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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3시부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과 북 가족이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1년 11개월 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 첫날, 남측 상봉단 97명과 동반가족 30명이 단체상봉을 통해 북측 가족 240여명과 60여년만에 감격적인 만남을 가졌다.
남측 상봉단은 26일 오전 이산가족 상봉행사 장소인 금강산으로 출발, 오후 3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지난해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대연회장에서 단체상봉을 진행했다.
가족들은 꿈에도 그리던 가족들을 만난 것이 믿어지지 않는 듯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고 가족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상봉의 기쁨을 나누었다.
애초 남측 상봉단은 100명이 선정됐으나 3명은 위암과 당뇨병 등 건강 악화로 상봉을 포기했다. 특히 최고령자인 96세 박양실 할머니는 이틀 전 넘어져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상봉을 포기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낳았다. 대신 아들 이대원씨가 참석했다.
박 할머니의 불참으로 최고령 상봉자가 된 95세 정대춘 할아버지는 이날 북한의 막내아들 정완식 씨와 만났다.
상봉단은 단체상봉이 마무리된 후 숙소에서 휴식시간을 갖고 있다. 저년 7시부터는 금강산 호텔에서 북측이 주최하는 환연만찬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 자리는 60여년 만에 다시 만난 가족들과 첫 식사를 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측 최고령 정대춘 할아버지, "한을 풀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26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북측 막내아들 완식(68)씨를 60년 만에 품에 안은 남측 최고령 상봉자 정대춘(95)씨는 눈물을 흘리며 "이제 한을 풀었다"고 말했다.
아버지 정씨는 고향인 황해도 평산과 서울을 오가며 사업하던 중 전쟁을 맞아 북에 있는 두 아들 및 딸과 소식이 끊겼다.
남측 아들 태근(48)씨는 "아버지는 북한에 있는 자식들을 보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했다. 10년 전부터 '정대춘'으로 상봉신청을 했지만 번번이 실패해 이번엔 북한에서 쓰던 이름인 '정운영'으로 신청했는데 상봉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정대춘씨는 막내아들 완식씨를 만난 기쁨과 함께 다른 북측 가족들은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에 낙담했다.
정대춘씨는 지난해부터 신경 이상으로 연방 손을 떤다는 아들 완식씨의 손을 잡으며 "나보다 젊은 애가 이게 무슨 일이냐"고 안쓰러워 했고 "(아버지를 찾으려고)너무 생각했구나"라며 연신 아들의 손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북측 손자 명남씨는 "아버지는 얼마 전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며 처음 본 할아버지를 안심시키려 했다.
"며칠 전에야 아버지 살아계신 걸 알았다"
[금강산=공동취재단] 평안남도 진남포가 고향인 김기성(82)씨는 인민군 징집을 피해 1.4후퇴 당시 북측에 두고 온 아들 정현(63)씨와 순애(61)씨, 며느리 김복순(61)씨와 감격의 상봉을 했다.
헤어질 당시 아들과 딸의 나이는 각각 네 살과 두 살. 김기성씨는 "미안하다. 피난갈 때 못 데려가서 미안하다. 그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고, 같이 늙어가는 아들을 보는 순간 목이 메었다.
초로의 아들은 눈시울이 젖어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는 오래전에 돌아가셨다"고 말하면서 사진을 꺼내 북측 가족들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북에서 받은 훈장 5개도 같이 가져 왔다. 딸 순애씨는 이에 대해 "아버지 없이 자란다고 일을 더 열심히 해서 장군님께서 오빠에게 훈장도 많이 주셨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내가 너를 만나려고 20년 전에 신청했다가 8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번에 왔다. 너도 나를 찾았느냐"고 묻자 아들은 "아버지가 전쟁 통에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라 찾을 생각도 안했다"며 "며칠 전에야 살아 계신지 알게 됐다"고 답했다.
26일 오후 3시부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과 북 가족이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후 3시부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과 북 가족이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후 3시부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과 북 가족이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후 3시부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과 북 가족이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후 3시부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남측 이산가족 97명과 동반가족들이 북측 가족들과 단체상봉을 진행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