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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통하는 정치를 부탁해!”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3. 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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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통하는 정치를 부탁해!”


△ 비례대표는 노동자, 장애인, 진보정당, 여성 등 정치적 소회계층의 의회진출을 도울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지난 2월 장애인단체들이 장애인 비례대표 10%할당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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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기획>네티즌이 뽑은 비례대표22명
    11개 분야별 도덕성·개혁성 갖춘 전문가

    “안철수, 유은하, 문규현, 조국, 강금실, 최일도, 조정래, 윤구병, 윤송이, 손석희, 고은광순....”

    네티즌들이 뽑은 우리시대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네티즌들은 이들에게 불법대선자금과 정치개악, 대통령 탄핵 등에서 드러났듯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정치’를 바로 잡아달라고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추천과 네티즌들의 직접 투표로 뽑은 22명의 비례대표가 22일 확정됐다.

    <인터넷한겨레>는 17대 총선을 맞아 국회의 전문성과 개혁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네티즌이 뽑는 비례대표 선거(사이버총선)를 실시했다.

    사이버총선은 부패한 정치를 바꿀 참신하고 개혁적이며 각 분야별로 우리 사회 최고의 전문가를 네티즌들이 직접 뽑아보자는 가상 선거였다.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정치참여로 정치를 바꿀 새로운 인물군을 발굴함으로써 정치 불신을 해소하고자 하는 온라인 정치개혁 캠페인의 하나로 시도됐다.

    이런 취지에 맞춰 <인터넷한겨레>는 2월 한달 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각 분야별로 5명씩 55명의 비례대표 예비 후보자를 뽑았다. 추천분야는 경제, 노동/인권, 환경, 학술, 공직/법조, 소외층/복지, 문화/예술/스포츠, 농어민, 과학기술, 언론, 여성 등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할 11개 분야였다. <인터넷한겨레>와 네티즌들의 검증을 거쳐 뽑힌 55명의 비례대표 후보자들은 당락에 관계없이 우리시대 최고의 전문가이자 개혁성과 도덕성 면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후보들이다.

    후보추천 뒤 3월 1일부터 3월 13일까지 실시된 투표에는 각 분야별로 1600~2900명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분야별로 2명씩 22명의 최종 당선자를 확정했다.

    네티즌이 뽑은 비례대표는?

    네티즌이 뽑는 비례대표는 "이런 사람이 정치를 한다면 세상이 조금이나마 달라질 것 "이라는 네티즌들의 강한 열망에서 출발한다.

    정치불신을 해소하고, 전문성과 개혁성을 갖춘 국회를 구성하기 위해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네티즌이 뽑은 비례대표가 지금 당장 정치를 해야 한다거나 꼭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네티즌 비례대표는 그 동안 우리 정치인의 상징처럼 여겨져 온 자기 잇속만 챙기는 '배불뚝이 국해(國害)의원, 온갖 부정비리를 자행하는 부정부패 국해(國害)의원'들이 아닌, 정치인이라면 꼭 갖춰야할 자질과 도덕성, 개혁성을 고루 갖춘 사람이다.

    22명의 최종당선자…“한국사회의 희망을 건다”

    실제 최종 당선자 22명을 살펴보면 특정 정파의 이익만을 쫓지 않고 각자 맡은 분야에서 묵묵히 일하며 최고의 전문성을 쌓아온 사람들이었다. 또 우리사회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회발전을 위한 실천 활동과 사회봉사활동을 열심히 펼친 분들이었다.


    △ 네티즌이 뽑은 비례대표. 위에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철수·장하준(이상 경제), 유은하·하종강(노동/인권), 문규현·문국현(환경)

