해야 하는 일은 사라졌다는 점이다. 더불어 수학 및 과학과 관련, 풀이의 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형태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번에 교육부가 제시한 본고사 형태의 문제 유형을 보면 논술의 정체가 어느 정도 정립되어 가는 느낌이다.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무엇일까?', '노동3권을 설명하고 현대적 의의를 서술하시오', '대푯값과 산포도에 대해 논하시오', x에 관한 이차방정식 x2-2ax+2a2-8=0이 적어도 한 개의 양의 실근을 갖도록 하는 실수 a의 범위를 구하라'

'만약 심한 호흡 곤란으로 폐를 통한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억제될 때 인체는 어떤 방법으로 산-염기 평형을 유지할 수 있는지 설명하라', '이산화탄소가 조직으로부터 폐로 운반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라'는 문제는 '본고사'로 규정했다.

그동안 일부 대학 논술고사는 사실상 '본고사'

교육부가 이번에 발표한 논술가이드라인은 지난 6월부터 불거진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안때문이었다. 이른바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를 실시하겠다는 서울대 방침에 논술이냐 본고사냐 논란이 일었고, 사회적 파장은 컸다.

이번에 발표한 논술가이드라인에 따라 돌이켜보면 그 동안 각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시행하면서 현행법으로 금지한 본고사를 실시해 왔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영어 지문을 먼저 해석해야 논술할 수 있는 문제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6월 30일 <오마이뉴스>에 쓴 '통합형 논술은 통합형 돈줄이다'라는 글과 7월 2일 '통합형 논술을 보는 눈'이라는 두 글에서, "'(가)에 나타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사회구성원이 갖추어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나)를 참고하여 논하시오'라는 자료제시형 논술이 있다고 치자. 이 논제에 딸린 (가)와 (나) 자료가 꼭 영어로 된 지문이어야 할까? 혹은 과학, 수학 문제를 먼저 풀고 논술을 해야 할까?"라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다행스럽게도 교육부는 이번 발표를 통해 그러한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 주었다. 논술고사의 개념을 '제시된 주제에 대해 필자의 의견이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도록 하는 시험'으로 규정함으로써 사교육비에 허덕이지 않더라도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하고 논리적, 창의적 사고에 익숙한 학생에게 유리한 시험이 되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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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과 기대

물론 여전히 남는 문제는 있다. 아무리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해도 대학이 '구술 면접'의 이름으로 변형된 본고사를 넘본다든가, 논술고사가 당락을 결정짓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서 공교육의 근간을 흔들어 파행으로 치닫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또한 보편적인 상식조차 잣대를 그어 논술지침 혹은 논술지도목표(guideline)를 만들어야만 대학이 이를 수용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보편적인 상식이라 함은 어느 것이 논술이고 어느 것이 본고사인지 정도는 대학이 알아서 구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을 굳이 교육부가 나서서 구획 정리를 해줘야 할 만큼 대학이 상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참으로 우울한 일이다.

올해 수시 2학기부터 각 대학은 이번에 발표한 논술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영어나 수학, 과학 문제 등을 먼저 풀고 논술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베일에 가린 논술의 본래 얼굴을 깜냥깜냥 찾아가는 셈이다.

아울러 기대한다. 서울대가 다가오는 10월에 그토록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통합형 논술'을 놓고 그 문제 유형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 서울대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통곡할 논술'이 아니라,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거친 학생들이 통합적 사고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출제 유형을 내놓기 바란다.
2005-08-31 14:11
ⓒ 2005 OhmyNews
"통합형 논술은 '통합형 돈줄'이다"
[주장]주요 대학, 통합형 논술 출제 방침을 당장 철회하라
텍스트만보기   박병춘(hayam) 기자   
서울 지역 주요 대학들이 2008학년도 대입시험 때 통합형 논술고사를 치를 것이라고 한다. 현직 교사로서 논술시험이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통합형 논술'이라는 말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번에 '통합형 논술'이라는 말이 등장하기 한 달여 전에는 서울대가 '논술형 본고사'를 치를 것이라고 하여 거센 비난을 받았다. 교육부의 3불정책(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이 그 어떤 정책보다 사회적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본고사 부활을 예고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주요 대학들이 본고사 금지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통합형 논술'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학교 현장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볼 때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기형적이며 변태 논술에 불과하다고 본다. 왜일까?

통합형 논술은 기형, 변태적인 논술이다

나는 국어 선생이다. 내가 학교에서 교육과정에 따라 가르칠 수 있는 교과는 국어, 독서, 문학, 작문 등으로 이들의 하위 영역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국어지식, 문학 영역이다.

'논술'은 학교교육과정에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논술은 궁극적으로 쓰기 영역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국어교사가 담당하고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자기 나름의 주장이나 견해를 내세우고 그 주장의 근거를 논리적으로 제시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는 활동이 논술이다.

그래서 평소 독서를 통해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기른 학생들이 잘 하게 되어 있는 것이 논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통합형 논술의 골자를 보면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독서를 많이 한 학생보다 영어, 수학, 과학 등 교과 영역을 잘 하는 학생에게 절대 유리한 논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말만 통합형이지 실제 본고사 형태를 감추기 위한 기형적이며 변태적인 논술 시험인 것이다. 영문독해 실력, 수학적 식견, 과학적 지식을 동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형태로서 논술이라고 하는 본래적 가치를 전도하는 시험인 것이다.

통합형 논술은 교사의 논술지도를 포기하라는 것

논술은 주로 국어교사가 담당해야 할 영역이다. 이것을 전제한다면 주요 대학들이 내세운 통합형 논술은 더 이상 국어 선생이 가르칠 수 없다. 논술을 가르치는 교사가 꼭 국어 교사는 아니더라도 다른 교과 영역까지 통달하지 않는 한 쓸 수 없는 논술이다.

통합형 논술을 가르치려면 영어 독해는 필수일 것이고 수학, 물리학, 생물학 등 교사로서 감당하기 힘든 전문지식을 습득해야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논술을 가르치는 교사는 해당 논제나 자료를 분석하여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 논술과 교사 논술을 상호 비교하면서 장단점을 토론하고 분석하는 것은 논술 지도의 기본이다.

그렇지만 주요 대학들이 내세우고 있는 통합형 논술은 더 이상 교사가 가르치거나 쓸 수 없는 기형적, 변태적 논술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해 보자. 논술을 지도하는 교사조차 손댈 수 없는 논술이 논술로서 가치가 있는 것인가.

논술쓰기 그 자체만으로도 감당하기 버거운 입시 현실에서 통합형 논술이라는 본고사 은폐용 선발방식을 고집하는 대학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의 교과목을 가르치는 일도 모자란 판에 교과통합형 논술이 등장하여 학교 현장을 혼란에 빠트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결국 '국영수사과는 대입필수'라는 전통적인 등식 속에 학원, 과외 등 사교육 의존도는 심화될 것이 뻔하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통합형 논술은 부익부빈익빈 논술이 될 것이다.

다양한 독서를 통해 논리력, 창의력, 표현력이 뛰어난 학생들보다 '국영수사과' 등 교과 지식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에게 유리한 시험이 되고 만다면 그것은 결코 논술이 아니다.

'통합적 논술'은 온 국민을 '통합적 돈줄'에 허덕이게 하는 기형, 변태 논술이다. 사교육을 통합적으로 얼마나 잘 받느냐에 따라, 돈줄에 따라 논술 실력이 좌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2005-06-30 18:04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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