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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전철역 근처를 지나는데 사람들이 뭔가를 맛나게 먹으며 가고 있었어요. 호떡이었습니다. 앞을 보니 눈에 익은
호떡가게에 호떡을 먹으려는 사람들이 보였어요. 덩달아 하나 먹고 싶은 생각에 주머니에서 오백 원짜리 동전을 꺼냈습니다.
생활력이 강했던 우리 엄마도 겨울철이 다가오면 호떡 장사를 했습니다. 가장 신난 건 나였죠. 비록 내용물이 삐져나온 좋은 모양이 아닌 것만 먹을 수 있었지만 호떡을 실컷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좋았습니다. 엄마는 드시지 않았어요. 아마 생활이어서 그랬을 겁니다. 아침에 호떡을 만들어 팔려면 저녁부터 준비해야 했습니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커다란 그릇에 담고 보자기를 덮어 아랫목에 놓으면 밤새 막걸리 냄새 같은 것이 났어요. 아침이 되면 족히 두 배 이상은 부풀어 오른 반죽으로 큰 그릇이 넘칠 정도가 됐습니다. 호떡맛을 황설탕 등 속이 좌우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반죽이 중요합니다. 반죽이 잘 돼야 맛난 호떡을 만들 수 있습니다. 쫄깃한 반죽을 원하시면 밀가루에 찹쌀가루를 섞으면 됩니다. 엄마는 황설탕을 비롯해 호떡에 들어갈 재료를 통에 담고 반죽이 들어 있는 그릇과 함께 머리에 이고 나갔습니다. 연탄불을 피워 팬을 달군 다음 반죽이 달라붙지 않게 손에 식용유를 조금 바른 뒤 반죽을 조금 떼어 속에다 황설탕을 넣고 판에 올려 눌러 구워내면 달콤한 꿀호떡이 됐습니다. 엄마의 호떡에는 황설탕과 함께 땅콩도 조금 들어가 씹히는 맛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장사는 잘되지 않았어요. 다른 집에서 식용유 대신 마가린으로 호떡을 구워낸다고 해서 그렇게도 해 봤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엄마가 호떡 장사를 준비하면 먹을 수 있어서 좋아하기만 하는 철없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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