    ■ 경제 : 안철수, 장하준=모두 2351명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가했다.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대표이사의 지지가 압도적이었다. 안철수 당선자는 22명의 당선자 가운데 가장 높은 62.2%의 지지를 받았다. 안철수 당선자에 대한 네티즌들의 선호도는 후보추천과정에서부터 눈에 띄었다. 10여명의 네티즌들이 "백신개발 등 소프트웨어시장을 개척하는데 전력을 쏟아왔고 정보통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를 추천했다. 투표과정에서도 안철수 당선자는 초반부터 60%대의 지지를 보이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경제분야에서 다른 1명의 당선자는 장하준 고려대 BK21 교환교수로 19.7%의 지지를 받았다. 네티즌 홍루몽은 유세방에서 "장하준 교수는 IMF뒤 주식시장 등 경제분야에서 커지고 있는 외국자본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는 국내출신 경제학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밖에도 경제분야에선 민주노동당 총선정책공약개발단장으로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정영태 인하대 교수가 8.2%의 지지로 3위를 차지했고 권영준 경희대 교수(6.2%), 차중근 유한양행 사장(3.7%) 등이 뒤를 이었다.

    ■ 노동/인권 : 유은하 하종강=모두 1976명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여했고 반전평화단으로 이라크 전쟁 현장에서 인간방패로 활동한 유은하씨가 초반부터 1위를 달렸다. 유은하씨는 별다른 지원 없이도 35.6%의 지지를 받았다. 네티즌들이 나이와 연륜에 상관없이 전쟁 현장에서 몸으로 전쟁을 막아낸 용기와 실천을 높이 산 결과다.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은 26.3%의 지지로 2위에 올랐다. 하종강 소장은 노동운동에 대한 남다른 식견과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활동 등으로 노동/인권분야 비례대표로 당당이 이름을 올렸다. 후보추천 막판에 합류한 이창수씨는 새사회연대 등 인권단체 활동과 양민학살 진상규명 현장에서 묵묵히 활동해온 성과를 인정받아 14.5%의 지지로 3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곽노현 방송통신대 교수, 이상범 울산 북구청장은 나란히 지지율 11.8%를 얻었다.

    ■ 환경 : 문규현 문국현=초반부터 문규현 신부가 1위로 나섰다. 환경분야에선 모두 2029명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문규현 신부가 58.6%의 지지를 얻었다. 네티즌들은 문 신부가 지난해 새만금살리기 3보1배, 부안 핵폐기장 반대 운동 등 지역환경운동과 생명운동에 앞장선 것을 높이 사 60%대의 몰표를 던졌다.

    기업차원에서 환경기금을 조성하고 환경보호에 앞장선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13.3%의 지지로 2위에 올랐다. 민간차원의 대안 에너지 개발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가 12.2%의 근소한 차이로 3위를 차지했고 백두대간보전사업을 펼치고 있는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이 9.9%로 뒤를 이었다. 환경분야에선 한겨레 게시판 등에 부동산 칼럼을 쓰며 사이버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철환씨가 후보에 올라 무명임에도 6.1%의 지지를 받는 기염을 토했다.


    △ 네티즌이 뽑은 비례대표. 위에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국·김동춘(이상 학술), 강금실·이문옥(공직/법조), 최일도·이주희(소외층/복지)

    ■ 학술 : 조국 김동춘=모두 1696명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가 초반부터 독주를 이어갔다. 조국 교수는 38% 득표로 최종 1위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조국 교수에게 "실천학문으로서 법학의 재정립과 우리나라의 법을 체계적으로 재정비해 달라"는 만만치 않는 학술적 과제를 던져줬다.

    학술분야 2위는 김동춘 성공회대 NGO 학과 교수가 차지했다. 네티즌들은 김동춘 교수가 연구활동뿐 아니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에서 실천적 활동을 펼쳐온 것을 높이 샀다. 김 교수는 <인터넷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학술활동과 글쓰기를 통해 우리사회와 정치에 대해 일관되고 실천적인 입장을 견지한 것이 평가받은 것 같다"며 “네티즌들이 과분하게 기대가 높은 것 같아 부담스럽지만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학술분야에선 여성학자인 조순경 이화여대 교수가 17.3%, 이진경 서울산업대 교수가 15.1%,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이 11.5%의 지지를 받았다.

    ■ 공직/법조 : 강금실 이문옥=모두 2985명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여했다. 초반부터 강금실 법무장관이 '현직 장관'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며 49.4%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문옥 민주노동당 부패추방본부장과 강지원 변호사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결과는 이문옥 본부장이 22.1%로 강지원 변호사(19.3%)를 근소한 차로 이겼다.

