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운 시작
희붐한 아침, 창밖을 보니 눈 하얗게 쌓였습니다. 그저께부터 부지런히 내려 그 양이 좀 많았습니다. 겨우내 눈이라곤 내리지 않았던 곳에 이처럼 수북하게 눈이 내린다는 건 색다른 일입니다. 춘분에 눈 내리면 한 해 동안 넉넉하게 좋은 일 많을 겁니다.
그렇잖아도 어제는 아이들 조막손으로 눈싸움을 했습니다. 오후에는 진눈깨비로 변해 몇몇 개구쟁이들은 옷가지며 양말이 흠뻑 젖었습니다. 종내 가졌던 우산을 받혀들지도 않고 방방 뛰었습니다. 어머니 눈으로 보면 단박에 감기든다고 서둘러 뜯어말렸을 테지만, 아이들 그쯤은 능히 이겨냅니다.
그래도 고슴도치 헬리콥터 부모는 내 아이가 비 맞고 눈 맞는 게 마음 아립니다. 그래서 하교무렵 우산을 챙겨들고 교문앞에서 종종걸음을 칩니다. 혹시나 내 아이가 눈비를 맞을까. 한데 아이는 그만한 눈비쯤이야 그냥 내달아갑니다. 그게 아이의 건강성입니다.
내 아이 눈비 좀 맞았다고 너무 마음 아리지 마세요. 아이, 그냥 지켜만 보아도 건강하게 잘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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