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병이다
박 종 국(칼럼니스트)
치매환자에 대해 알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를 돌보는 게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알 것이다. 생리적 일상사를 치다꺼리하다보면 등줄이 휜다. 뒤를 가리지 못하는 노인들을 쫓아다니며 대소변을 처리해주고, 금방 밥을 먹고도 또 밥을 달라며 퍼붓는 욕설까지 받아줘야 한다.
치매 환자는 근래에 했던 일은 방금 하고도 금세 잊어먹는다. 밥을 먹고도 먹은 것을 까먹고 또 밥을 달라고 할 정도까지 된다. 집을 나갔다가 못 찾아와 자식들 애태우게 하고, 본인 또한 집을 못 찾으니 초조하기 짝이 없다. 뿐만 아니다. 피해망상으로 돈이나 반지를 훔쳐갔다며 때리는 매도 맞아야 하고, 망상에 시달려 하염없이 내뱉는 헛소리나 공격적인 말도 함께 들어야 한다. 일상생활을 포기한 채 매일같이 반복되는 이 같은 상황을 감내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인내심과 희생정신으로는 어렵다. 생활도 생활이지만 치매가 심해지면 가족들 간 갈등을 부추기는 거리가 된다.
치매 환자가 식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배고프다고 하며 왜 밥 안주느냐고 보채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는 것은, 치매 환자들의 기억력 중에 최근 기억력이 가장 문제가 생긴 것인데, 그로 인해 자신이 식사한 것을 잊어버려서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된다.
치매가 진행 되면 포만감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손상되어 식사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식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환자의 요구에 응하며 재치 있게 반응하는 것이 좋다. 가능한 소량씩 여러 번에 나누어 주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얼까. 지독한 가난에 쪼들리는 것보다 몹쓸 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보다도 풍을 맞는 것과 치매에 걸리는 것을 더 두려워한다.
어쨌든 노인성 질환 치매를 앓는다는 것은 불행이다. 그럼에도 그 발병을 예방하고 속도를 늦추려면 각별한 주위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최근 국내서 발간된 ‘치매와 가족’의 저자 가네코 미쯔오(金子滿雄)박사는 치매예방과 치료에는 학력보다 감성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보면 조기치매군의 경우 인생을 살아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즐기거나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치매예방을 위해서는 활력 있는 삶을 위한 가정과 사회의 감성교육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이처럼 감성 활성화 교육의 포인트는 가족들 중 누군가가 노인 옆에서 시간 형편에 따라 대화 및 게임 등의 상대가 돼 줘야 한다. 자녀들이 들려주는 즐겁고 상냥한 말 한마디가 노인들에게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비타민의 역할을 하게 된다.
감성교육과 더불어 치매를 예방하는 음식물로는 생선 기름의 EPA와 DHA, 비타민 E와 C, B12 그리고 마늘과 양파 등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PA와 DHA는 오메가-3계 지방산으로 혈전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뇌경색으로 인한 뇌졸중 예방에 좋고 뇌혈관성 치매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비타민 E는 혈전 및 고지혈증을 개선함으로써 뇌졸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비타민 E의 안전한 섭취 방법은 호두나 잣과 같은 견과류, 식물성 기름, 달걀, 두류 등을 섭취하는 게 현명하다.
또 다른 치매예방법으로 카드게임이나 화투 같은 놀이도 좋다. 그렇지만 여러 신체활동을 병행하는 댄스 같은 운동을 뇌 운동으로 권장할 만하다. 계속하다 보면 자연히 머리를 쓸 수밖에 없고, 또 춤추기는 그 운동량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몸가짐과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타인의 눈을 의식하고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은 부지런하게 두뇌활동을 하는 편이므로 아무래도 치매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치매를 비롯한 노인성질환 예방법은 것은 젊게 사는 마음을 갖는 일이다. 그것이 치매예방에 제일 좋은 방법이다. 치매, 중풍, 우울증, 퇴행성관절염 질환자들에게 웃음 요법도 한 방법이다. 사람이 웃을 때 우리의 몸에서 통증을 진정시키는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에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고, 혈압을 낮추며, 혈액순환을 개선에 도움을 줘 면역체계와 소화기관을 안정시킨다. 웃으면 산소공급이 두 배로 증가하여 우리 몸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또한 자신감이 생기고 생활에 활력이 솟구치고 늘 긍정적인 상상을 지속할 수 있다.
치매는 우울증이 따르는 경우가 많아 세상 살아갈 의욕도 없고 세상이 다 나를 버린 것 같은 고립감까지 들고 사는 것 자체를 허무하게 느낀다. 이런 병으로 고생하다 보면 인간의 존엄성 같은 것하고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치매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품위를 유지하고 계속 존중받고 지속적으로 ‘자중심’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자중심은 환자가 품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한 가지 중요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환자가 그 자리에 없기라도 한 것처럼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들에 관해 이야기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들이 이해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자기들이 따돌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어떤 방법으론가 느끼고는 수치심을 갖게 된다. 치매환자들이 가장 안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가 그들을 무시하는 태도다. 치매가 온 것도 서러운데 자녀들까지 박대한다면 그 마음의 고통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치매노인도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다. 때문에 치매는 당연히 사회가 짊어져야할 노인질환이다. 그만큼 고령화 사회를 맞는 지금, 치매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노인치매 뿐만 아니라 초록치매와 중년치매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렇지만 치매를 사회의 문제로 인식하는 외국과는 달리 우리는 치매 노인들이야말로 천덕꾸러기 신세다. 국가와 사회는 그 부담을 가족에게만 전가할 뿐이다.
치매는 과거의 영화를 잃어가는 어찌 보면 가장 슬픈 병이다. 누구나 치매환자가 될 가능성을 백퍼센트 가지고 산다. 치매환자를 홀대할 일이 아니다. 중증이 아닌 치매환자의 경우 적절한 치료와 간호를 받는다면 작은 소일거리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환자가 스스로 계속 몸을 놀리고, 가족과 주위 사람들이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있다면 치매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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