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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전투라기보다 춤에 가깝다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12. 1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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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전투라기보다 춤에 가깝다

박 종 국

사소한 데 목숨 걸지 말라고 했다. 그렇지만, 늘 하찮데 빠져 마음 졸았던 적이 많았다. 마음을 비우면 저절로 채워지는데. 한데도 자꾸만 하찮은 일에 집착을 보인다. 너른 그릇으로 사는 일이 만만찮다.

사랑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사랑한다며 자기방식으로 길들이려는 고집은 지나친 집착이다. 때문에 세상살이가 즐겁기는커녕 되러 답답해지는 일만 늘어난다. 누구나 다 다른 생각가지로 산다. 오직 자기한테만 잘해주기를 고집은 한 사람의 인생을 옭아매는 굴레다. 단지 자기 혼자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사랑은 올바른 사랑이 아니다. 그런 사랑이라면 차라리 아니함만 못하다. 사랑하려면 자기만의 섬을 만들지 않아야한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은 세상의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면 자신의 모습이 달라진다. 감당하기 힘들만큼 에너지가 생겨나 삶의 의욕이 넘쳐난다.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마음이 넓어진다. 사물을 관조하는 안목이 부드러워진다. 모든 게 감사하고, 베풂이 커지며, 너그러워진다.

세계 백세클럽 가입자가 내놓은 장수의 비결은 그렇게 특이하지 않다. 그들이 제시한 비법은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사랑하고, 욕심을 적게 가지며, 누구나 쉽게 하는 평범한 일이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야한다는 생활이었다.

누구나 무병장수하기를 바란다. 이는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이다. 장수의 비결이 적게 먹고, 욕심을 적게 갖는데 기인한다. 그런데 우리는 쏟아져 나오는 문명이기에 쉽게 붙잡히고, 가공식품에 주저 없이 먹혀든다. 급기야 웰빙(Well-Being)을 테마로 하는 삶의 방식에 매달린다. 날마다 과식도 모자라 포식까지 해야 만족한다.


오래 살겠다는 게 나쁜 생각만은 아니다. 더 나은 물건을 많이 소유자체가 나쁜 일도 아니다. 문제는 더 많은 갖기 위해 탐욕스런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데 항존한다. 그 뿐만 아니라 지위나 명예를 더 높이려고 바동대기에 스스로의 삶을 해악케 한다.

오래 살려면 먼저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한다. 많을수록 좋다는 허황됨을 버려야 한다. 현재, 지금여기에 행복하는 길을 찾아야한다. 서로 애틋함을 나누고, 베풀고, 사는 삶에 감사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은 자신의 문제를 바르게 보고, 쉼 없는 삶의 모순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가능해진다. 장수의 비결은 덜 성급하고, 덜 미워하고, 덜 욕심내며, 덜 망각하는 데 비집고 든다. 남의 거울만 보고 강박관념에 쫓겨 살기보다 느긋하게 자신의 거울을 바라보고, 자신의 인생목표와 상충하지 않도록 여유를 가져야겠다.


인생길이 너무 쉬우면 진정한 성숙을 이룰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 인생은 전투라기보다는 춤에 더 가깝다. 그런 까닭에 사소한 데 목숨을 걸며 요란스러울 일이 아니다. 좋게 생각하고, 덜 욕심을 갖고, 삶과 죽음을 얘기하며, 사랑과 실의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더 사랑하고, 더 겸손하며, 보다 참고 견디는 힘이 생겨난다. 오래 사는 에너지는 자기모순을 다 포용하는 너그러운 삶의 흐름에 모든 삶의 뿌리를 둔다.

이런 점에서 보면 숲속의 철학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과 『자연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은 읽으니 잔잔한 깨우침이 던지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그다지 아득대지 않아도 우리 사는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데-.

|박종국에세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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