    농민운동가 출신으로 지방자치단체장에 당선된 신정훈 나주시장은 새로운 공직자상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감에 5.2%의 지지를 얻었고 최병모 민변회장은 4%의 지지를 받았다.

    ■ 소외층/복지 : 최일도 이주희= 네티즌 2195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노숙자들을 위해 '밥퍼 운동'을 실천하는 신앙인으로 잘 알려진 최일도 다일공동체 목사가 45.6%의 지지를 받았다. 민주노동당 대학생 비례대표로 출사표를 던진 이주희씨가 21.8%의 지지로 뒤를 이었다. 장애인 출신 박은수 변호사는 장애인들의 활발한 선거운동에 힘입어 18.9%의 지지를 받았으나 아깝게 3위에 그쳤다. 박석운 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9.3%를 얻었고 장애우 문제 해결에 발 벗고 있는 김정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소장은 4.4%의 지지를 받았다.


    △ 네티즌이 뽑은 비례대표. 위에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정래·안성기(이상 문화/예술/스포츠), 윤구병·김진홍(농어민), 윤송이·장회익(과학기술)

    ■문화/예술/스포츠 : 조정래 안성기=모두 2682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씨가 33.8%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놓고 배우 안성기씨와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며 안성기씨가 투표 막판에 뒤집어 24%의 지지로 2위에 올랐다. 김미화씨는 21.4%를 얻어 당선에는 실패했으나 탄탄한 지지 기반을 과시했다. 김명곤 국립국장장은 13.8%, 김영희 <문화방송> PD가 7.3%를 얻었다.

    ■ 농어민 : 윤구병 김진홍=투표 초반부터 접전을 벌여 투표마감까지 혼전이 계속됐다. 투표 초반에는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회장이 1위를 달렸으나 뒷심이 부족했다. 종반으로 갈수록 윤구병 변산공동체 대표, 김진홍 두레교회 담임목사가 지지율이 상승하는 양상이었다. 1739명이 참여한 농어민 비례대표 선거에선 결국 윤구병 대표와 김진홍 목사가 26.2%로 공동 1위를 차지했고, 윤금순 회장이 23.1%, 정광훈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17.3%로 뒤를 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윤금순 회장과 정광훈 전 의장이 사실상 농민운동을 펼쳐 온 같은 조직 사람으로 표가 분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 : 윤송이 장회익= 최연소 여성공학 박사라는 프리미엄을 업고 초반부터 윤송이 SK텔레콤 이사가 1위를 달렸고 장회익 녹색대학 총장이 뒤쫓는 형국이었다. 1527명이 참여한 최종투표결과는 윤송희 이사가 40.5%의 지지로 1위에 올랐고 장회익 총장은 32.5%의 지지를 얻었다. 이밖에 임주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이 10.9%, 박재근 한양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가 8.7%, 성영철 포항공대 생명공학과 교수가 7.3%를 득표했다.


    △ 네티즌이 뽑은 비례대표. 위에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손석희·홍세화(이상 언론), 고은광순·조한혜정(여성)

    ■언론 : 손석희 홍세화=손석희 <문화방송> 아나운서부장이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무난히 1위를 차지했다. 네티즌 2797명이 투표에 참여해 손석희 아나운서 부장은 49.7%의 지지율을 얻었고 <한겨레> 홍세화 기획위원이 23%의 지지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14.4%의 지지를 얻었고 <문화방송> 이진숙 기자 9.3%,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3.6% 등이었다.

    ■ 여성 : 고은광순 조한혜정=여성쪽도 초반부터 고은광순, 조한혜정, 최민희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 접전을 벌였다. 1822명이 참여한 최종 투표결과 고은광순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이 28.7%로 1위를 차지했고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가 근소한 차이(27.6%)로 2위에 올랐다. 그 뒤를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이 23.5%로 바싹 뒤따랐고 최상림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이 10.9%,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대표가 9.3%를 얻었다.

    박종찬 <인터넷한겨레> 기자 pjc@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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