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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야생동물들이 우리 주위에서 사라지고 있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인근 산과 들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던 너구리와 살쾡이 그리고, 노루와 멧돼지. 그들은 이제 늙은 외할머니의 이야기 속 혹은, 텔레비전 화면에서나 산다. 무차별한 남획과 앞뒤 가리지 않는 개발지상주의가 그들을 우리 곁에서 내쫓았다. 오는 29일과 30일 밤 11시 방영될 예정인 EBS 다큐멘터리 <공존의 그늘>은 우리에게 묻는다. "왜 인간은 살쾡이, 노루와 함께 살 수 없는가?" 2003년 2월부터 올 3월까지 13개월간을 오대산과 강원도 정선 등 촬영지에서 보낸 EBS 다큐팀은 23일 정오 기자시사회를 열고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와 제작과정 등을 들려줬다. <공존의 그늘> 연출자인 서준 PD는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자라면 누구나 경험하겠지만 이번 촬영 역시 기약 없는 기다림과의 싸움이었다"는 말로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다큐멘터리의 가장 소중한 역할은 사실의 기록이다. 사라져가고 있어 앞으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사실'과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으나 보지 못했던 '사실'을 기록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자부심을 동시에 표했다. 서 PD가 촬영한 화면 속에는 살쾡이와 너구리, 담비의 생태는 물론, 인간이 이들과 설정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관계의 모색이 담겨 있다. 이러한 모색이 <공존의 그늘>의 내용을 담보한다면, 청계천상가를 헤매다니며 구입한 적외선 조명기구는 진일보한 촬영방식을 증명해준다. 두 가지 모두 적은 제작비로 악전고투한 EBS 다큐팀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 29일 방영될 1부 '사라져 가는 이야기'에서는 오대산 아랫자락 한 농장을 배경으로 겨울밤 닭장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어둠 속에서 푸른빛으로 번쩍이는 살쾡이의 눈빛 등을 생생하게 볼 수 있고, 다음 날 시청자들과 만날 2부 '인간의 땅, 야생의 영역'에서는 강원도 정선과 태백의 배추밭에 출몰한 슬픈 눈망울의 노루와 고라니를 만날 수 있다. 탄핵정국이니, 선거부정이니 2003년 봄 한국을 횡행하는 머리 아픈 단어에 지친 시청자들에겐 카메라에 담긴 오대산의 사계가 청량제가 돼줄 듯하다. | ||||||||||||
2004/03/23 오후 5:30 ⓒ 2004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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