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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X파일?...아이고, 날씨 참 덥다"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8. 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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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X파일?... 아이고, 날씨 참 덥다"
31일 '제주포럼' 참석한 김영삼 전 대통령, 'X파일' 질문에 동문서답
텍스트만보기   김덕련·김호중(pedagogy) 기자   
▲ 31일 오전 '제주포럼' 초청 강연을 마친 뒤 강연장을 나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기자들이 'X파일'에 관한 물었으나, 그는 "아이고, 날씨가 참 덥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2005 오마이뉴스 김호중

valign=top YS,"X-파일?...아이고~~!아이고~~!" / 김호중 기자

기자 "재직시 미림팀 보고서 받지 않으셨습니까?"
김영삼 전 대통령 "..."(침묵)

기자 "X파일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김 전 대통령 "아이고, 아이고."

기자 "검찰이 X파일과 관련해 김현철씨를 소환할 방침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심경을 말씀해주십시오."
김 전 대통령 "아이고, 아이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X파일'에 대해 침묵했다.

최근 'X파일'과 관련, 문민정부 당시 미림팀의 보고서가 이원종 정무수석, 김현철씨 등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에게 보고됐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검찰이 이들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이 'X파일' 파문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은 21세기 경영인 클럽(회장 이경식 전 경제부총리)이 주최하는 제주포럼(7.30~8.2, 제주롯데호텔)에 강연자로 참석하기 위해 30일 제주도에 내려와 중문관광단지 안에 있는 롯데호텔에 투숙했다.

31일 아침 일찍 호텔 밖으로 나갔던 김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경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강연장으로 들어서는 김 전 대통령에게 '미림팀'에 대해 묻자 김 전 대통령의 입은 굳게 닫혔고 주변에 있던 측근들이 "그런 건 묻지 말라"며 막고 나섰다.

'X파일'만 나오면 굳게 닫히는 YS의 입... "날씨 참 덥다"

▲ 7월 31일 '제주포럼' 강연장에 모습을 나타낸 김영삼 전 대통령.
ⓒ2005 오마이뉴스 김호중

이어 김 전 대통령은 롯데호텔 6층 크리스탈볼룸에서 150여명의 청중을 앞에 두고 '한국의 장래와 민족의 진로'라는 주제로 20여분간 강연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강연에서 '하나회 등 군부 사조직 숙정, 금융실명제 실시, 12.12 및 5.18 관련 가해자 처벌' 등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치적을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강연에서 군부 사조직 문제와 관련, "내가 하나회를 숙정하지 않았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금융-노동 부문 개혁에 성공하지 못한 게 가장 안타깝다"고 말한 뒤 "금융-노동 부문 개혁은 당시 김대중 총재와 야당 일부의 격렬한 반대로 좌절됐고 그 결과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노동 개혁이 이뤄지고 기아사태만 잘 해결됐으면 경제 위기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자금과 관련해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단 한 푼의 정치자금을 주지도 받지도 않았다"며 "이런 일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20여분간의 강연이 끝난 뒤 주최측은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김 전 대통령은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후 관계자들과 10분간 환담을 나눈 김 전 대통령은 행사장을 떠나기 위해 다시 출입구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김 전 대통령을 기다리던 10여명의 취재진도 함께 이동했다.

김 전 대통령은 출구쪽으로 이동하면서 이날 강연 내용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분명하게 답했다. 그러나 기자들이 X파일과 관련된 질문을 하기 시작하자 "아이고, 아이고"만을 연발할 뿐 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호텔 문을 나선 김 전 대통령은 "아이고, 날씨 참 덥다"라는 말만 남기고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검은색 세단에 타고 떠났다.

한편, 이날 강연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X파일'과 관련해 "국회의원 된 이후 줄곧 야당만 해온 분이 어떻게 도청을 지시했겠느냐"며 "모시고 있는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꾸 언론에서는 당연히 김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쓰지만, 그렇지 않다"며 "그러나 그때 도청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YS가 묵은 '프레지덴셜 스위트' 하루 380만원
제주 롯데호텔에서 두 번째로 비싼 방... 상도동-주최측 "상대방이 돈 냈다"

▲ 제주 롯데호텔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프레지덴셜 스위트'의 내부 모습.
ⓒ롯데호텔 홈페이지

21세기 경영인 클럽이 주최한 제주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머무는 방은 어떤 곳일까?

김 전 대통령은 제주 롯데호텔 11층 '프레지덴셜 스위트'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으로, 이 호텔에서 두 번째로 비싸다. 하룻밤 숙박료만 380만원. 제주 롯데호텔에서 가장 비싼 객실은 하루 숙박료가 480만원이다. 같은 층이라고 하더라도 바다가 보이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훨씬 비싸다.

김 전 대통령의 측근에 따르면, YS는 지난 7월 30일 제주도에 도착해 8월 3일 떠날 예정이다. 4박 5일 동안 이 호텔에 머문다면 김 전 대통령의 개인 숙박료만 1520만원(380만원×4일)에 이른다. 물론 할인되지 않은 정상가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함께 내려온 수행원 및 경호원들의 숙박료까지 합친다면 규모는 더 커진다. 김 전 대통령쪽에 따르면 이번 제주행에 경호원을 제외한 수행원만 5∼6명 정도 동행했다. 현장에서 기자들이 확인한 경호원은 최소 4명 이상이다.

관례상 수행원 및 경호원은 보안 문제 때문에 VIP 숙소 양 옆에 숙박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들 또한 바다가 보이는 객실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롯데호텔에서 바다가 보이는 곳 중 가장 저렴한 객실의 하루 숙박비는 38만원. 그렇다면 바다가 보이는 방에 수행원과 경호원들이 각각 한 방에 머물렀다고 해도, 최소 304만원(38만원×방 2곳×4일)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김 전 대통령 일행이 제주 롯데호텔에 4박5일 동안 머물렀을 경우 숙박료만 1800만원 이상(할인되지 않을 경우)이 소요된 셈이다.

그렇다면 이 거액의 체류비를 어느 쪽에서 지불했을까? 통상적으로는 행사 주최 쪽에서 항공료와 숙박료를 지불하는 게 관례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행사 주최쪽과 김 전 대통령쪽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김 전 대통령쪽 한 관계자는 3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가 무슨 돈이 있겠냐"며 "초청한 쪽에서 비용을 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행사 주최쪽 한 관계자는 "상도동에서 지불했으며 우리가 특별히 해 준 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김덕련 기자
2005-07-31 12:26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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