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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너그럽지만 관대하지는 않다

한국작가회의/한빛소리원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1. 8. 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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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의 글밭 2011-233


자연은 너그럽지만 관대하지는 않다


박 종 국


  우리 지구에는 약 3천만 종의 생물들이 살고 있다. 이 많은 생물들은 모두 하나의 독립된 삶을 살지 못한다. 서로 복잡한 관계를 맺으며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어느 것 하나도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법이 없다. 세균은 우리 사람에게는 아주 귀찮은 존재지만 자연에서는 그 존재 가치가 다른 어느 생물 못지않게 크다. 모두가 지구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점에서 다른 어떤 종류의 생물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지구생태계에서는 오직 인간만이 자연에 어깃장을 놓고, 아무렇게나 생채기를 내며, 막된 짓을 하다못해 약탈까지 자행하고 있다. 낯 두꺼운 일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요즘은 큰 강뿐만 아니라 샛강에서도 잉어와 붕어 떼죽음을 심심찮게 본다. 공장 폐수가 무단 방류되고, 가정생활 오·폐수와 축산폐수가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 간 탓이다. 썩은 물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그 결과 전체 생태계를 파괴한다. 이제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지구는 온전한 한 알의 사과가 아니다. 지구 곳곳이 환경오염으로 짓물러터지고 있다.


   지금 우리 주변의 환경오염 실태는 어떠한가? 물, 공기, 땅, 자연 가릴 것 없이 온통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식탁에 올랐던 쌀, 생선, 야채, 고기 등 어느 것 하나도 내다버린 폐수에 닿지 않고 찾아온 게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내 손을 떠난 폐수가 다시 내게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심지어는 그러한 단순한 것조차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다.


   인간이 식량으로 사용하는 것- 쌀 · 보리 · 밀 · 콩 · 옥수수 · 감자 · 고구마-들은 야생 상태로 있는 것인데, 유전 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다수확 품종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개량종들은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원래 자연 상태로 있는 야생종에 비하여 약해진다. 그러므로 지구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언젠가는 개량종들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학자들에 의하여 제기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수년간 계속되는 흉작으로 굶주림에 기약 없이 헤매고 있다. 단지 그들이 게을러서 괴로움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막화가 그 원인이다. 사막화는 물 부족으로 이어져 더 이상 동식물이 살아갈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식량 부족을 가져오고 죽음을 몰고 오는 심각한 자연재해인 것이다. 결국 지구가 사막화라는 중병에 걸리게 된 것은 인간들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 때문이다.


   자연파괴에 대한 경고는 이미 우리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지구온난화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해마다 지구 곳곳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기상 이변과 가뭄, 홍수, 사막이 늘어나고 있다.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으며, 기형 생물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양극 지방에서는 엄청난 빙하가 빠르게 녹아들어 남태평양에 위치한 몇몇 섬나라에서는 자기 나라 땅을 버리고 이웃 나라로 이민을 가야만 하는 불행한 처지에 이르고 있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일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자연의 앙갚음이 시작된 것이다. 자연은 너그럽지만 그지없이 관대하지는 않다. 우리가 자연을 못살게 굴면 굴수록 그 대가는 언젠가 우리 스스로가 치러야 한다. 


   현재 지구상의 생물은 1년에 1만 5천 종씩 사라져 가고 있다. 이 상태가 계속될 경우 앞으로 50년 안에 모든 지구생물의 25%가 사라질 것이라 미루어 짐작하고 있다. 때문에 생태학자들은 마침내 인간 자신의 생존도 위협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가 숨쉬고, 즐겁게 뛰놀며, 편안히 휴식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하면 되살려낼 수 있을까? 거창한 구호만을 외쳐 될 게 아니다. 생활 주변의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조금만 불편을 참아 내면 가능한 일들이 많다. 누군가를 탓하기보다는 내가 먼저 생활환경을 보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모두가 힘을 합쳐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의 온실 가스 배출을 억제하여 기후 온난화를 방지해야 한다. 프레온가스(CFCs)에 의한 오존층 파괴로 자외선이 과다 투과되어 발생되는 각종 피부암의 증가와 면역 기능의 약화를 막아야 한다. 또한 식물의 엽록체 파괴 및 플랑크톤 사멸로 수산 생물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


   자연 파괴와 개발, 유해 물질과 열대우림지역의 벌채 등으로 인한 생물 서식지 파괴도 심각하다. 매년 2만 3천 내지 5만 야생동물들을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뿐만 아니라 유해 화학 물질 및 유해 폐기물의 범람으로 해양오염과 산성비에 대한 대비를 게을리 해서도 안 된다. 더구나 과도한 방목이나 산림 황폐화를 줄여야 하고, 최근의 기후 변화 등 잦은 가뭄으로 사막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식량 생산성과 생물 다양성의 감소 측면에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저 생각 없이 버리는 종이 한 장, 일화용 종이컵 하나가 수백 년을 이어온 산림을 파괴하고, 빈 깡통 하나가 지구를 아프게 한다. 지금도 지구 어디선가 기상 이변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도 올 여름은 전국에 걸쳐 물 폭탄으로 힘겨웠다. 자연을 보호하는 일은 조그만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자잘한 일들 하나하나가 모여서 우리의 환경을 살리고 나아가 지구를 살린다. 결국 그것은 나 스스로를 위한 길이다.


  대야 속의 개구리는 스스로 불을 지피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스스로 대야 밑에 불을 지피면서도 그 물이 뜨거워지는 줄도 안다. 이제 대야 밑에 스스로 불을 지펴 놓고도 그 물이 뜨거워지는 것을 잊은 채 즐거워하는 일은 멈춰야 한다. 더 늦기 전에―. 2011. 08. 22.


/천안지역 장애인종합정보지 <한빛소리> 제 183호, 2011년 9월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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