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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 눈에 묻히다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3. 6.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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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cm 폭설... "16시간째 고속도로에 갇혀 있다"
119헬기로 빵과 유유 등 긴급 투입
[현장속보] 대전이 눈에 묻히다... 고속도로 일부구간 전면 통제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심규상(djsim) 기자   
그나마 휴게소가 가까우면 이렇게라고 하지만... 폭설로 경부고속도로가 심각한 정체현상을 빚는 가운데 미처 휴게소에 도착하지 못한 이용객들이 끼니마저 거르게 되자 천안휴게소까지 먼길을 걸어와 가족 등을 위해 간식을 사가고 있다.
ⓒ 연합뉴스 정태진

[3신대체 : 6일 밤 0시10분]

헬기 투입 빵, 우유 공수...."아직 고립된 차량 많다"


충청권의 폭설은 그쳤지만 고속도로와 충남 산간도로는 여전히 불통이다. 특히 고속도로는 새벽부터 고립되면서 차량에 갇힌 사람들이 끼니를 굶고 있다.

상황이 쉽게 호전되지 않자 밤 11시 현재 곳곳에서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우선 119 구조대에서 헬기 2대를 투입해 빵과 유유 등 비상물자를 긴급 투입하고 있다. 또 천안소방서와 청주소방서, 대전소방서 등에서 300여명의 인원이 현장에 급파돼 현장 복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에서도 구호활동을 위해 인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장 상황은 다소 호전되고 있으나 아직도 밤 12시 현재 아직도 눈 속에 고립돼 있는 차량들이 경부고속도로에만 20km가 넘고 있다.

아래 2신에서 "16시간째 경부선 하행선 남이분기점 부근에서 갇혀 있다"고 <오마이뉴스>에 전화로 현장상황을 알려온 안동희씨는 밤 12시경 "나는 11시30분경 도로공사 직원의 도움으로 중앙분리대를 넘어 회차해 서울로 올라오고 있다"면서 "올라오면서 보니 중부선과 경부선이 만나는 남이분기점에서 천안휴계소까지 약 24 km구간을 하행선 차들이 끊임없이 눈에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안씨는 "언론에서는 119구조대원 등이 빵과 우유를 긴급히 공급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나는 그런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차해 서울로 올라오면서 내가 어렵사리 구해서 먹다 남은 김밥과 빵을 다른 갇혀있는 차량 안의 사람들에 줬다"면서 "그들은 모두 '아침부터 굶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씨는 원래 경상남도 양산을 향해 새벽 5시 서울에서 출발했으나 6시부터 충북 청원군 근방의 천안 휴게소와 남이분기점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갇혀 있었다. 안씨는 "마침 내가 갇혀 있는 곳에 도로공사 직원 대여섯 명이 나와 있어 그들에게 부탁해 중앙분리대 일부를 철거한 후 서울로 회차했다"면서 "그곳에 갇혀있던 차량들은 대부분 회차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 산간지역의 경우 모두 4개 구간이 막혀 있다. 해당 구간은 모두 가파른 경사가 있는 고갯길이다. 충남 공주 유구-예산 방향의 차동고개(국도 32호선), 동학사재-논산 계룡시 육군본부 밀목재(1번 도로), 공주 유구-아산 문금리고개(국도 39호선), 논산 연산-벌곡 벌목 고개(4번 도로) 등 4곳이다.

농작물 피해상황은 이시간 현재 집계되지 않고 있다. 정확한 피해상황은 6일 오후가 되어서야 집계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행히 오후 6시 경부터 눈이 그쳐 더 이상의 피해상황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2신 대체 : 5일 밤 10시50분]

"16시간째 고속도로에서 갇혀 굶고 있다"


노 대통령 "정체구간 운행자 불편 해소"

노무현 대통령은 3월 5일 오후 7시 중앙재해대책본부장인 허성관 행자부장관에게 충청지역에 내린 폭설과 관련, 신속한 제설작업과 함께 피해지역주민 지원 및 불편최소화 방안을 최대한 강구하고 일부 고속도로 정체구간을 운행하는 운전자의 불편을 조속히 해소하도록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경부고속도로 정체구간에 장시간 운행으로 유류 부족이나 식사를 못하는 운전자나 승객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정체구간 내 차량 및 운전자·탑승자를 위한 우유·빵 등 음식과 부족 유류 공급 및 추위에 대비하여 모포 등을 지원하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또 비닐하우스 등 농작물피해에 대해서도 신속히 피해조사를 실시, '선 지원 후 정산'하는 등 대책을 강구토록 했다.
충청권의 집중 폭설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고속도로다. 충청권역을 중심으로 경부고속도로 상하행선,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구간에서 적게는 5시간에서 많게는 16시간 이상 차량들이 갇혀 있다.

