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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649만원 벌어 750만원 지출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10. 2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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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649만원 벌어 750만원 지출"
한 덤프노동자의 적자투성이 삶... 쌓이는 체납독촉장에 한숨 뿐
텍스트만보기   윤성효(cjnews) 기자   
▲ 덤프 노동자 김근주씨가 세무서로부터 받은 독촉장과 덤프트럭 운행일보 등을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윤성효
"요즘 어떠세요"라는 말에, 올해로 5년째 덤프트럭을 몰고 있는 김근주(38·경남 김해)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덤프 운전을 하면 재미 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 어떻게 해서 덤프노동자의 길을 걷게 되었느냐는 물음에 그가 한 대답이다. 그는 2000년 갖고 있던 돈 400만원에다 2000만원을 빚내 15톤 중고차를 샀다가 1년 뒤 팔았는데, 손에 떨어진 건 500만원 뿐이었다.

2001년 한 업체 소속으로 들어가서는 같은 크기의 덤프 새차를 6700만원에 샀다. 인도금 1000만원에 나머지는 할부를 끊고 덤프를 산 그는, 지난해 3800만원에 차를 팔았다.

이때 김씨는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아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몇 달 동안 다른 일거리를 찾아보았지만 허사였고, 다시 덤프인생의 길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신용불량자 신분으로는 덤프트럭을 살 수가 없었다.

그는 친구의 이름을 빌려 1억2000만원대의 24톤 새차를 30개월 할부로 구입한 뒤 김해세무서에 개인사업자등록을 했다. 그는 매달 250만원의 할부금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덤프트럭에 압류조치가 들어온다. 압박이 이만저만 아니다.

김씨가 소속된 경남 김해의 한 폐기물처리업체에는 70여대의 덤프트럭이 있다. 김씨는 이들 운전사 가운데 가장 열심히 일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그의 한 달 수입과 지출을 따져보면 매번 적자다. 지난 8월 차량 운행일지와 지출내역을 보자.

한달 꼬박 운행했지만 나중에 따져보니 적자

김씨는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공사장은 비가 오는 날이면 공치는 날이기 때문에 김씨 역시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쉬지 않고 핸들을 잡았다. 업체에서 받은 '8월 운행일보'를 보니 35줄로 된 A4용지 두 장이 빽빽하고, 도장이 촘촘히 찍혀 있다.

8월 31일 업체로부터 받은 명세서를 보니 한달 수입이 649만원이다. 지출내역을 보니, 기름값(238만원) 차량할부금(250만원) 부가가치세(60만원) 어음할인금(14만원) 통행료 등 기타비용(80만원)을 내고 나니 1만원이 남는다. 그런데 이 달에 들어간 돈은 더 있다. 타이어가 펑크 나면서 수리비로 108만원을 썼던 것이다. 따져보니 100만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했다.

김씨는 "매달 적자다 보니 부가가치세를 먼저 쓸 수 밖에 없다. 집사람에게 그 돈은 쓰지 말라고 말은 하지만, 적자인데 어떻게 하겠는가. 그러니 부가가치세 납부가 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가가치세 체납액만도 900만원 넘어

김씨가 김해세무서로부터 받은 부가가치세 체납내역서를 보니, 지난해 9월부터 총 900만원이 밀려있다. 그는 지난해 9월말까지 331만원, 10월말까지 162만원, 올해 3월말까지 347만원을 내야하는데 내지 못했고, 10월에도 파업 이전(11일)까지 58만원이나 부과되어 있다.

그는 덤프 노동자들이 지난해보다, 전달보다 더 살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기름값만 하더라도 8월에 1리터에 1089원하던 것이 지금은 1200원으로 올랐다고 했다. 그런 반면 운행단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답답해 한다.

그가 받고 있는 운행단가를 보면, 김해 시내는 1만6000원, 김해~진주·사천 구간은 16만원이다. 이 단가는 지난해에 비하면 절반 내지 2/3 가량으로 줄었다는 것. 그는 "건설 경기가 없다보니 일감 자체가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운행하면 할 수록 적자이고, 그렇다고 해서 차를 놀릴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할부금 다 내고 나면 찻값은 형편없이 떨어져

소속 업체가 덤프트럭 운행 소개비로 받아가는 돈도 만만찮다. 가령 원청업체로부터 대금을 어음으로 받는데, 어음할인비용(공급가의 1.5%, 2개월)을 모두 덤프노동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또 골재나 토사를 싣고 나올 때는 24톤이라고 했다가 원청업체에 납품할 때는 23톤으로 하고 있다. 1톤 운행요금은 소속 업체가 가져가는 것이다.

1억2000만원을 주고 산 트럭은 할부금(3년)을 다 내고 나면 찻값은 형편없이 떨어진다. 차를 잘 써야 3년 지나면 3000만원선이라고. 그는 "지난 2월에 산 차를 지금 얼마 정도 하는지 알아봤더니 8500만원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1남2녀를 둔 그는 이런 형편 탓에 아내가 여관 청소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어오고 있다. 그는 "남들은 1억원이 넘는 차를 갖고 있는 사장이라고 말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형편없는 실정이다. 오죽했으면 집사람이 나가서 돈을 벌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덤프 노동자들은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가 소속된 업체의 70여명 덤프트럭 운전자 중에 90% 가량이 국세체납자이며, 신용불량자는 50%라는 것이다. 심지어 다른 덤프 노동자들 중에는 세무서로부터 독촉장을 10장 이상 받은 사람도 있다고 그는 밝혔다.
2005-10-21 13:00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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