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냉철한 유권자들의 선택은 하나다
박 종 국(에세이칼럼니스트)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꼭 한달 앞뒀다. 눈 씻고 봐도 투표하고 싶은 후보자가 없는데도 막판까지 진흙탕 싸움질이다. 사파오파전 선거판은 온통 상대를 헐뜯고 폄하하는 언사뿐이다. 날마다 숱한 의혹이 불거져서 혼란스럽다. 탄핵정국 이후 세계 이목이 집중할 터인데, 촛불민심을 깡그리 무시하는 정치권, 대한민국 국민인 게 낯부끄럽다. 이런데도 애써 투표를 해야 하나?
그러나 간간히 보여지는 텔레비전 토론은 미약하나마 유권자들에게 각당 후보자들의 정책적 차이점을 드러내고,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소양을 가늠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각 후보자들은 사회경제민주화와 복지, 교육 등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사회정의 실현과 대북정책에서는 상당히 다른 정책적 토대를 가졌다.
이제는 정권교체를 넘어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산층 복원과 국민 행복에 국정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지난 정권의 실정들을 구체적으로 꼬집어가면서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해야 마땅하다. 더 이상 당리당략을 앞세워 정권창출에만 목을 매는 후보자에게 표를 주어서는 안 된다. 오직 당선에만 몰입하는 후보자는 단지 정치모리배일 따름이다.
큰 틀을 짜야한다, 만신창이가 된 나라를 바로 세우려면. 먼저 국민을 깍듯이 섬기려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각론 제시해야 한다. 대선을 채 한달 앞둔 시점에서 보면, 정책방향의 틀과 내용에서 체화된 일관성을 보이는 후보자가 없다. 능수능란한 토론을 벌이기보다 지도자로서 실천하는 지도력이 중요하다. 토론은 쟁점을 까발리기보다 소통과 경청의 리더십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대선에서 가장 두드러진 후보 간의 쟁점은 무엇인가. 급하게 마련한 흔적이 역력한 후보자 간의 공약을 뜯어보면 각론에서 약간의 차이가 나지만, 대체로 대동소이하다. 시도때도 없이 입을 여는 후보자보다 차분한 생각을 가진 조용한 정치가가 필요한 때다.
하지만 생각없이 입을 여는 후보자를 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그건 말실수가 아니라 본색이 드러난 거다. 권력을 갖기 위해 뇌구조가 변해가는 시정잡배들이다. 국민들은 원한다. 대통령이라면 시국의 험난한 풍파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청렴함과 사회적 약자를 먼저 챙기는는 진지함을 갖추어야 한다고.
진정 누가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생각하며, 정점에 섰으면서도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좋은 정치가인가.
대안이 없어 그나마 나은 후보자를 뽑을 게 아니라,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정말로 대한민국을 살맛나는 나라로 만들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선거판 상차림은 다양하다. 마구잡이로 내놓은 정책들이 실현 가능하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그렇지만, 그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려는지, 뜬구름 잡는 듯한 그 실천 강령에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게다가 대선막판에 치달을수록 후보 진영 간의 네거티브와 이전투구가 도를 넘어섰다. 국가 미래를 위한 정책보다 당리당략을 위한 비방전은 정말이지 실망스럽다. 대선 후보들이 힘든 문제에는 침묵하고, 책임 없는 공약과 네거티브를 남발하여 국민들의 실망이 더 크다. 도무지 국민들을 두려워하지 하지 않는다.
이번 대선은 보수와 진보의 세 대결이 뚜렷하다. 그만큼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가늠한다. 후보자들은 헛된 망상을 싹 씻어야 하고, 유권자들은 냉정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꼼꼼히 챙겨보면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는 확연하다. 모든 게 흡족하지 않아도 공약실천 능력과 소양을 보고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 때문에 지역이나 색깔론, 네거티브와 같은 철거머리에 현혹되는 유권자는 정상이 아니다.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직접 뽑은 지가 벌써 30년째다. 근데도 투표율은 갈수록 떨어졌다. 대통령을 직접 뽑아야 한다고 온 국민이 열망했던 그때, 1987년! 기억이 선연하다. 우리가 어떻게 일궈낸 대통령직선제였나? 투표 전에 한번쯤 곰곰이 되새겨봐야 한다.
투표는 청년과 약자들에게 몇 안 되는 무기 중의 하나다. 펜은 칼보다 강하지만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대한민국은 투표하는 유권자가 만든다. ‘누가 되어도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고 하지만, 반드시 투표를 해야 부적절한 후보를 심판하고, 국민의 권리 주장이 가능해진다. 투표는 유권자가 행사하는 가장 큰 권리이자 의무이다. 투표는 최선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최악을 피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누가 뭐래도 유권자가 나라의 주인이다. 투표는 우리나라 미래에 대한 주권자 나름의 결단으로 신성하다. 따라서 성장과 부자 중심의 ‘가난한 민주주의’에서 벗어나려면 투표하는 수밖에 없다. 투표를 목전에 둔 막바지일수록 혼미해지는 선거판에서 보다 냉철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기회에 정치가 변해야 한다. 투표하면 세상이 바뀐다.
이제 냉철한 유권자들의 선택만 남았다.
|박종국단소리쓴소리 2017년 19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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