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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에서 만난 참꼬막

한국작가회의/[문학회스냅]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6. 4. 2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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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에서 만난 '참꼬막', 반갑네!
꼬막 맛은 핏기가 있어야 제대로지~
텍스트만보기   김용철(ghsqnfok) 기자   
▲ 벌교에서 올라온 참꼬막이 포장마차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 맛객
"아니? 이거 참꼬막 아냐!"

어제 3차로 들른 포장마차, 그곳에서 참꼬막을 만났다. 새꼬막도 아닌 참꼬막을 포장마차에서 만나니 참 기쁘구려. 겨울에 맛있는 참꼬막을 봄의 중턱에서 만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꼬막을 유심히 관찰해 보니 신선도가 눈에 보인다.

▲ 꼬막 까서 서로 먹여주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 맛객
"이거 얼맙니까?"
"한 접시에 만원하는데 맛있어요. 벌교꼬막이에요."

나는 군침을 흘리면서 물었다.

"꼬막 삶을 줄 알죠?
"그럼 거 고향이 어디세요? 핏기가 있게 삶으면 못 먹는 사람도 있거든요."
"꼬막은 핏기가 있어야 맛있는 건데. 끓는 물에 넣고 딱 30초만 있다 건져내세요."
"예 예 알았어요."

▲ 참꼬막 한 쟁반에 1만원 한다
ⓒ 맛객
그렇게 참꼬막 한 접시를 주문했다. 꼬막은 원래 겨울에 맛이 들지만 겨울 중에서도 동지 무렵이 제일 맛있는 시기다. 포장마차 주인도 이제 꼬막 맛이 다 돼간다는 것을 아는지 꼬막은 이달까지만 팔 계획이란다. 잠시 후 꼬막이 나왔다.

▲ 맛있는 참꼬막은 삶아도 쉽게 껍데기가 벌어지지 않는다
ⓒ 맛객
우와~ 참 많이도 주네, 조그만 쟁반 위로 꼬막이 수북하다. 노량진에 가면 참꼬막을 파는 식당이 있는데 한 접시에 1만5000원 한다. 가격도 비싸지만 반대로 양은 훨씬 적게 나온다. 거기에 비하면 이 포장마차는 가격과 양에서 일단 맘에 든다. 꼬막을 내온 아주머니가 돌아가지 않고 지켜본다.

"꼬막 깔 줄 아나 볼라고."
"걱정 마세요. 많이 먹어봤어요. 여기 이렇게 힘줄 있는 부위를 잡고 까야 쉽잖아요."

▲ 꼬막 까는 데도 요령이 필요하다. 뾰족한 부분은 밖으로 둥근 부분이 몸쪽으로 오게 하고 까야 한다. 둥근 부분에 힘줄이 있기 때문이다.
ⓒ 맛객
홈과 홈을 손톱으로 잡고서 까면 힘들이지 않아도 쉽게 까진다. 핏기 머금은 붉은 속살이 드러났다. 세상 그 어떤 미인의 입술보다 부드러운 느낌이다. 맛을 보니 간간하면서 맛이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

▲ 벌교꼬막에는 뻘이 들어 있지 않다
ⓒ 맛객
꼬막은 호불호가 확실한 음식이다. 좋아하는 사람은 앉은자리에서 한 바구니를 다 까먹기도 한다. 많이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다. 반대로 어려서부터 먹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비리다고 하면서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그만큼 꼬막은 유별나다. 일반적으로 조개종류가 식으면 맛이 없어지지만 꼬막은 그렇지가 않다.

차갑게 식으면 더욱 맛있어진다. 그게 꼬막의 매력이다. 뜻하지 않게 만난 기쁨에다 맛까지 더해져 맛나게 까먹다 보니, 어느새 술병이 바닥을 보인다.
이 기사는 <시골아이 고향> <미디어 다음> 에도 송고합니다.
참꼬막 있는 포장마차는 을지로 3가(3호선) 역 근방에 있습니다.
2006-04-19 15:44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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