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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사망 은폐지침' 원본은 교장 연수자료

박종국교육이야기/함께하는교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10. 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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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사망은폐지침', 원본은 교장 연수자료
[교육위-경남교육청] 타 지역 유사사례 가능성도
텍스트만보기   윤성효(cjnews) 기자   
▲ 경남도교육청이 2002년 만들어 배포했던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 표지.
ⓒ2005 오마이뉴스
'학교에서 학생이 죽었더라도 후송 중 숨진 걸로 하라'는 내용이 들어있어 '사건은폐 지침'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경남도교육청의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가 한국교원대의 자료를 참고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는 2002년 경남도교육청에서 제작·배포했는데, 이는 1999년 7월 한국교원대 종합교원연수원에서 '교장 자격 연수생' 자료였던 <학교위기관리>라는 책자를 참고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29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경남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확인되었다. 열린우리당의 백원우·유기홍 의원이 이같은 지적을 했고,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도 이를 시인했다.

한국교원대 연수과정에서 자료집이 만들어졌다면 경남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지역의 유사사례 가능성 제기... "한국교원대도 감사해야"

이날 국감에서 유 의원은 "도교육청의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는 <학교위기관리>를 참고로 집필되었는데, 이 책은 1999년 7월 한국교원대 종합교원연수원에서 교장자격연수생 자료집"이라며 "이 사건의 1차적 책임은 어떠한 검증없이 교육현장에 배부한 교육부의 안일한 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 역시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가 <학교위기관리>라는 자료집에 근거해서 작성된 것이라면 자료집을 출간한 한국교원대 등에 대한 감사도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 조흥래 부교육감은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는 <학교위기관리>를 참고로 만들어진 것이 맞다"고 답변했다.

당시 한국교원대는 교장자격연수생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하면서 분임토의를 했는데, 문제가 된 내용은 분임토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며 이를 자료집에 담아 연수 참가자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에는 "사법절차상 복잡한 절차를 피하기 위해 숨진 상태라도 후송 중 숨진 것으로 하고 가급적 병원으로 옮겨서 사망 진단서를 떼어야 하고, 수사기관이나 언론기관이 손쓰기 전 유서나 일기장·편지 등을 찾아 사건 해결에 불리한 내용은 정리해 둔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 책자는 표동종 전 교육감 때 만들어졌으며, 발간 당시 도교육청 부교육감으로 있다가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수석실 교육문화비서관이 된 최수태씨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지난 5월 교육부로 복귀 인사조치되기도 했다.

이 책자의 내용은 지난 4월 <오마이뉴스>에서 첫 보도하면서 알려졌고, 이후 경남도교육청은 부적절한 내용에 대해 사과하고 남아 있던 책자를 전량 폐기처분하도록 했다.

교육부와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6월 책자 발간에 참여했던 교원에 대한 징계를 내렸는데, 책자 발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지도위원 4명은 '경고', 나머지 교원 5명(1명은 퇴임)은 '주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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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졌더라도 후송중 숨진 걸로 하라"
충격적인 학생폭력 사망 대처방안
축소·은폐 지시 내용 담겨... 경남교육청, 2002년 중고교에 배포
텍스트만보기   이계덕/박상규(comune) 기자   
▲ 경남교육청이 2002년 만들어 도내 중고등학교로 배포한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 중 '교내 학생폭력으로 인한 사망사고 대처 방안' 부분.
ⓒ2005 오마이뉴스 박상규

"사법절차상 복잡한 절차를 피하기 위해 숨진 상태라도 후송 중 숨진 것으로 하고 가급적 병원으로 옮겨서 사망 진단서를 떼어야 한다."

"수사기관이나 언론기관이 손쓰기 전 유서, 일기장, 편지 등을 찾아 사건 해결에 불리한 내용은 정리해 둔다."


경남교육청이 장학자료로 만든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에 담겨있는 '교내 학생폭력으로 인한 사망사고 대처 방안' 중 일부이다. 교육청이 앞장서서 일선 학교 내의 학생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고에 대해 축소·은폐를 지시하는 것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청이 앞장서서 축소·은폐 지시 충격

▲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 표지. 왼쪽 위에 '장학자료'라고 찍혀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는 경남교육청이 2002년에 독자적으로 만들어 도내 중고등학교에 1부씩 배부한 것이다.

298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은 학교 폭력의 예방과 실태, 그리고 금연교육 등이 담겨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교내 학생폭력으로 인한 사망사고 대처 방안'(이하 대처방안)은 63페이지부터 113페이지까지 모두 51페이지에 걸쳐 '부록'이라는 이름으로 실려있다.

대처방안에는 학생 폭력으로 교내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 쪽의 예상 반응에서부터 장례절차까지 학교장과 교사가 취해야 할 행동들이 수록돼 있다. 또한 사망사고 대처 방안 '매뉴얼'은 병원관련팀, 학부모 위로팀, 보상해결팀, 기밀유지팀 등으로 나눠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우선 경남교육청은 "피해자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교사로 '피해가족 위로조'를 구성하고 교육청 공보실과의 유대강화와 유기적 협조로 언론을 통제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사건처리조를 구성해 피해자 가족의 친인척 또는 피해자 가족 주변인의 공갈에 대처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이 적시한 각 팀별 '매뉴얼'은 다음과 같다.

