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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에 간혹 선행 기사가 나오면 꼭 ‘딴지’를 거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생각해도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은 하는지 반드시 ‘익명’으로 한다. 가령 ‘경제적 여유만 있으면 나도 저 정도는 한다’ ‘집이 좋은 걸 보니 그동안 사기 많이 친 것 같다’ ‘생색내려고 저러는 거 아니냐’ 등 유치한 딴지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같은 유치한 딴지들을 감수하면서도 선행 기사가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묵묵히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기사를 읽다 보면 잊고 살았던 불우한 이웃들을 떠올리게 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자신의 것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 주게 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착한 본성’이 잠에서 깨어나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장애우와 영세아동 도와준 사실, 부인은 까맣게 모르고 있어
박씨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박씨와 알고 지내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결같이 “나도 앞으로 불우한 이웃을 조금이나마 도우면서 살고 싶다. 그동안 내 자신, 내 가족만을 생각하면서 산 것이 미안할 정도다”라는 말을 했다는 것. 박씨의 선행 사실이 알려진 것은 좋은 결과를 낳았지만 처음 박씨는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심지어 선행을 베푼 5년 동안 부인조차 까맣게 모를 정도였다. 도움 받던 장애우가 청와대 게시판에 박씨 선행 사실 알려 박씨의 선행이 알려지게 된 것은 박씨로부터 도움을 받던 지체장애 3급의 김기혁(가명)씨가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남기면서다. 중증장애의 몸으로 가출한 아내 대신 6살과 4살난 아이들의 엄마 역할까지 맡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 김씨는 5년 동안 자신을 도와 주고 있는 박씨의 고마움을 글로나마 보답하고자 한다며 글의 취지를 밝혔다.
기자가 만난 박씨는 첫눈에도 '사람 좋아 보인다'는 느낌을 갖게 할 정도로 따뜻한 인상이었다. “얘기할 게 아무 것도 없다. 더 좋은 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라며 몇 번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지만 냉정하지 못한 그의 성격 덕분에(?)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늦장가를 들어서 결혼한 지 이제 5년 됐습니다. 어렵사리 가진 딸아이는 이제 11개월이구요. 결혼을 하고 나니까 다른 세상에서 사는 것 같더군요. 제 조그마한 관심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도 큰 기쁨이라는 것도 마흔이 넘어서야 알게 됐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 된다는 사실이 기뻐 김씨가 박씨도 모르게 청와대 게시판에 박씨의 연락처와 이름을 남긴 탓에 여기저기서 인터뷰를 하자는 연락이 오는 게 민망하다고. 하지만 박씨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 너도나도 돕겠다고 나서는 걸 보면 내심 흐뭇한 생각이 든다고.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나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분들을 많이 알고 있는 편입니다. 도움을 주고 싶으시다는 분들을 모아 보니 대략 40~50명 정도 되더군요. 어려운 분들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모임을 가질 예정입니다.” 박씨는 원래 어려운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의 사정을 더 잘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의 인심이 더 각박해 보이는 이유도 ‘모르기’ 때문이란다. 불우한 이웃들이 어떻게 사는지 잘 모르는 탓에 도와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미쳐 하지 못한다고. 지인 40~50명과 함께 ‘사랑의 모임’ 가질 예정 "하지만 어려운 분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상처 받게 한다면 그것은 도와 주지 않는 것만 못한 일이죠. 불우한 이웃들과 정을 나눌 때는 얼마를 도와 줬느냐 보다 어떤 마음으로 함께 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터뷰 내내 “누구나 하는 일인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게 부끄럽다”며 예의 사람 좋은 미소를 띄우는 박씨. 박씨처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우리 주위에 많은 까닭에 장애우 김씨의 말처럼 아직은 세상이 살 만한 게 아닌가 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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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6 오후 7:33 ⓒ 2004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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