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황인숙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2. 21. 19:16
흐린 날 황인숙 내게 양팔을 쭉 뻗고 누울 만큼만 풀밭이 있었으면 좋겠다. 근처의 나무들은 서늘히 촉촉한 향내 풍기고 하늘의 구름들 눈물처럼 웃음처럼 멀고 또 가깝고 지난날 담배를 나눠 피운 친구여 지금 내 곁에 오시게나 우리들 나직이 엎드려 가득한 바람으로 일렁이지. 우리 작은 풀밭은 고원처럼 거리의 불빛 위로 솟아오르리라. (내게 시간을 내준 것이 너를 크게 위로할 날 있으리니) 내가 양팔을 쭉 뻗고 누울 만큼의 풀밭이 된다면 흐린 날 나는 나무들의 촉촉한 수액으로 뿜어져 나가리라. 하늘에는 한두 송이 구름 이끼처럼 살갗에 퍼져나가고.
미조리 가는 길-오인태
2004.02.21
당신이 그리운 날은-이복란
봄의 은밀한 기억을 깨우며-김영천
어느 고백-김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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