이 때문에 1만여대의 차량이 5일 새벽 6시부터 밤 10시 현재까지 16시간째 운행을 못하고 도로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새벽 5시 서울에서 출발해 6시부터 충북 청원군 근방의 천안 휴게소와 남이분기점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정차해있다는 안동희씨는 <오마이뉴스>에 전화를 걸어와 "10km정도의 구간에 차량 1만여대가 16시간정도 정차해 있다"면서 "아침부터 속수무책으로 굶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는 또 "일부 차량에 있던 사람들은 연료가 떨어져 기름통을 들고 인근 5km 거리에 위치한 가게에 가서 기름을 사오거나 시동이 꺼진 채 추위에 떨고있다"면서 "인근에 있는 민가 한채에서 밥을 해서 나르는 사람도 있다"고 열악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경찰서 등에서 건빵을 나눠준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하는 데 실제 그런 상황은 전혀 없다"면서 "이곳은 이재민 수용소 같다,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격분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의 경우 충북 옥천-남이 구간(30km)과 충남 천안-목천 구간(6km) 등 36km구간이 막혀 있다. 상행선의 경우 충북 죽암-남이(11km) 구간과 호남고속도로 서대전-회덕구간(20km) 등 31km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충남경찰청과 도로공사 관계자는 "도속도로 양방향으로 갓길마저 50cm 이상 눈이 쌓여 제설차량이 접근하지 못하고 있어 애를 먹고 있다"며 "현재 중앙분리대를 들어내고 양방향으로 차량을 회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긴급한대로 제설차량과 인력을 투입한만큼 조만간 차량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부고속도 일부구간 차단
예고 없어... 고속도로 차량 대혼란

진입 통제된 경부고속도로 5일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가운데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일부구간이 차량출입이 전면통제되고 있어 고속도로를 이용하려던 차량들이 차를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조용학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 충청권 집중폭설로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통행이 5일 오후 2시부터 전면 차단됐다.

경부와 중부고속도로가 폭설로 차단된 것은 개통이후 처음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경부고속도로 상하행선 목천-신탄진IC 구간과 중부고속도로 상하행선 오창IC-남이분기점 구간의 통행을 각각 차단했다고 밝혔다.

도로공사는 차량진입을 막기 위해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천안·청주·목천IC와 상행선 영동·옥천·청원IC, 상하행선 신탄진·대전IC를 통제하고 중부고속도로는 하행선 오창·서청주IC의 진입을 막았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는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논산IC 진입도 통제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경부고속도로의 경우 하행선은 목천IC에서, 상행선은 신탄진IC에서 각각 빠져나가 국도로 우회해야 한다. 중부고속도로는 하행선 오창IC에서 국도로 우회해야 한다.

도로공사는 재설작업을 위해 700여명의 인력과, 페이로더 등 422대의 제설장비를 동원했다. 도로공사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대전과 충청지역에 56㎝가 넘는 많은 눈이 내려 제설작업을 위해 불가피하게 도로를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는 "2개차로 확보를 위해서는 2-3시간정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면 통행재개를 위해서는 5시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고속도로가 차단되면서 차량들이 큰혼란을 겪었다. 차단발표 이전에 고속도로에 진입한 차량들은 도로가 미끄러운데다 우회도로 이용을 위해 차량들이 뒤엉키거나 접촉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고속도로를 이용한 박모씨는 "고속도로는 차들로 가득하고 아무런 조치나 방송도 없어 사람들은 휴게소로 걸어 들어와 먹을거리를 해결하느라 정신없고 꼭 전쟁을 치르는 듯한 분위기"라며 "도로공사에서는 아무런 설명이나 정보도 주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하행선 통행아 완전히 마비되었는데 아무런 해결책도 없다"면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경우는 괜찮지만 어린아이나 노약자와 동행하는 경우 아무런 조치도 못하고 차안에서 그저 불안하게 기다려야만 한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차단과 관련, 사전 예고가 늦어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날 중부지역에 '100년만에 폭설'이 내렸고 이날도 많은 눈이 예상된다는 일기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사전예고 등 충분한 조치가 있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이날 오후 3시40분부터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통행이 재개됐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확인결과 차단구간에 발이 묶인 차량들만 통행이 재개된 것으로 나타나 혼란을 가중시켰다.

눈에 파묻힌 대전 시내 5일 밤 눈은 그쳤지만 49cm라는 기록적인 폭설은 대전시내를 완전히 적막에 휩싸이게 했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1신: 5일 밤 9시52분]

3월 눈 49cm... 대전이 눈에 묻혔다


사상 유례 없는 폭설에 충청권이 고립됐다. 5일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10시간이 넘게 쉬지 않고 퍼부었다.

기자는 5일 오전 9시 인터뷰 약속을 위해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섰지만 1시간을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차들이 엉겨붙어 도로는 이미 주차장이었다.

