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한국작가회의/한빛소리원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6. 1. 17:14

본문

728x90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누구나 잡초는 그저 뽑거나 베려듭니다. 아예 갈아엎거나 제초제를 뿌립니다.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잡초를 없앴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잡초는 그렇게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습니다. 어떤 힘에도 뽑히지 않습니다. 잡초의 강인한 생명력은 수많은 시련을 이겨내고 단련한 거친 땅에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잡초는 이내 고개를 내밀고 예전처럼 제 영역을 차지합니다. 


세상은 사람들만 한데 얼려 사는 것 같지만 잡초도 당당하게 어우러져 삽니다. 사는 게 팍팍하다 해도 얼굴 붉히거나 토라질 일이 아닙니다. 잡초는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압니다. 하물며 잡초는 난초를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그게 잡초가 잡초답게 사는 생존전략입니다.


한 철학자가 오랫동안 가르쳐 온 제자들을 떠나보내며 마지막 수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제자들을 데리고 들판으로 나가 빙 둘러 앉았습니다.

철학자는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우리가 앉아 있는 이 들판에 잡초가 가득하다. 어떻게 하면 잡초를 모두 없앨 수 있겠느냐?”

제자들은 학식이 뛰어났지만 한번도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모두 건성으로 대답했습니다.

 “삽으로 땅을 갈아엎으면 됩니다.”

 “불로 태워 버리면 됩니다.”

철학자는 제자들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습니다.

 “이것으로 마지막 수업을 마치겠다. 모두 집으로 돌아가서 자신 말한 대로 마음속의 잡초를 없애 보거라. 만약 잡초를 없애지 못했다면, 일 년 뒤에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나기로 하자.”

일 년 뒤, 제자들은 무성하게 자란 마음속 잡초 때문에 고민하다가 다시 그곳으로 모였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잡초로 가득했던 들판은 곡식이 가득한 밭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스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이런 글귀가 적힌 팻말 하나만 꽂혀 있었습니다.


 “들판의 잡초를 없애는 방법은 딱 한 가지뿐이다. 바로 그 자리에 곡식을 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속에 자라는 잡초는 선한 마음으로 어떤 일을 실천할 때 뽑아낼 수 있다”


논밭의 잡초를 아무리 없애려고 애를 써 봐도 잡초는 결코 죽지 않습니다. 그 어떤 힘에도 잡초는 절대 뽑히거나 물러서지 않습니다. 잡초의 생명력은 그만큼 끈질깁니다. 잡초의 생존전략은 끊임없는 도전에 있습니다. 잡초는 난초의 편안함과 안전함을 절대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경우도 이와 같습니다. 자신에게 운이 없다면 운명이 자신을 받아들일 때까지 끊임없이 도전하며 운명을 자신의 통제 아래 두고야 마는 잡초정신이 삶의 핵심입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잡초형 인간으로 충분합니다. 잡초형 인간은 눈앞의 인기나 유혹에 영합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것을 버리고 무작정 다른 사람을 흉내 내지 않습니다. 잡초의 삶을 알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 남에게 의존하는 마음에서 벗어나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근본이 됩니다. 자신을 지켜줄 사람은 자신밖에 없습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과거에는 평생직장으로, 안전한 곳으로, 선호되던 일이 하루 다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잡초는 그 어떤 환경에서도 변함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시류에 흔들리는 조급함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고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생존비결에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급변해도 변함없는 삶의 진리는 바로 그것에 있습니다.


/ <한빛소리> 2009년 6월호 원고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