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의 일상이야기 2012-99
아름다운 노년의 삶
박 종 국(교사, 수필가)
나이가 든다는 것은 현재의 삶에 대한 조급함이나 당혹해 하기보다는 아름다운 주름살을 만들기 위해서 보다 관심을 가져야할 시기다. 스스로 늙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 순간부터 아름다운 노년의 삶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늙어가며 아름다운 주름살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결코 고통이 아니라 축복이다. 세상사는 일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고 지쳐도 결코 그 어떤 세파에도 지워지지 않는 느긋하며, 선한 얼굴 표정을 새겨야 한다. 그것이 내 스스로가 인생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이 들었다고 억울해 할 게 아니다. 쉰 나이면 그런 삶의 태도를 결정해야할 때다.
늙으면 뭐하지? 그냥 무턱대고 생각하면 나이 든다는 게 억울해진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생관이 달라진다. 당연한 얘기다. 중요한 것은 현상적인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것이다. 그저 단조로운 삶은 단지 밥벌레에 지나지 않는다. 멋지게 늙어가기 위해서는 나이 듦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해야 한다. 세월은 살같이 빠르다. 그냥 덧없이 흘러가고, 쇠퇴하고, 사라져야한다면 추운 겨울 낡은 외투를 걸친 것처럼 얼마나 쓸쓸할까. 중년의 나이는 스스로의 얼굴에 인생에 대한 향기와 아름다운 여운을 새겨야 할 때다.
중년의 삶은 인생의 전환기다. 인생에서 남은 30년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챙겨보아야 할 시기다. 세상을 살면서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것이 경제적인 능력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회적 활동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 나이가 들면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그게 젊음과 나이 듦의 차이가 아닐까? 나이가 들면 여행을 떠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데도 더 적은 즐거움을 얻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억울한 일이겠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흔히 일상적인 삶에서 은퇴하는 것으로 노후를 설계한다지만 그것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놓아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나이 들어 일 없이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다.
아름다운 노년의 삶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는, 결코 끈 떨어진 연처럼 세상을 놓아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죽을 때까지 세상일을 꼭 붙들고 산다. 언제나 ‘현역 노인’이어야 한다. 그는, 자신의 전문성으로 죽을 때까지 밝혀 일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눈을 감는 순간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뜻 깊게 쓸 자기 반추가 없는 인생은 하루하루가 무의미한 시간에 불가할 따름이다.
또한 아름다운 노년의 삶은,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이권에 너무 눈이 멀어 이문만을 추구해서도 안 된다. 그런 삶은 구태의연한 욕망이다. 그런 하찮은 삶보다는 자신의 일을 통해서 경제 외적인 의미로 인생의 깊이를 느끼며 살아가는 노년을 추구해야한다. 사랑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보다 열정적이어야 한다.
그저께 어느 모임 자리에서 불쑥 “우리 늙으면 무엇하고 살지?”하는 얘기가 나왔다. 다들 고향으로 돌아가 어울려 사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명답은 스스로 늙었다는 것을 깨달을수록 뭔가 푹 빠질 만한 일을 찾아야한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은퇴 후 30년 동안 할 일이 있어야 한다. 인생의 중턱에 걸친 나이, “이담에 우리 무엇 하지?”하는 고민은 가슴이 먹먹해지는 넋두리다. 그러나 중년의 나이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미래를 꿈꿀 나이다. 2012.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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