취재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차를 몰고 나섰지만 고작 100미터를 빠져 나가는데 걸린 시간만 자그마치 1시간. 중구 중촌동에서 두 시간을 허비하고 유성방향으로 빠지기 위해 계룡육교로 들어섰다. 하지만 아연질색. 육교 중간에서부터 멈춰선 차량행렬은 30분을 기다려도 단 한뼘을 움직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취재약속을 모두 미루고 다시 집으로 돌아섰지만 이번에는 이미 파묻혀 버린 어덕말(중구 목동) 고개에서 멈춰선 차량행렬로 꼼짝을 할 수 없었다. 한나절을 오도가도 못하다 내린 결론은 차를 버리고 가는 것 뿐. 가변 차로에 차를 세우고 사무실까지 걸어가니 이미 시간은 오후 2시를 넘어섰다.

다시 문제는 퇴근길에 벌어졌다. 눈은 그쳤지만 택시는 물론 간선도로를 잇는 시내 버스가 대부분 운행을 정지한 것. 오후 7시, 평상시 같으면 퇴근길 답게 북새통을 이뤄야 할 도로는 오히려 고요했다. 대신 길 양 옆으로 걸어서 퇴근하는 사람들의 행렬로 북적 거렸다.

길 옆으로는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곳곳에서 가로수가 부러져 있었다. 주차장은 쌓인 눈에 갇힌 차들이 즐비했다. 대전 중구청은 폭설로 때아닌 비상대피를 해야만 했다. 세정과 사무실이 들어선 조립식 건물(2층)이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기우뚱 내려앉은 것.

폭설에 기우뚱한 임시건물 대전 중구청 세무과 건물이 폭설로 기울어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이날 대전에 내린 눈은 49㎝. 대관령이 갖고 있던 3월 전국 적설 최고기록(47.5㎝)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전날(4일) 서울에 내린 적설량은 18.5㎝다.

이에 따라 대전충남에서 29개 학교가 각각 임시 휴교했으며 대전대, 우송대, 목원대는 전면 휴강했다. 충북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초등학교 31개 등 50개교가 휴교했다. 6일에도 대전과 충남북지역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 2천502곳이 휴교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교 뿐만이 아니다. 이날 각 직장에는 대전 시내권에서도 오후가 되어서야 사무실에 도착한 직원들이 속출했으며, 관공서를 비롯한 대부분의 직장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오류동에서 신탄진으로 출퇴근하는 오모씨(여. 33)씨는 "회사에서 갑작스런 폭설로 오늘에 이어 내일도 출근하지 말라는 연락이 왔다"며 "주변에 알아보니 대부분의 직장이 임시 휴업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곳은 농민들이다. 축사, 비닐하우스 등이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해 내려앉고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농업지역인 충남에서는 농업시설의 피해가 커 비닐하우스 241.8㏊(202억2천700만원), 인삼재배사 109.7㏊(14억9천100만원), 축사 58곳(38억5천만원), 버섯재배사 등 101.5㏊(31억8천600만원)가 무너지거나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도로가 끊겨 정확한 피해규모는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어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오께 충남 보령시 주포면 보령2리 강모(54)씨 양계장에서는 폭설로 무너진 사육장 지붕이 연탄불에 떨어지면서 불이 나 750㎡ 규모의 사육장 2개동이 전소되고 닭 1만5천여마리가 불에 탔다.

이날 오전 6시에는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청주동물원내 물새장(총 면적 6천400여㎡)의 철기둥과 그물망이 무너져내려 1억8천여만원의 피해가 났다. 특히 보은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속리산 정이품송의 가지 3개가 부러졌다.

또 전선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끊어지면서 대전, 충남 1만3천여가구가 정전됐으며 등 비닐하우스 축사등 시설물 피해가 속출했다.

눈에 찢겨진 하우스 충북 옥천군 안내면의 한 포도 비닐하우스 지붕이 폭설에 찢겨 밭고랑에 눈이 수북이 쌓여 있다.
ⓒ 연합뉴스 박병기

길이 끊긴 곳은 도로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오후에는 경부선 목천-신탄진 IC구간과 중부선 오창IC-남이분기점 구간의 상하행선 통행이 전면 차단되고 국도와 지방도로가 곳곳이 불통됐다. 이 때문에 각종 원자재와 제품의 운송이 어려움을 겪어 산업계의 피해도 컸다.

식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겼고 음식재료조차 조달받지 못해 문을 닫은 가게도 속출했다.

중구 선화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 모(여.54)씨는 "충남 서산에서 받아온 음식재료인 해물이 도로가 끊기면서 운송되지 않아 식당문을 닫았다"고 하소연했다.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어 이날 낮12시35분 충남 연기군 조치원역 부근에서 서울행 무궁화호가 폭설로 30분간 운행이 지연되는 등 20여편의 열차가 지연운행됐으며 여객선과 항공기 결항도 속출했다.

한편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대전, 보은 등 중부 지방을 덮친 기록적인 폭설로 276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전 기상청은 밤새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폭설로 인한 사상최대의 교통대란과 재산피해는 6일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4/03/05 오후 9:55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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