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로 해도 좋은 말
박 종 국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이해인, ‘나를 키우는 말’, 모두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읊노라면 평소 우리가 입버릇처럼 해대는 말을 통해서 자신을 밝혀볼 수 있다. 대개 사람들은 어떤 일에 맞닥뜨렸을 때 ‘안 되면 어떻게 하지? 글쎄 아마 어려울 것 같아. 이번에는 아무래도 안 되겠어. 어째 불길한 생각이 들어.’하며 자신을 옥죄고 남까지 비난하는 말을 앞세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번에는 꼭 될 것 같아. 틀림없이 잘 될 거야, 문제없어, 되고 말고’처럼 ‘그렇다’는 긍정적인 잣대를 가지고 ‘된다, 할 수 있다’라고 좋은 말을 거듭하면서 나를 키우는 사람들도 많다.
말 한 마디가 삶의 무늬를 바꾼다.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말 하고, 무턱대고 포기하는 말은 천박하다. 맛국물처럼 말에도 맛이 있다. 감칠맛이 있는가 하면 떨떠름한 말이 있다. 입맛 떨어지는 말도 있다. 경솔한 사람이 하는 말은 들으면 식상하고 피곤하다. 그뿐이랴.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하는 말, 거만하고 교만스러운 말을 하는 사람에게는 선뜻 다가서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게다가 불평불만을 일삼고, 무시로 남을 비판하며, 빈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은 그냥 싫어진다. 하물며 조그만 것 하나도 따지고 남을 헐뜯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차라리 불행이다.
그렇지만 밝은 음색으로 속삭이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듣기 좋은 음악처럼 아름답게 느껴진다. 남을 칭찬하고, 감사하며,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높여서 말한다. 말의 예절은 몸으로 하는 예절보다 윗자리에 있다. 말맛을 아는 사람은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같은 말이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 말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눈을 보고 말하며, 일관성 있고, 재미가 있으며, 솔직하고 진실하게 말한다. 품위가 있는 말, 활기 있고 생동감이 있는 말은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원동력이다. 가슴에서 우러나는 말, 누구에게나 선한 말은 서로를 기분 좋게 한다. 듣기에 좋은 말은 좋은 맛이 우러난다.
그럼에도 생활하면서 종종 어쭙잖은 일로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입가에 하얗게 독버섯을 피워가며 삿대질을 하는 경우가 있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는 사람은 경솔한 사람이다. 내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의견도 옳다고 받아들여야 한다. 말을 독점하지 말고 상대방에게도 기회를 주어야한다. 대화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교류다. 그렇기에 함부로 불쑥 내뱉은 말은 평생을 두고 후회로 남는다. 말에는 메아리의 효과가 있다. 자신이 한 말이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말이 씨가 된다.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한다. 체로 그르듯 말을 곱게 해도 불량률은 생기게 마련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듯 좋아하는 말도 다르다. 때와 장소, 대상과 시간에 맞는 말이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말은 가려서 써야한다. ‘고마워요.’, 이 짧은 말에서 ‘사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고, ‘힘내세요.’, 이 짧은 말에서 ‘용기’가 되살아날 때가 있다. 또한 ‘축하해요.’라는 이 짧은 말에서 ‘행복’이 넘치는 때가 있으며, ‘용서하세요.’, 이 짧은 말에서 ‘인간의 약한 모습’을 볼 때가 있다. 그리고 ‘안녕.’이란 이 짧은 말을 통해서 ‘일생 동안의 이별’이 될 때도 있다. 긴말보다 짧은 말에서 일생의 순간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러니 같은 말이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한다. 말에도 온도가 있다. 때문에 썰렁한 말보다 화끈한 말, 생동감 있는 말, 감칠맛 나는 말을 써야한다. 그러한 말은 모두의 삶을 부추기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면서 무엇보다 우리가 막무가내로 해도 좋은 말은, ˝아름다워요˝라는 말이다. 누구든 그 말을 들을 때면 정말 따사롭고 환해지며 활기를 얻는다. 상대방에게 좋은 말, 따뜻한 말은 삶에 긍정의 힘을 주는 불소시게와 같다. 또한 살면서 우리가 해야 할 말은 ˝사랑해요˝라는 말이다. 그 말을 들을 때 정말 사랑이 깊어지고, 애써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송골송골 피어오른다. 하루하루를 아름답고 좋은 말을 속삭여 보라. 그러면 당신도 아름답게 느껴지고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그게 ‘나를 키우는 말’이다.
/천안지역 장애인종합정보지 <한빛소리> 제 170호, 2010년 8월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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