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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난지도에서 골프를 치고 싶으세요?

요리조리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10. 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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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난지도에서 골프 치고 싶으세요?
난지도 노을공원을 시민의 품으로
텍스트만보기   김현자(ananhj) 기자   
▲ 우리들이 원하는 행복은 그리 거창한 것은 아닌데... 우리의 꿈은 높고 푸르지만 행복은 아주 가까이서 찾고 싶습니다.
ⓒ2005 김현자
난지도와의 첫 만남이 생각납니다. 난지도 옆을 지나면 어쩐지 쾌쾌하고 불편한 냄새가 날 것만 같았습니다. 시속 100km를 웃돌아 스치는 순간에도 내가 버린 쓰레기를 받아 주었을 난지도를 가까이 하기에는 왠지 꺼려지던 십오 년 전이었습니다.몇 년 전, 난지도가 생태 복원되면서 아이들과 수시로 오고 갈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습니다.

엊그제 동생과 함께 의미 있는 행사가 있다길래 '말 많은' 난지도 노을공원에 다녀왔습니다. 노을공원에는 많은 시민들이 '난지도를 가족 공원으로 돌려 받자'는 높은 의지와 붉은 열정으로 풀꽃들과 어울려 아름다운 단풍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월드컵경기장에서 노을공원까지 셔틀버스를 운전하던 아저씨는 웃으며 투덜거렸습니다. 쉴 틈이 없다구요.

▲ 많은 시민들이 모여서 난지도 노을공원을 시민에게 돌려 달라는 염원의 연을 날렸습니다. 언제든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연을 날렸으면 좋겠습니다.
ⓒ2005 김현자
높은 상공에 거침없이 연을 날리며 연줄이 팽팽하게 당겨질 때 느껴지는 긴장감에 잠시 취했습니다. 선착순 1000명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은 동생이 며칠 전 환경운동연합에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연을 만져 보지도 못할 만큼 많은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바람개비 1000개도 이미 바닥 나고 없어서 행사에 참여한 아이들의 밝은 모습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연을 집으로 가져오며 이 연을 집으로 가져간들 아이들이 어디 가서 날릴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연을 날릴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높은 건물과 아파트는 물론 하늘은 얼키설키 거미줄처럼 전선줄이 얽혀 가로 지르고 있습니다. 서울 외곽에 사는 전 그래도 조금 나은데 서울 몇 번지에 사는 사람들은 어떨지... 막상 가져오는 연을 보며 한참 생각했습니다.

▲ "노을공원에 놀러 오세요"라고 잠자리가 우리에게 속삭이는 게 들리지 않나요?
ⓒ2005 김현자
▲ "자연을 우리품으로" "많은 시민들에게 돌려 주세요" "시민의 난지도"
ⓒ2005 김현자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9살 조카는 제 엄마에게 연을 또 날리러 가자며 재잘댑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들이 연을 날릴 만한 곳은 도무지 없습니다. 난지도 노을공원은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곳으로 아주 적합합니다. 더욱이 여름이면 별이 총총 빛난다고 하네요. 그리고 도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부들이며 많은 풀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 몇 정거장 거리에 이런 곳이 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난지도 노을공원. 11만 평의 넓은 땅. 한때는 난초와 지초가 많아 향기 풀풀 나던 이곳을 우리 인간들의 쓰레기가 점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만큼 살려냈다는 것은 우리들의 자부심이자 자랑입니다. 생태적으로 조금만 더 시설을 보충한다면 세계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생태적인 쾌거가 될 것입니다.

▲ "노을공원을 우리에게 돌려 주세요" 15m에 이르는 대형 풍선에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담았습니다. 85% 시민이 원하는 가족공원을 왜 외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2005 김현자
'왜 우리 나라는 골프에 그리 열광하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니 고쳐서 말해야겠군요. 우리 나라는 왜 골프장 건설에 그리 열광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골프장 건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람당 몇 퍼센트의 골프장을 가진 나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통계를 제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전체 땅의 면적당 퍼센트로 비교하면 어떤 수치가 나오나요.

유럽의 여러 나라는 오히려 우리 나라보다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골프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넓디 넓은 땅을 차지해 골프장을 맘껏 만들 수 있는 미국 같은 나라들을 왜 그토록 모방하고 따라잡으려 애쓰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생활이 엄연히 있는데 미국이 왜 우리 나라의 모델이 되어야 하나요? 무식한 소리 말라고요? 미국이 모델이 아니라 국민의 체력 증진을 위한 진정한 방법 모색이라구요?

