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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월 마지막 숲으로 떠나는 여행

요리조리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5. 2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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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기 아깝도록 5월 숲이 좋다
<사진>5월 마지막 숲으로 떠나는 여행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김규환(kgh17) 기자   
▲ 5월의 신부같은 금낭화
ⓒ2004 김규환
5월의 신부는 좋겠다. 꽃이 질 만큼 졌으니 좋겠다. 꽃만 보던 신랑이 이제 신부를 쳐다보니 좋겠다. 당신이 최고로 아름답다고 속삭이는 그 소리 얼마나 감미로울까.

5월의 신부는 좋겠다. 화려한 싱글이 갔으니 좋겠다. 언제나 쳐다보기만 했던 처절한 외로움 끝났으니 좋겠다.둘만의 작은 자리에 둥지 틀어 새 희망 꿈꾸는 밤이 얼마나 짧을까.

5월의 신부는 좋겠다. 추웠던 날이 지났으니 좋겠다. 덥지도 춥지도 않아 두 손 잡고 걸으니 정말 좋겠다. 오붓하게 산책길 걷는 하루하루가 꿈만 같고 이 행복이 그대로 멈췄으면….

▲ 숲
ⓒ2004 김규환

▲ 솜털같은 낙엽송
ⓒ2004 김규환

▲ 냇가에 비친 나뭇잎 빛깔
ⓒ2004 김규환
5월의 나도 좋다. 잠시 왔다가는 꽃이 져서 좋다. 꽃만 보던 내가 잎과 숲을 볼 수 있어 좋다. 한 때 꽃만 아름답다던 거짓을 거두고 그늘에 그냥 앉아 있는 즐거움이란.

5월의 마지막이 좋아라. 화려한 꽃 한 송이 보내도 좋아라. 각기 홀로 솜씨 뽐내는 치열함보다 보드라운 잎 그냥 좋아라. 조금 차이만 있을 뿐 나뭇잎 풀잎으로 통하는 은은한 향기와 어울림 까지.

5월의 깊은 골에 빠졌다. 어디선가 떠내려 온 이파리 붙은 잔가지 빠졌다. 그저 나무에 매달려 있다가 내 담긴 발에 걸리려 감히 빠졌다. 정신 못 차리고 허우적일 때 얼럴럴 시린 발에 침놓고 간 새 피라미 살까지 뜯어 먹네

▲ 아직 시린 냇가에 두 발을 담그면
ⓒ2004 김규환

▲ 잘게 부서지는 분수
ⓒ2004 김규환

▲ 이런 숲이어도 좋다
ⓒ2004 김규환
5월의 산과 들이 어절씨구 좋구나. 산들바람 묻어 불어오니 간드러지게 좋구나. 언덕길 오르고 오솔길 돌아 송글송글 땀 훔치고 걷는 사람들 보기 좋구나. 네 맘이라고 더는 가지마라 5월의 숲이여! 네 뜻대로 더디 오거라 멋없는 6월의 후텁지근한 무더위야!

스물둘 여린 5월의 신부만 좋을까. 5월이라서, 신부라서, 파르란 숲이라서 좋을까. 철없는 나라서 좋은 게지. 오! 어쨌거나 저쨌거나 신부는 좋겠다.

5월 숲은 빛을 통과하는 잎을 머금고 아직 노랗다. 5월 숲은 유혹하지 않아서 좋다. 있는 듯 없는 듯한 소나무 꽃이나 피어서 좋다. 5월은 싱그럽다고만 하기엔 멋쩍다. 내가 들어갈 수 있는 틈을 주는 5월은 넉넉해서 더 좋다.

▲ 소나무곷 아직 남아 있지
ⓒ2004 김규환

▲ 전나무 숲. 전나무, 소나무, 낙엽송, 잣나무 숲을 걸으면 머리가 맑아진다.
ⓒ2004 김규환

▲ 호수에 비친 숲의 색깔
ⓒ2004 김규환
가까운 산으로 가볍게 떠나세요.

2004/05/26 오전 9:15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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