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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문의 첫 문장을 보라. "오늘 대한민국은 좌경화가 나라의 안방과 심장을 위협하고 있는 위험한 나라"란다. 근거는 청와대와 "KBSㆍMBCㆍSBS 등 공중파 TV"다. 짚고 가자. "KBSㆍMBCㆍSBS 등 공중파 TV"가 지금 좌파의 손에 넘어가 있는가. 반론의 가치조차 없는 주장이다. 핵심으로 곧장 가자. 선언문이 일관되게 비난하는 과녁은 노 정권이다. 시국선언 인사들만 아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국가정체성을 정면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수구신문, 부자신문들도 시국선언을 크게 보도하고 사설로 지지하고 나섰다. 곧 대한민국이 결딴이라도 날 듯 부르댄다. 가장 '압권'은 <조선일보> 류근일 칼럼이다. 류근일은 서슴없이 진단한다. "지금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뒤엎으려는 '혁명 전쟁'이다." 세상에 어떤 좌파가 '비정규직 양산법' 내놓고 노동운동을 매도하는가 과연 그러한가. 노 정권은 지금 '혁명전쟁'을 하고 있는가. 명백한 거짓말이다. 노 정권은 혁명에 나서기는커녕 좌파도 아니다. 어떤 좌파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안을 버젓이 '보호'법안으로 내놓는가. 어떤 좌파가 틈만 나면 노동운동을 매도하는가. 새삼 묻고싶다. 만일 노 정권이, 열린우리당이 좌파라면, 민주노동당은 뭐란 말인가. 그래서다. 나는 시국선언에 나선 1만 인사들이 기본 상식조차 모를 만큼 우매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1만 인사에 대한 모욕 아닌가. 그렇다면 왜일까. 왜 그들은 상식조차 외면한 채 노 정권을 '좌파'로 몰아세우는 걸까. 더구나 '혁명전쟁'이라는 극한용어까지 사용할까. '류근일 칼럼'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 역사를 먹칠하고, 비판 언론을 옥죄고, 법치기능, 검찰기능, 사법기능, 교육계, 수도서울, '1류'집단, 한·미동맹을 뒤흔들고 있다"는 진단을 보라. 기득권 세력의 위기의식이 담겨있다. 류근일은 "그들의 '혁명 전쟁'에 맞서는 측이 해야 할 일도, 그와 맞먹을 수 있는 전투적 투쟁역량"이라며 이를 갖추라고 전투적 용어로 호소한다. 시국선언문에선 속내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노 대통령에게 "친북ㆍ반미 성향의 좌익 인맥을 척결ㆍ추방"하라면서 가장 먼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 "과거사법ㆍ언론법 시행 및 국가보안법ㆍ사학법 입법의 무리한 추진"과 "시장경제를 심각하게 왜곡시키는 '강남'과 '삼성' 때리기"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못박는다. 그렇다. 이른바 'X파일'로 위기에 몰린 모든 기득권 세력의 '궐기'다.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는 정책으로 '불편'을 느낀 '강남인'들의 '혁명전쟁'이다. 친일의 과거가 드러날까 두려운 친일언론이 이들의 '혁명전쟁'에 나팔을 분다.
그래서다. <조선일보>의 주장으로는 "삼류"의 "얼치기 대학교수" 글인데도, 이를 끊임없이 부풀려 결국 '구국운동'까지 나설 만큼 수구세력이 '대한민국 위기'를 불러온 까닭은. 참으로 이보다 더한 희극이 있을까. 희극으로 넘길 만큼 한가한 나라가 아니기에 정색을 하고 묻는다. 노무현 정권이 진정 좌파라고 생각하는가. 간곡히 촉구하는 까닭이다. 주장은 하되, 제발 거짓말은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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