▲ 노래패 꽃다지의 공연 모습.
ⓒ2005 김현자
▲ 노래패 해오른 누리의 공연 모습.
ⓒ2005 김현자
국위를 선양한 우리 나라의 유명 골퍼들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전에는 그다지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이젠 꼭 만나서 묻고 싶습니다. 골프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즐길 만한 여가 활동이며 무엇보다 현재 우리 나라 실정에 맞는지를, 그리고 85% 시민들의 의견조차 무시한 채 도심 속 난지도 노을공원까지 골프장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서울 외곽을 빙 둘러서 골프장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한 정거장 정도만 가면 골프장이고 좀 더 가면 주변에 몇 개는 더 있습니다. 뿐만인가요? 건물에, 산 옆에 골프연습장은 여기저기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어디를 가나 골프장 건설한답시고 산봉우리를 깎아 놓은 민둥산이 참으로 민망스럽더군요. 그리고 안타깝고 억울합니다. 등기상으로 주인이라고 영원한 주인은 아닌데, 후손들에게까지 주인행세를 하는 그들 때문에.

▲ 백만명 서명운동에 시민들의 끊임없는 참여가 계속 이어졌다. www.nanjido.or.kr에 접속하셔서 동참해 주세요.
ⓒ2005 김현자
말 나온 김에 하나 더 묻겠습니다. '해남 프로젝트 2005', 그것도 그 넓은 해남 갯벌을 막아 세계 최대의 홀수를 자랑하는 골프장을 건설하자는 계획이 아니었나요? 골프장, 그렇게 대단한가요? 땅이든 갯벌이든 좀 넓다 싶으면 골프장 만들 궁리만 하는 게 한편으론 부럽습니다.

전 조그만 구멍가게마저 전전긍긍하는 자영업자의 아낙입니다. 남편에게 몇 년째 헬스를 권하고 있지만 어찌 하다 보니 그마저도 짬이 나질 않고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지난해, 지지난해의 "장사가 안 된다"는 말은 정말 엄살에 불과했고 시작에 불과했다는 걸, 요즘에는 톡톡히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게 계산조차 엄두 못 낼 천문학적인 수지 계산 사업은 정말 부럽습니다.

대다수의 서민들은 운동할 그 틈을 노리며 살고 있습니다.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드라마에 보면 걸핏하면 골프 가방 둘러메고 머리 식히러 나가는 분들이 많이 보이던데요. 운동 효과를 더 보려면 좀 더 멀리 나가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오고 가는 길에 노른자가 될 만한 땅도 좀 둘러보면서 말이지요.

▲ 바람개비 멀리 날리기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위)와 난지도 노을공원 사진 전시회. 저 너머 보이는 봉우리가 북한산(아래).
ⓒ2005 김현자
북한산도 보이고 인왕산도 보이고 한강까지 훤히 보이는 잔디 위에서 골프를 좀 더 저렴하게 즐기고 싶다구요? 서울 근교에서 18홀을 돌려면 20만원은 우습게 깨지는데 난지도 골프장에서는 5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에 아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고요? 난지도 골프장 이용료가 9홀 기준 잡아 평일엔 1만7천 원, 휴일엔 2만3천 원 정도라고 하거든요.

전 잘 몰랐습니다. 골프 한 팀이 4명으로 구성된다는 것마저. 그럼 난지도 골프장 60홀 곱하기 4는 240명인데, 계산을 해보면 10만 명의 서울시민이 난지도 골프장에서 골프를 한 번이라도 치려면 70년을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거네요? 고작 이 방법만이 시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골고루 혜택의 그 방법인지를요.

▲ '골프장 출입을 금합니다'
ⓒ2005 김현자
쓰레기 산이었던 난지도를 생태 복원하는 데 들어간 돈이 서울 시민 한 가구당 만원 꼴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난지도가 시민들과 후손들의 땅이지 서울시와 국민체육공단에서 운영권을 두고 다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곳인가요? 85%가 넘는 시민이 가족공원을 원하는데도 아랑곳 않고 골프장 운영권만 놓고 다투다니요.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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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두아이를 둔 학부형이자 시민의 눈으로 보고 온 난지도 노을공원이어서 행정적인 전문적이야기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난지도 노을공원을 시민의 품에 돌려 받아 아이들과 자주 오고 가고 싶을 뿐입니다. 평범한 시민의 마음만을 적어 보았습니다.

이어진 기사로 노을공원에서 만났던 부들과 풀꽃을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http://www.kfem.or.kr/)와 난지도 골프장의 가족공원을 위한 시민연대 홈페이지(www.nanjido.or.kr)(www.sgt.or.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05-10-18 15:51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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