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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건성건성 학교이름 짓는 방법(작명법)은 무엇일까? 땅이름 학자들은 바로 방위작명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른바 '동서남북', '중앙'과 같이 방위명을 따온 학교명이 가장 '막 되먹은 이름'이라는 얘기다. "이런 방위작명법을 널리 퍼뜨린 장본인은 바로 일제"라고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장은 지적했다. 일제시대 중앙국민(중고)학교, ○○동국민(중고)학교처럼 일본을 떠올리게 하는 '중앙'이나 '동'이란 방위명이 있는 학교는 일본인이 많은 명문학교였다. 반면 '서', '남', '북'과 같은 방위명이 들어간 학교엔 조선인들이 많이 다녔다는 것이다. 이른바 '조센징 핫바리 학교'였다는 소리다. 일제식 방위작명법 줄줄이 발맞춘 학교이름들 그런데 해방 60돌이 지난 오늘날까지 일제의 작명법을 이어받은 학교이름이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제시대 방위작명법에 따라 탄생된 학교이름 말고도 해방 이후 똑같은 작명법으로 이름붙인 학교들이 줄줄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9월 20일 현재 전국에 있는 초등학교 5541개 가운데 7.6%나 되는 421개가 학교이름에 방위명이 들어가 있다. 중고등학교도 사정은 같다. 전체 중학교 2888개 가운데 172개(5.9%), 고등학교 2080개 가운데 77개(3.7%)가 그랬다. 이처럼 무작위로 방위명을 따오다보니 전국에 걸쳐 '중앙초등학교'란 똑같은 이름의 학교가 84개나 되었다. 물론 학교에 따라 앞에 지역 명을 붙이긴 했지만 중앙중학교와 중앙고등학교도 각각 34개, 36개였다.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 '같은 이름 딴 학교'가 전국에 걸쳐 154개에 이르는 셈이다. 전국 1만509개 초중등학교 이름 전체를 분석한 결과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모 연예인의 이름과 같은 '김제동' 초등학교가 생기기도 했다. 전북 김제에는 이 학교 말고도 김제북초등학교와 김제중앙초등학교가 더 있다. 인구 15만 중소형도시인 전북 정읍만 해도 동서남북 초등학교가 모두 있다. 정읍남, 정읍동, 정읍북, 정읍서초등학교가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동서남북 네쌍둥이 초등학교가 있는 곳은 인천부평과 제주도를 비롯해 전남 광양, 전북 익산(옛 지명 이리 포함), 경기 광명 등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 익산지역 초등학교 이름은 눈길을 끌었다. 이 지역 전체 63개 초등학교 가운데 '이리'란 옛 지역명이 들어간 학교는 모두 25개. 이 가운데 방위명을 따온 것으로 보이는 학교가 자그마치 8개나 되었기 때문이다. 이리 동, 서, 남, 북, 중앙 초 등 '다섯 쌍둥이' 학교에 더해 이리동남초, 이리동북초가 있었다. 이에 대해 익산교육청 관계자는 "동남초와 동북초는 기존에 남초등학교와 북초등학교가 있으니 또 다른 방위를 갖다가 붙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학교이름에 대해 지역민들의 항의도 없고 학교이름이 고유명사이고 해서 문제점은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섯 쌍둥이' 개명 성공했다 하지만 이같은 교육당국의 태도와 달리 일제잔재교명변경전국운동본부를 만든 오병선 전남 여수시의회 의원은 "일제잔재인 동서남북 초등학교를 부르기 좋은 아름다운 학교명으로 바꾸도록 하는 일은 기성세대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지역민들이 방위표시가 들어간 학교이름이 일제잔재라는 것을 알기만 하면 학교동문이든 주민이든 너나없이 학교이름을 바꾸려고 나서게 되더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장도 "광복을 맞은 지 60년이 지났는데도 일본인들이 제멋대로 써먹은 방위학교명을 그대로 두거나, 이를 본 따 학교이름을 짓는 일은 겨레의 수치"라면서 "지금부터라도 지역의 역사와 우리말을 잘 살린 학교이름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처럼 학교이름 작명을 놓고 일제잔재 논란과 함께 야동초, 대변초, 대마초 등 무성의하게 이름을 지은 사례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교육상임위)은 오는 22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이에 대해 강력하게 따질 예정이라고 지난 20일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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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도 살리고 교육의 나아갈 길도 비춰주는 학교이름이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자식 지역명을 두 자로 짜 맞추거나 동서남북 방위를 이름에 붙여 일제잔재 논란을 불러일으킨 기존 학교이름 작명법을 뒤바꾼 것이어서 주목된다.
