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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공중전화의 추억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4. 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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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공중전화의 추억
핸드폰 사용자 급증으로 사라지는 공중전화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박창환(kenoop) 기자   
▲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텅빈 공중전화들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4 경대학보사
뉴욕의 잘 나가는 미디어 에이전트 스투 세퍼드. 어느 날 공중전화 박스에서 통화를 마치고 돌아서는 그의 뒤에서 벨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는 무심코 수화기를 들고, 그 순간 전화선 저편에서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전화를 끊으면 네 목숨도 끊긴다.”

영화 <폰부스>의 시놉시스 중 일부이다. 이 영화는 뉴욕의 어느 거리, 핸드폰 사용자의 급증으로 공중전화 박스의 이용률이 줄어 단 하나만을 남겨둔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비록 영화 내용이지만 우리나라에선 갈수록 공중전화가 줄어들고 있다. 경기대 최정훈(경제·3)군은 “다들 핸드폰을 쓰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공중전화 관련 업계인 케이티 링커스(KT Linkus)의 한 관계자는 “98년 이후 매년 공중 전화 이용률이 23∼25%씩 줄어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중전화를 철거하려해도 사람들이 항의해서 철거할 수도 없다”라며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사람이 여전히 있음을 말해준다.

공중전화의 매력에 대해 경기대 강동선(유럽·1)군은 “돈 찰칵찰칵 떨어지는 소리. 실감나고 재밌다”라고 말한다. 네티즌 ‘Trust Me’는 “-짜로도 쓸 수가 있으며 -요할 때에는 주위에 없고 -국 어디에나 있으며 -장실에는 이상하게도 없는 것”이라고 공중전화에 '4행시'를 읊는다.

“핸드폰이 있어 공중전화 쓸 일 없겠지만 어느 날 공중전화기에 50원이 남아있는 것을 발견하고 전화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전화번호를 꾹꾹 누를 때 그 전화를 받는 사람이 나였음 좋겠습니다.”

공중전화에 대한 이런 사랑 글은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02년 5월 1일부터 통화시간이 늘어난 대신 70원으로 오른 요금 탓으로 ‘50원의 향수’는 바뀌어야 할듯하다.(일반적으로 십원짜리 동전을 잘 들고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금을 100원으로 하던지, 50원으로 내리고 통화시간을 줄이라는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공중전화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공공의 영역이다. 반면 핸드폰은 개인의 일상과 공간으로 상징된다. 이렇듯 대조를 이루는 핸드폰에게 밀려 공중전화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공중전화 박스의 운명을 바라보며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것은 공중전화에 대한 향수 때문인지도 모른다.

경기대 이소라(관광·1)양은 “점점 공중전화가 사라지면서 낭만의 상징으로 변해 가는 것 같다. 시대적 흐름 때문이겠지만 공중전화가 필요할 때도 있으니 다 없어지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대 '경대학보' 800호(2004년 4월 22일자)에도 실렸습니다.

2004/04/22 오후 7:52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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