병원관련팀 : 사법절차상 복잡한 절차를 피하기 위해서 숨진 상태라도 후송 중 숨진 것으로 하고 가급적 병원으로 빨리 옮겨서 사망 진단서를 떼어야 한다.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는 수입관계도 있어서 강제로 퇴원시키지는 않는다.

학부모 위로팀 : 사건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일이므로 가장 우선적으로 선발해야 한다. 관련 당사자, 친분있는 학부모, 친척으로 구성하여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한다.

보상해결팀 : 기관장과 지역 유지들을 포함해서 경험이 많은 교사들로 팀을 구성한다. 피해학생 가계와 친인척의 성분을 파악하고 냉철한 마음으로 협상에 임한다. 유지들의 힘을 빌어 지방 브로커는 미리 차단시켜야 한다.

언론, 사법기관 통제팀 : 동창회,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등의 협조를 얻어 보도와 수사로 인한 학교측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러한 일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교장은 평상시에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대수롭지 않은 일도 자문을 구하는 등의 유대를 강화해 둔다.

장례준비팀 : 친지를 통한 사전 교섭으로 병원 영안실에서 장례를 치를 것을 목표로 추진하되 가급적 화려하게 지내준다. 장지에 가기 전 학교를 한바퀴 돌아주는 것도 학부모를 위로하는 한 방법이다.

기밀유지팀 : 수사기관이나 언론기관이 손쓰기 전 유서, 일기장, 편지 등을 찾아 사건 해결에 불리한 내용은 정리해 둔다. 조그만 도덕심이나 인정에 이끌리지 말고 남아있는 학생들을 위해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냉철하게 처신해야 한다.

교우관계 조사팀 : 가정환경 조사, 상담 활동, 친한 친구, 라이벌 관계에 있는 급우들을 상대로 유언비어를 철저히 단속하고 함구령을 내린다.

사전교육 기록점검팀 : 학급일지, 교무일지, 생활지도일지 등에 인간존중, 따돌림 예방과 치료교육 상황을 점검하고 기록이 없으면 즉시 보충하여 써넣는다.


경남교육청은 "전교직원이 합심하고 학부모와 지역주민의 협조를 얻으면 피해와 수모는 최소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잘 해결되면 그렇게 큰 피해를 준 사건도 장례비 300만원의 가족장으로 조용히 끝낼 수도 있다"고 적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박상규

경남교육청 "부적절한 내용 인정"... 전교조 "경남청 단독으로 보기 어렵다"

이 책과 관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이런 규모의 문건을 경남교육청 단독으로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교조 차원에서 대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 협의회 대표는 "교육청이 앞장서서 학교 폭력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여러 관련 시민사회단체들과 협의해서 정식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29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교육청이 사명감을 가지고 단독으로 만든 것이지만 책의 내용에 일부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인정한다, 유감이다"라며 "해마다 새로운 자료로 일선 학교에 교육을 시키는 만큼 문제의 책이 활용되지는 않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교육청 "책자 전량 수거해 폐기하겠다"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 문제 일자 조처
텍스트만보기   윤성효(cjnews) 기자   
교육청이 일선 학교 내의 학생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고에 대해 축소·은폐를 지시했다는 사실이 <오마이뉴스>에 보도되자 경남도교육청이 문제의 책자를 전량 수거·폐기하기로 했다.

경남도교육청 조헌국 중등교육과장은 29일 오후 도내 800여개 초·중·고교에 지시해 2002년 배포한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 책자를 전량 수거·폐기할 것을 조치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책자는 전 표동종 교육감 재직시 만들어 도내 학교에 배포된 것이다.

조 과장은 "당시 지역에서는 체육시간에 학생이 죽기도 하고, 하동의 한 고교에서는 폭력사건으로 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져 도교육청 차원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안내하는 책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책자를 만들 때는 일선 학교 교사들도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면서 "책자 내용 중에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숨졌더라도 후송중 숨진 걸로 하라' 등)은 책자의 부록 중 자살사건 대처방안에 들어 있는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조헌국 과장은 "책자에 들어 있는 내용은 지난해 교장 연수를 하면서 대부분 알리기도 했다"면서 "책자가 학교에 남아 있다면 도교육청에서 전략 수거해 폐기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 책자 내용이 알려지자 경남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이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책임자는 사과·사퇴하라'거나 '교육청이 범죄집단과 뭐가 다르냐'면서 도교육청을 비난하고 있다.

전교조 경남지부 송호찬 지부장은 "지역 교육단체들과 논의를 하고 있는데, 성명을 낼 것"이라면서 "현 교육감의 임기 내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당시 책자를 만든 장학사가 현직에 있다면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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