교육부가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교육상임위)에 건넨 자료에 따르면 90년대 중반 이후 이렇게 이름을 바꾼 학교가 15개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대전 유등(柳等)중학교는 대전 버드내중학교로, 같은 지역 원천(元泉)초등학교는 샘머리초등학교로 99년에 각각 이름을 바꿨다. "지역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의 요구에 따라 본래 마을 이름인 '버드내'와 '샘머리'를 학교이름으로 정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특히 전북 전주지역은 99년부터 2002년까지 중고교 이름을 3개나 고쳤는데, 기린여중을 온고을중(99년)으로, 풍남여중을 솔빛중(2000년)으로, 영생여상고를 온고을여고(2002년)로 바꿨다. '온고을'이란 말은 전주의 옛 이름이다. 교육부는 "지역민에게 친근감이 있고 모든 사람이 기억하기 쉽도록 아름다운 우리말로 개명을 추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학교 이름은 매우 중요한 학습환경... 잘 만들자" 이 밖에도 어감이 좋지 않아 놀림의 대상이 된 학교이름도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학익동초는 '학의 배설물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에 따라 연학초(2004년)로 바꿨고 같은 지역 방축고도 내년부터 예일고로 개명할 예정이다. 경기 식사초도 올해부터 은행초로 이름을 바꿨다. 대부분 학부모와 학생 등 지역 주민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교육부 자료엔 나와 있지 않지만, 성남 정자동에 있던 정자고는 98년에 한솔고로 이름을 고쳤고, 경북 구미 고아읍에 있던 고아고는 96년에 현일고로 개명했다. 이들 학교이름에 대해 학생들이 반대운동을 펼친 결과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경기 성남 정자동과 수원 정자동엔 여전히 정자초가 나란히 있으며 구미 고아읍에 있는 고아초도 고등학교의 개명과 달리 그 이름을 그대로 갖고 있다. 아름다운 학습 환경 공동체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인규 아름다운학교만들기운동본부 사무총장(서울 미술고 교감)은 "우리나라 학교명은 꼭 일치되지도 않는 지명과 방위를 따와 천편일률적인 형태를 띠고 있어 문제"라면서 "학교이름은 매우 중요한 학습 환경이고 학교의 이미지와 교육목표를 담고 있는 것인 만큼 교육당국은 학교 공동체가 학교이름을 잘 짓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를 위해 정약용학교나 안창호학교처럼 사람 이름을 학교명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음은 새겨볼만한 학교이름들이다. 2000년 들어 개교한 학교가 많다. 초등학교 인천 새말초, 대전 버드내초, 대전 한밭초, 대전 느리울초, 대전 샘머리초, 경기 한솔초, 경기 늘푸른초, 경기 까치울초, 경기 솔안초, 경기 고리울초, 경기 벌말초, 경기 샘모루초, 경기 슬기초, 경기 솔개초, 경기 갈뫼초, 경기 검바위초, 경기 금모래초, 경기 옥터초, 경기 월곶초, 경기 갈곶초, 경기 나래초, 경기 용머리초, 경기 한뫼초, 경기 새말초, 경기 솔뫼초, 경기 통일초, 강원 봄내초, 강원 한솔초, 충북 새터초, 충북 한솔초, 충북 감물초, 충남 학돌초, 전주 한들초, 전남 한빛초, 경북 서라벌초, 경남 가람초, 경남 샛별초, 제주 한마음초. 중학교 부산 한바다중, 대전 느리울중, 대전 버드내중, 경기 늘푸른중, 경기 갈뫼중, 전주 온고을중, 전주 솔빛중, 전북 하늘중, 전북 한빛중, 경남 한얼중, 경남 샛별중. 고등학교 서울 서라벌고, 서울 한가람고, 대구 달구벌고, 인천 산마을고, 대전 한빛고, 대전 한밭고, 경기 늘푸른고, 경기 한솔고, 경기 두레자연학교, 충남 한마음고, 충남 공동체비전고, 전북 솔내고, 전북 푸른꿈고, 전남 한빛고, 대전 새일고, 충남 한올고, 전북 한별고, 전북 온고을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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