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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부부되기

한국작가회의/한빛소리원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1. 9. 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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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의 글밭 2011-256

 

참 좋은 부부되기

박 종 국(부곡초등학교 교사, 수필가)

 

  어느 모임에 나갔더니 아내가 바람을 핀다고 괴로워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 아내의 행위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겠지만, 여태까지 단한번이라도 아내를 따뜻이 배려했더라면 그런 행동으로 치닫지 않았을 겁니다. 말마따나 그의 아내는 남편의 허튼 세월동안 눈물로 지새우며 살았다고 합니다. 아내의 빈 자리는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부부는 아주 가까운 존재이고 편한 존재입니다. 그렇지만 함부로 대하거나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부부간에는 부정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부부간에도 마땅히 지켜야 할 예의가 있습니다. 예의를 지키면서 사는 부부는 삿된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부부는 서로 애틋하게 사려주는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인격을 존중하고, 개성을 인정하며, 서로 동등할 수 있어야합니다. 부부간에는 높낮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하물며 자신을 낮추어 다른 식구의 성향에 자신을 맞추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자기의 개성은 살리면서도 부드럽고 상냥하게 가족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태도가 바람직합니다.

 

  무엇보다도 부부간에는 따뜻한 말씨를 가져야합니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변함없는 말씨를 가져야합니다. 세상에 하고많은 사람들 중에 참 좋은 인연으로 만난 부부는 용기 있는 말로 든든한 사랑을 북돋워줄 수 있는 힘을 가져야합니다. 너그러운 남편은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고, 남다른 혜안을 갖고 있어 가족의 기를 살려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슬기로운 아내는 신비로울 만치 아름다운 사랑을 엮어냅니다.

 

  부부는 조그만 일도 같이 만족하고 감사하며 고마워할 일들이 많아야 합니다. 그런 일들을 알뜰하게 챙겨서 항시 서로에 대한 고마운 감정이 묻어나야합니다. 그럴 때 그 가정은 행복한 가정이 됩니다.

 

  부부는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더라도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지 않습니다. 부부는 불행에 익숙해지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됩니다. 불행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좀처럼 헤어나기 힘듭니다.

 

  행복은 스스로 누릴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만 뒤따릅니다. 매사 불평불만을 앞세우는 사람한테 가정의 행복이 그저 주어지지 않습니다. 가정의 행복은 부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일궈가는 꽃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부로 살다보면 얼굴을 붉힐 때가 있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남편을 닦달하고 아내를 힐책할 일이 불거집니다. 자신에 대한 불만이 쌓이게 되면 공연히 상대방을 비난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게 사람 사는 솔직한 표현입니다.

 

  그렇지만 부부간에 자격지심을 가질 까닭이 없습니다. 서로를 성토하는 일만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오직 자기만 대접받고 살려는 사람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얕습니다. 그러니 자연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을 서슴지 않고 되풀이합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마음 아파하는 가족을 헤아려 들지 않습니다. 더욱이 고역스러운 것은 그런 사람일수록 바깥에 나가서는 사람 좋다고 인정받습니다.

 

  부부간에 조그만 약속이나 원칙을 정하면 반드시 지켜야합니다. 스스로에게 충실하고, 서로를 따뜻하게 일깨워줄 수 있는 조언자가 될 수 있어야합니다. 항상 좋은 말만 하고 살 수 없습니다. 그런 삶을 영유하려면 서로 피곤해집니다. 가끔은 얼굴을 찌푸리는 경우가 있어도 잘잘못을 명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준거를 가져야합니다.

 

  부부는 서로를 곱게 받아들여야합니다. 그게 진정한 부부애입니다. 희끗해진 머리칼이나 잔주름이 아름다운 삶의 자취라고 여겨지는 나잇살이라면 이제는 그 동안 살을 맞대고 살아온 서로에게 고맙다고 어깨 다독여 줄 수 있어야합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행복한 인생을 그립니다. 그렇지만 그게 그저 얻어지지는 않습니다. 부단한 자기 성실이 뒤따라야합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니 여고금슬(旅苦琴瑟)이니 비익연리(比翼連理)와 같은 말은 부부 사이가 화락함을 일컫는 말입니다. 부부 사이가 좋아서 마치 거문고나 비파를 타듯이 비익처럼 의좋게 짝을 지어 살고, 연리같이 서로 잇닿아서 결이 서로 통하는 부부의 삶은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그런데도 부부가 서로 믿지 못한다는 것은 불행입니다. 사랑을 기초로 하지 않고 단지 소유로만 일관하며 살았던 까닭입니다. 부부는 서로 의리와 은혜로 친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게 참다운 삶입니다. 참다운 부부란 두 개의 반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체가 되는 것입니다. 아내의 키가 작으면 남편 쪽에서 키를 줄여야 합니다. 2011. 09. 29.


/천안지역 장애인종합정보지 <한빛소리> 제 184호, 2011년 10월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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