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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선지국밥', 대전역 천 원짜리 밥집

요리조리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3. 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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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다고요? "그럼 그냥 보내야죠..."
'원조 선지국밥', 대전역 천 원짜리 밥집을 아십니까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권윤영(hooko) 기자   
▲ 원조 선지국밥의 홍성순 사장
ⓒ2004 권윤영
'1000원 갖고 뭘 하지?'

요즘은 천원을 들고 외출을 해도 한 끼 식사를 때우기는커녕 살 것이 없다. 과자 두 봉지, 노트 한 권 등을 겨우 살 수 있을 정도. 천원이라는 돈의 가치를 하찮게 알기 쉬운 요즘이지만 그 속에서 천원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가게가 있다. 천 원짜리 밥집이 바로 그곳이다.

대전역 근처로 난 시장통 골목을 5분 정도 따라 걷다보면 '원조 선지국밥(사장 홍성순·67)' 집을 발견하게 된다. 간판도 없이 낡고 허름한 건물이지만 그 맛과 사장의 인심만큼은 최고를 자부한다. 가격은 또 어떠한가.

▲ 선지국밥의 가격은 단돈 천원!
ⓒ2004 권윤영
'원조 선지국밥'의 음식 가격은 모두 1천원. 2천원하는 소주가 이곳에서 파는 가장 비싼 메뉴다. 다섯 명의 인원이 한 끼 식사로 단돈 5천원이면 충분하다.

15년 전부터 내내 고수하고 있는 천원이라는 싼 가격 때문에 유명세도 치렀다. 소문을 듣고 곳곳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

하지만 단지 싸다는 이유만으로 이곳을 찾는 것은 아니다. 음식 맛을 소개하는 방송에서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으니 음식 맛도 보장된 듯. 하루 종일 푹 끓인 진한 국물에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 원조 선지국밥의 메뉴판. 2,000원 하는 소주가 가장 비싸다.
ⓒ2004 권윤영
이날 선지국밥 집을 찾은 10년째 단골 노부부 내외는 "굉장히 싸고 맛도 좋아서 시내에 나오는 날은 일부러 이곳을 찾고 있다"라며 "맛있다"는 이야기를 연발했다. 위 수술을 했던 한 손님은 속이 편하고 맛있다는 이유로 3년째 이곳을 찾고 있기도 하다.

"장사하는 사람이 남는 게 없다고 하면 죄다 거짓말이라지만 정말 남는 게 많지 않아요.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 국밥 팔면서 생계유지나 하는 거죠. 돈 없는 양반들이 와서 한 끼 요기할 수 있어서 좋고, 다같이 먹고 살 수 있으니 그것도 좋은 일이죠."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가격과 맛 외에도 사장인 홍성순 할아버지의 넉넉한 인심을 빼놓을 수 없다. 소주나 막걸리 한 병을 시키면 서비스 안주로 선지국이 나가는데, 세 대접 네 대접을 연거푸 달라는 손님에게 싫은 소리, 싫은 표정 짓는 법이 없다.

제 아무리 싸다고 인정하는 천원의 가격이라지만 이것 또한 깎으려는 사람이 있고, 다 먹고 난 후에 돈 없다고 빈손을 내미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선불제지만 강제는 아닌지라 여전히 돈을 내지 않고 가는 사람이 있다. 그는 "그럼 그냥 보내야죠.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라는 한마디뿐이다.

▲ 가운데 위치에 있는 가게가 원조 선지국밥집.
ⓒ2004 권윤영
▲ 좁은 가게를 메운 손님들. 멀리서 소문을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2004 권윤영
30여년의 세월 동안 시장통에서 선지국밥을 팔아온 홍 할아버지는 새벽 6시면 가게 문을 열어 재료를 준비하고 물을 끓인다. 이른 아침, 식사를 거르고 시장으로 나온 사람들에게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준비해주는 것이다. 고향 못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명절날에도 빠짐없이 가게 문을 여니 1년 365일 쉬는 날이 없는 셈이다.

"손님들이 이제는 가격을 올리라고 그러는데도 올릴 수가 없어요. 올린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이렇게 하던 대로 장사해야죠. 선지국밥 가격은 계속 천원이에요."

홍성순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주는 천원의 행복이다.
행복한 소식만 전하는 인터넷 신문, 해피인(www.happyin.com)에도 실렸습니다.

2004/03/16 오전 9:17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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