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에 집중하는 아이들
난폭한 장맛비 그치자 다시 운동장은 아이들 차지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밤새 내린 소나기로 운동장에 물 웅덩이가 생겨 맘껏 뛰놀지는 못하는 처지, 계속된 장마로 운동장은 질척질척합니다. 그러니 아이들 하고픈 공놀이는 못해도 도란도란 물 웅덩이에 모여 성쌓기를 하고 놉니다.
1학년 아이들입니다. 햇볕이 짱짱 내리쬐는 데도 전혀 알랑곳하지 않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덥고 추운 것을 크게 느끼지 못하나봅니다. 장마가 그치자 고학년 아이들은 얼굴이 탈까 봐 기겁을 하고 운동장에 나다니는 아이들이 드뭅니다. 한다데 이쯤이면 널따란 운동장은 저학년 아이들 차집니다.
야외학습장에서 수업을 하면서 그 모습을 지켜보니 여간 재미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시작 종이 울렸는데도 누구 하나 자리를 뜨는 아이들이 없습니다. 놀이에 온통 신경을 빼앗겨 버린 까닭입니다. 놀이에 몰입하는 아이들, 그 어떤 활동보다 진지합니다.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유년의 한때를 보는 듯 즐거웠습니다.
어느덧 운동장은 아이들의 고만고만한 손놀림에 의해 커다란 물 웅덩이가 만들어졌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불러 세워 교실에 들려보내고 싶었지만 그냥 두었습니다. 제지하는 게 아이들의 신명나는 놀이를 깨트리는 것 같아서요. 가만히 지켜만 보았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노는 아이들 신명이 다했는지 하나둘 자리를 뜹니다. 가만히 두어도 저절로 그만 두게 되는 게 아이들 놀이문화입니다. 아이들이 한 곳에 몰입해서 놀 때는 당장에 다그쳐 제지하기보다는 충분히 가다려 주는 게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하여 집중하는 힘을 배우게 됩니다. 놀이도 소중한 공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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