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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우는 소리 들리는 나라

박종국교육이야기/좋은훈육부모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0. 6. 1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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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우는 소리 들리는 나라
김영옥 : 전남대 유아교육과 교수 | 이메일 : yokim@jnu.ac.kr
기사 게재일 : 2010.01.12

보신각 종소리와 함께 2010년 새해의 첫아기가 탄생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축하와 덕담의 분위기 속에 60년 만에 오는 백호의 해에 첫아기가 순조롭고 건강하게 태어난 만큼 올해가 다산의 상징이 되는 해였으면 한다는 인터뷰 내용도 눈에 띈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국가적 위기이며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임신 가능한 15~49세 여성이 낳아야하는 평균 아이의 수를 나타내는 인구대체출산율 또는 합계출산율은 2.12명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합계출산율은 계속 하락해 1.16까지 내려왔다. 2018년 65세 이상 노인들이 15세 미만 아이들보다 많아진다는 시점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가지 해법을 내놓았으며 저소득층에 유아학비, 보육료와 육아수당을 지원하고 각종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포함해 ‘아이사랑카드’, ‘아이즐거운카드’와 같은 일종의 바우처식 제도도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감소 폭은 최상위권인데 저출산 대응을 위해 쓰는 재정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OECD국가 평균의 1/7 정도로 아직도 꼴찌 수준이며 재정적 혜택을 계속 늘려나가겠다고 한다.
때로 우리는 저 출산의 원인을 자녀교육비 부담이나 경제력부족에서 찾는다. 그러나 항상 더 많은 혜택과 더 좋은 것, 더 편리한 것을 외치고 있는 우리의 욕구와 만족은 끝이 없다. 정보의 홍수, 귀한 줄 모르는 음식이 있고 제도가 편리해지고 더 많은 지원을 받는다 해서 아이를 잘 낳아 기를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더 어려운 환경과 여건 속에서도 우리 부모들은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가?

자녀를 낳는 일은 하나의 축복이며 한 인격체의 성숙을 지원함으로써 부모도 성숙해 간다. 아기가 웃고, 걸음을 떼고, 뛰고 커가는 과정에서 떨리지만 절절하고 아름다운 성장에 대하여 부모로서 느끼는 신기함과 경이로움, 질풍노도의 청년기를 거치는 과정은 부모의 젊은 시절 초상화이다.
성년이 되어가는 관계의 호흡 역시 삶의 질과 기회의 폭을 넓혀준다는 가치를 마음으로 입고, 아이와 함께하는 삶이 힘들지만 풍요롭고 행복하다는 가치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늘려나가는 일에 좀 더 비중을 두어야한다. 저출산 정책 역시 구성원의 인식 조성을 통한 공론화나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되어야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영이나 수상스키 또는 바다를 건너는 방법이나 기술을 가르치기 전에 “바다를 미치도록 사랑하게 만들라”고 말한다. 바다를 사랑하게 되면 바다에서 사는, 바다를 건너는 기발한 방법들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삶의 방식을 더 잘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 낳는 일에 대한 가치를 느끼고 그러한 정서가 다듬어지면 실질적 혜택이나 정책, 일과 가정을 병행 할 수 있는 패러다임 전환도 보다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과거 ‘무서운 핵폭발, 더 무서운 인구폭발’,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같은 구호로 산아제한 정책에 성공한 나라가 아닌가?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 온 힘을 기울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어린아이 우는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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