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뚝방마을’에서 28일 오전 한 주민이 지하수를 받아 아이들을 씻기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 ||
수돗물이 보급되지 않은 서울 강남지역의 비닐하우스촌 7곳 가운데 3곳의 지하수가 심하게 오염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서울시는 “불법 비닐하우스촌에는 수돗물을 넣어줄 수 없다”는 방침이어서, 이 지역 수백 가구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한겨레>와 천주교 서울대교구빈민사목위원회가 강남지역 비닐하우스촌 7곳의 지하수를 떠서 한국수도환경연구소에 수질 분석을 맡긴 결과, △롯데빌리지마을 △성뒤마을 △잔디마을 등 3곳의 물에서 대장균이 검출되는 등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균은 물이 사람과 가축의 배설물에 오염됐음을 드러내는 지표로, 이 물을 계속 마시면 장티푸스나 세균성 이질 등에 걸릴 수 있다. 주민 이아무개(64)씨는 “비닐하우스촌에서는 대부분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여름 홍수 때 화장실에서 넘친 물이 땅 밑으로 스며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잔디마을에서는 유기비료를 쓰는 농지에서 많이 검출되는 질산성 질소가 ℓ당 18.9mg(허용기준 10mg)이나 검출됐다. 서울시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질산성 질소(평균 0~1.8mg)와 견줘, 10배나 높은 수치다. 기준치가 넘지는 않았지만 롯데빌리지 마을에서도 질산성 질소가 수돗물보다 훨씬 많은 ℓ당 6.9mg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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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 서초지역에서만 모두 9곳의 비닐하우스촌에서 548가구가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는 이 가운데 7곳(신원동꽃마을, 접시꽃마을 제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그림·표)
사정이 이런데도 이들 비닐하우스촌 주민들은 20여년째 오염된 지하수를 먹는 물로 쓰고 있거나, 다른 곳에서 수돗물 등을 길어다 마시고 있다. 70년대 말을 뒤흔든 강남 개발 틈바구니에서 갈 곳 없는 도시 빈민들이 개발에 뒤처진 자투리 땅에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강남 비닐하우스촌의 역사가 시작됐다.
서초구 우면동 ‘뚝방마을’ 주민 박종연(82)씨는 매일 아침 걸어서 10분 거리인 양재동 시민의 숲에 가서 수돗물을 길어온다. 박씨는 “나같은 노인들은 비가 오거나 몸이 불편한 날엔 20년 전에 바닥을 뚫어 만든 우물에서 지하수를 길러 마신다”며 “돈이 있으면 정수기라도 사고 싶은데 찜찜해도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박순석 빈민사목위원회 선교사는 “깨끗한 물을 마음 놓고 마시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 권리인데 우리가 정말 21세기에 사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서울시는 주거형태의 불법 여부를 떠나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보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불법 비닐하우스촌에는 수돗물을 보급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주민들의 청원이 들어오면 엄격히 수질검사를 해본 뒤 오염이 심한 것을 나타날 경우 마을 어귀에 공동수도를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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