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마지막 남긴 말 '아버지 미안해요'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10. 28. 02:54

본문

728x90
마지막 남긴 말 "아버지 미안해요"
[현장] 고 노충국씨 시신 서울의료원 안치... 가족들 오열
텍스트만보기   박상규(comune) 기자   
▲ 서울 강남구 서울의료원 장례식장 빈소에 고 노충국씨의 영정사진이 놓여있다. 군 제대 2주만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중이던 노씨는 27일 오전 7시 끝내 숨졌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 고 노충국씨의 시신이 27일 오후 3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서울의료원에 안치되고 있는 가운데 아버지 노춘석씨와 큰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 27일 오후 고 노충국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가족들이 부둥켜안고 오열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valign=top 제대하고 따뜻한 밥 한끼도 못 먹었는데... / 김호중 기자

[2신 보강 : 27일 저녁 7시 20분]

노씨의 마지막 말 "아버지 미안해요..."


알립니다

▲ 오마이뉴스는 노충국씨의 빈소에 '오마이뉴스 독자 일동' 이름으로 조화를 보냈다.
ⓒ오마이뉴스 박상규

<오마이뉴스>는 지난 24일 노충국씨 사연에 대한 첫 보도 이후 네티즌 여러분이 기부하는 '좋은기사 원고료' 전액을 노씨측에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25일 1차로 500만원의 독자성금을 전달했고, 27일 오전 9시 현재 9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27일 오전 노씨가 끝내 사망함에 따라 아직 전달하지 않은 성금과 계속 기부되고 있는 '좋은기사 원고료'를 유가족에게 조의금으로 드릴 예정입니다.
"제대하고 마주앉아 따뜻한 밥 한끼도 못 먹었는데... 이렇게 일찍 죽다니..."

고 노충국(28)씨의 아버지인 노춘석씨는 아들의 영정 앞에서 얼굴을 감싸쥐고 울부짖었다. 노씨의 어머니와 여동생도 부둥켜안고 노씨의 이름을 부르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오후 서울의료원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된 노씨의 빈소는 가족 세 사람의 눈물과 통곡소리로 가득찼다. 하지만 영정 속의 노씨의 얼굴은 생전과 같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아버지 노춘석씨는 노씨가 사망하기 직전인 오늘 새벽 3시부터 숨을 쉬기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나를 붙잡고 숨을 쉬기 힘들다고, 숨 좀 쉬게 해달라고 고통스러워했는데... 아버지한테 미안하다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남긴 노씨는 곧바로 혼수상태에 들어갔고, 영영 깨어나지 못했다.

이날 새벽 세상을 떠난 노씨의 시신은 가족들에 의해 곧바로 서울로 옮겨졌다. 가족들은 오후 3시 20분께 서울에 도착,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했다. 빈소에는 노씨 가족들과 노씨의 큰아버지, 큰어머니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태다. 군 당국 관계자들은 아직 빈소를 찾지 않고 있다.

노춘석씨는 아들의 장례식을 인권단체와 상의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노씨는 “아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다. 내 아들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라며 “장례식 진행 절차는 내일(28)이 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씨는 국가보훈처가 아들 노충국씨가 사망하고 난 후 상이 군경으로 정한 것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노씨는 “살아 있을 때 찾아갈 땐 그렇게 냉정하게 대하더니 사람이 죽고 사회 여론이 악화되니까 빠르게 움직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많은 네티즌들의 애도와 성금에 대해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내 아들이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바람대로 끝까지 아들의 생명을 지키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아버지 노춘석씨는 “가만 생각해보니 충국이의 죽음은 혼자만의 죽음이 아니다”며 “다시는 내 아들과 같은 병사들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며 거듭 군 의료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이날 심의를 열어 노충국씨를 상이자(국가유공자)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가보훈처 서울지방청은 곧 서면심사를 통해 노씨의 등급(1∼7등급)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격려·애도해주신 네티즌 여러분 고맙습니다"
노씨 마지막 길 지키는 다섯 명의 친구들

▲ 노씨의 십년 지기인 이승훈씨 등 다섯 명의 친구들이 빈소를 지키고 있다.
ⓒ오마이뉴스 박상규

다섯 명의 친구들이 노충국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고 있다.

노씨의 십 년 지기인 이승훈 씨 등은 친구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일찍부터 병원을 찾아 노씨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흰 국화꽃에 둘러싸인 영정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노충국씨와 이들의 표정은 대조적이다. 서글픔과 침통함이 다섯 친구들의 심정이다.

이승훈씨는 여전히 지갑 속에 노충국씨의 사진을 들고 다닌다. 이씨는 "아직도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다. 영정 사진 속의 충국이가 어색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씨는 "우리처럼 가까운 친구들도 아닌데 격려와 애도를 해주신 많은 네티즌들에게 충국이를 대신해 고마움을 전한다"며 "충국이도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구 하승훈씨도 "1개월 전 문병을 가서 건강해지면 함께 나이트클럽을 가기로 했는데 충국이가 먼저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하씨는 "국방부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더니, 아직까지 형식적인 화환도 하나 보내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국방부를 원망했다.

밤 10시 현재 노충국씨의 빈소에는 가족과 친지 30여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빈소 입구에는 '오마이뉴스 독자 일동'이라 적힌 화환이 서 있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와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97학번 동기들도 화환을 보내왔다.


[1신 보강 : 27일 오전 11시10분]

그토록 기원했는데... '위암 투병' 노충국씨, 오늘 오전 7시 끝내 숨져


▲ 고 노충국씨의 시신이 27일 오후 3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서울의료원에 안치되고 있는 가운데 아버지 노춘석씨(가운데)와 큰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대 2주만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 지난 3개월간 위암으로 투병중이던 노충국씨(사진)가 27일 오전 7시 경남 거창의 서경병원에서 숨졌다. 올해 나이 28세.

노씨의 아버지 노춘석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아들이 살아주길 바랐는데 갑자기 사망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노씨의 시신을 서울 강남구 서울의료원으로 옮겨 빈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노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2시께 도착한다.

노씨의 사망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요 포털사이트와 <오마이뉴스> 기사 댓글에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네티즌들의 추모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군에서 위궤양 진단을 받았지만 군 제대 2주만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노충국씨 사연은 지난 24일 <오마이뉴스>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노씨를 돕기 위한 손길이 이어졌고, '좋은기사 원고료주기'에는 27일 오전 현재 900만원이 넘는 성금이 기부됐다.

노씨 입원했던 병원, 입원비 받지 않기로

그동안 노씨가 입원치료를 받았던 경남 거창 서경병원이 입원비를 받지 않기로 했다.

황윤근 원장은 27일 오전 전화 통화에서 "노충국씨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이 투병생활을 했는데 사망해서 안타깝다"며 "노씨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을 주고 싶어 병원비 일체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씨는 9월 30일부터 덕유산 자락의 한 민가에서 투병생활을 하다 병세가 악화돼 지난 22일 밤 거창 서경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아버지 "문제 해결되지 않는 한 장례식 치르지 않겠다"

한편 아버지 노춘석씨는 "국방부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장례식을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씨는 "(아들을 이렇게 만든) 군 지휘체계 문제가 해명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밝히고 의료체계 개선안 등이 나올 때까지 장례식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27일 오후 고 노충국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아버지 노춘석씨가 오열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관련
기사
2005-10-27 08:14
ⓒ 2005 OhmyNews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