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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속을 거냐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4. 1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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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속을 거냐


박 종 국

 

어제는 늘 갈망하는 고교동기회 모꼬지날이었다. 때걸이 없는 집에 행사 잦다고 하필이면 모임이 여렷 한날이었다. 표몰이, 인기( ?)관리를 생각한다면 집단이 큰 데를 우선하겠지만, 나는 구성원이 가장 적은 부산동기회를 우선했다. 그래도 집단파이가 가장 작은 부산모임을 우선했다. 부산모임은 현실 정치에서 갑론을박으로 피를 튀겨도 서로의 생각가지를 존중하기에 신선하다.

 

일찌기 간디는 '정치란 국민의 아픈 눈물을 거두어 주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정치인은 양심과 도덕적 정의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 겸허한 비판과 질타에 두려워 할 줄 알아야한다. 한데 지금 우리의 정치판은 툭툭 불거진 파문과 의혹으로, 대통령선거로 쑥대밭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선거판에 뛰어든 사람들 하나같이 뒤가 켕기는 일이 한둘 아니다. 한데도 그들의 갑론을박에 따르면 마치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게 나무라는 형국이다. 단정적으로 지금 우리 나라 국민즐은 정치인들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사람이 없다(아니, 보수라면 양잿물도 들이킬 수구꼴통들도 마찬가지일 게다.). 그만큼 정치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다.


자연은 제자리에 지키며 서로 조화를 이루기에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런데 우리들의 삶은 너무 분잡다. 비단 정치인뿐만이 아니라 누구도 제자리를 지키기는커녕 분수 밖의 욕심을 부린다. 그렇기에 단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온통 바쁘고 소란스럽다. 이렇듯 세상이 시끄러운 연유는 무엇때문일까? 사람들의 삶 자체가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한 탓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수록 현재의 삶이 그만큼 행복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다들 사는 게 팍팍하고 재미가 없다는 말을 너무 쉽게 내뱉는다. 너나 탓할 일이 아니지만, 잘못한 선택의 결과가 너무나 잔혹하다. 그 결과, 지금 이 나라는 부패한 관료들이 득실대고, 뻔뻔한 정치집단이 고개를 치켜들고, 정직하지 못한 공무원들이 득세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들은 국민이 피땀 흘려 바친 세금으로 살면서도 그 고마움을 모른다. 한데도 걸핏하면 입에 담기조차 싫은 비리를 저지른다. 그들은 부정부패를 저지르고도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때문에 국민들은 먹고 사는 일에 매달려 정신을 빼앗겨 허우적대느라 행복할 겨를이 없다. 이는 천민자본주의에 편승한 악덕재벌도 한통속이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냉철한 사람, 사랑해야할 의미를 가진 사람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능히 견뎌낸다. 세상이 흙탕구덩이 속이라고 해도 우리가 행복할 조건은 무수히 많다. 모르쇠 정치권만을 탓할 때가 아니다. 정녕 내가 행복해지고 싶다면 우선, 내 몫의 삶을 바르게 챙기고 만족해야 한다. 행복은 나 아닌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자기 마음에서 꽃처럼 피어난다. 행복의 비결은 작은 일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검소하게 살면서 절제에 깃든 행복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또한 일을 완벽하게 끝내려 하지 말고, 말을 끝까지 다하지 말며, 복을 끝까지 누리려고 아득바득 애쓰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간에도 일터를 잃고 실의에 빠져 거리를 헤매는 실업자들이 수백만 명이다. 집을 나와 한뎃잠을 자는 노숙자 또한 적지 않다. 그들이 딛고 선 하루의 무게가 얼마나 버거울까. 실직과 노숙에서 오는 고통을 함께 나누고, 무엇 때문에 사는지, 어떻게 사는 게 사람다운 삶인지를 새롭게 밝히고, 그 어려움을 함께 이겨낼 방법은 없을까?

반딧불이는 어둠 속에서도 환한 빛을 발하듯이 어떤 최악의 상황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삶에는 잠재적인 의미가 살아나야 한다. 무엇보다 따뜻한 인정과 맑은 눈빛이 바로 그것이다. 그게 우리 삶의 가치 척도가 되어야한다. 바라건대 지금부터 두 눈 부릅뜨고, 비리와 의혹의 쑥대밭을 비켜서서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당선만 되면 상전노릇하는 저들에게 언제까지 또 속을 거냐? 

 

|박종국에세이칼럼 2017-19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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