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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아바이 마을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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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11. 1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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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아바이 마을'을 가다
'위 스타트' 강원도 마을 현장 르포
텍스트만보기   김병기(k922182) 기자   
실향의 굴레, 가난

"한달이 오십년 되었네."

지난 11월 9일, 아바이마을의 아이들은 한 편의 연극을 통해 이 마을의 유래와 아픔을 그려내고 있었다. 1ㆍ4 후퇴 난리통에 고향을 떠나 한달만 머물겠다던 속초시 청호동에서 그 아이들의 아바이(할아버지의 함경도 사투리)들은 50여년 분단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던 것이다.

▲ 연극 <한달이 오십년 되었네> 를 통해 아바이마을의 유래와 아픔을 보여주는 어린이들
ⓒ2005 김병기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 속초시 면적의 0.8%에 해당하는 이 마을은 실향민 1세대의 정착촌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그래서 이 마을은 흔히 '분단' 또는 '반공'의 이데올로기로 그려졌다. 그러나 그 이면에 가려진 실향의 굴레는 이데올로기가 아닌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혹독한 현실이었다.

"이 마을 주민의 80%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저소득층이고 특히 30% 이상이 편부모 가정이거나 조부모가 아이들을 양육하는 가정입니다. 학교에서 학부모 상담을 해도 참여율이 극히 낮다고 합니다. 다들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속초시청에 근무하는 여세란씨의 증언처럼 가난이 실향민 2세대, 3세대로 세습되면서 부모의 고향과 함께 자녀의 희망마저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 친구들의 연극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바이마을 어린이들
ⓒ2005 김병기
가난, 용인될 수 없는 세습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어린이들의 희망찬 새 출발을 돕기 위해 시민운동으로 시작된 '위 스타트'(We Start) 운동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동참함으로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아바이마을도 지난 11월 4일 철원 민북마을, 정선 함백마을과 함께 강원도 '위 스타트' 마을 사업선포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업 프로그램을 가동함으로써 대표적인 복지소외마을에서 주민과 기업, 그리고 지자체가 함께 만드는 복지마을로 변모하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 아이들이 직접 찍은 사진에는 아바이마을의 일상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었다
ⓒ2005 김병기
'위 스타트' 아바이마을은 내년도까지 도와 시비 2억원, 기업(팬택계열) 후원금 3억원 등 총 5억원을 지원받아 아동(사업대상 아동 260명)들을 위한 각종 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운영센터에서는 아동들의 욕구조사 및 분석을 통해 바람직하고 효율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문화체험교실에서 지역 전문 연극인의 지도로 진행되는 연극은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손자들의 손에 이끌려 나온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객석을 떠난 줄 모른다. 이 밖에도 문화지도 그리기, 카메라 조작하기 등의 체험도 많은 어린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사진작품은 운영센터에 전시되고 있는데 마을풍경, 일상의 생활 등을 천진난만하고 해맑게 담고 있다. 사진을 지도하는 한 교사는 "아이들이 담아내는 것은 사진이 아니라 희망"이라고 표현했다.

▲ 아이들이 사진에 담아낸 것은 희망이었다
ⓒ2005 김병기
주민이 함께 만드는 희망

'위 스타트' 아바이마을의 큰 힘은 역시 지역 주민들이다. 청호동 새마을금고에서 운영센터로 사용되는 건물(60평)을 무상임대해 준 것을 비롯하여 각계각층에서 참여하는 운영위원(위원장, 박일준)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든든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개별 프로그램들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인적네트워크의 협조를 받아 운영센터에서는 빈곤으로 인한 차별감을 해소하고 정서적 유대관계 형성을 위한 교육/보육지원사업, 건전한 놀이문화를 통한 정서의 순화와 규칙적 생활습관을 배양하기 위한 정서지원사업,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아동으로 양육하기 위한 건강지원사업, 정서적 지지와 경제적 지원을 병행하여 빈곤으로 인한 가족문제해결을 위한 가족기능지원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아동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학용품과 간신을 준비하는 자원봉사자들
ⓒ2005 김병기
운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승우씨는 "아이들의 꿈이 실현되는 '위 스타트'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자치단체와 주민들간의 조직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체계를 강조했다.

"우리 어머니는 날마다 시장에 가십니다. 오늘도 새벽에 시장에 나갔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쇳덩어리입니다"라고 시를 썼다는 아바이마을의 한 어린이.

'위 스타트' 아바이마을은 그 어린이에게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고 있었다.
'위 스타트'(We Start)운동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We)가 나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동들에게 공정한 복지(Welfare)와 교육(Education)의 기회를 제공하고 희망찬 삶의 출발(Start)을 도와 가난의 대물림을 차단하자"는 취지에서 시민운동으로 출발하였다. 속초 아바이마을, 철원 민북마을, 정선 함백마을 등 지난 11월 4일 선포된 강원도 위 스타트 마을은 지자체와 기업, 주민이 함께하는 새로운 모델로서 우리나라 농어촌의 현실에 적합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2005-11-15 14:55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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