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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원들, 시민보기 부끄럽지도 않나

세상사는얘기/명상사색명언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1. 12. 1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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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원들, 시민보기 부끄럽지도 않나  
 
데스크승인 2011.12.16    경남도민일보 | webmaster@idomin.com    
  
창원시의회 파행이 점입가경이다. 청사 위치 결정을 둘러싸고 통합 전 3개 지역별로 의원들의 대립과 반목이 점점 심해지는 와중에 의장은 직권으로 이미 정해졌던 본회의 개시일을 1주간 연기하는 웃지 못할 땜질 처방을 해 버렸다. 연말 본회의는 의정활동 1년을 총정리하는 송년성격도 갖지만 새해예산안을 처리하는 가장 중요한 의사일정으로 짜여 있어 의장이 공식적인 절차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독단으로 공전시키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상임위원장들을 비롯한 의장단과 충분한 협의로 결정했으면 또 모르되 너무 편의하게 생각하다 보니 그 요건의 경중을 살피지 못했다는 비판과 직면하기에 이르렀다.

 

'구더기 무서워 장 담그지 못하나' 하는 속언은 김이수 의장이 취한 이번 본회의 무산 결정에 딱 들어맞는 형용구로 손색이 없다. 세 지역 의원들이 지역세를 형성해 서로 물고 뜯는 정쟁을 벌일 게 너무 뻔해 미리 무대를 봉쇄함으로써 대외적으로는 싸움하는 의회로서의 부끄러움을 차단하고 대내적으로는 누더기 통합의회로서의 살풍경을 막아보겠다는 속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판단에는 오류가 보인다.

 

본회의를 무산시켜야 할 정도의 의회분규라면 잠시 덮는다고 해서 쉽게 사그라지겠는가. 차라리 난장판이 되는 한이 있어도 있는 그대로 난상토론을 벌이고 불미스런 사태가 일어난다면 그마저 전부 시민에게 중계함으로써 의회의 자정력을 시험해보는 것이 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번 시간은 일주일인데 그동안 곪은 상처를 치유할 해법이 나오리란 보장이 없다.

 

옛 창원지역 의원들은 시청사 소재지 결정시기를 내년으로 늦추는데 동의하고 있고 그 때문에 연내 결정을 주장하는 옛 마산지역 의원들과 정면 대립한 것이 의원 갈등의 배경이며 끝내는 의장이 본회의를 연기시키는 일련의 직권적 행위를 유발시킨 것이다. 마산지역 의원들이 청사 조기 결정 결의안을 의안으로 상정하면 창원지역 의원들은 통합을 분리로 되돌리자는 건의안으로 맞설 것이다. 의원들이 지역정서의 포로가 돼 있는 만큼 여유시간을 벌었다 해도 타협과 절충의 공존구도는 그리기 어렵다.

 

단언컨대 오는 20일 열리는 본회의는 파행의 연장선에 불과할 것이다. 그쯤 되면 이제 시민들은 통합시의회의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지 모른다. 겁날 일이 아닌가.
 
출처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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