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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같은 시] 박영희 시인의 '당신은'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7. 1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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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밀양 다녀왔습니다. 장대비 쏟아지는 가운데 시와 노래를 좋아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밀양 시민 함께 어우러져 남천 강변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우산 속에 든 연인들 쌍쌍이 아름다움으로 시새웠고, 백발의 할머니 할아버지 손자 손녀 손잡고 노래 소리 정겨웠습니다. 모든 문학활동이 서울로, 서울로만 향하고 있는 이때, 지역문학의 넉넉한 자리매김에 고운 열정을 버무려 주신 정겨운 손짓의 아줌마 아저씨들, 밀양의 희망 꽃이 될 청소년들의 환호는 분명 밀양이 문화의 도시로 거듭나고, '강변 문학 축제'의 터를 다독이는 너른 자리가 되고 남을 겁니다. 따뜻이 맞이해 주신 밀양문학회 회원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시인, 소설가를 만나는 자리는 언제나 살아있습니다. 못난 시대를 채찍질하며, 헛된 생각으로 자기만의 잇속을 챙기려 드는 야바위꾼 같은 덜된 사람들을 담금질하는 대화 속에서 그래도 세상은 아름다운 꽃으로 그득합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문학인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온 마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시와 음악과 춤의 만남, 빗속에서 감흥을 더했던 시 낭송은 아름다웠습니다.
남천 강변을 은은하게 다독였던 아리내 금관 5중주단, 풀꽃 같은 어린이 예술단 '아름나라', 초대가수 '철부지', '박창근' 너무 좋은 만남이었습니다. 더불어 박두규, 박영희, 이정록, 박남준, 김태수, 이찬희, 안상학, 이대흠, 박성우 시인님, 한창훈 소설가님, 그리고 경남지역 문학인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금쯤 비에 젖은 옷 말리며 쐬주 권커니 자켜니하고 있을 테지요. 먼 길 오셨는데, 혼자 빠져 나와 미안합니다. 밀양문학회 회원님들, 뒷정리하시느라 힘드셨죠. 다음엔 까만 밤 온통 하얗게 지새워 가며 자리 지키겠습니다. 넓은 이해 바랍니다.

 

초대가수 박창근님. 자그마한 체구에 어찌 그렇게 달군 음색이 더 살아납니까. 열창 '아침이슬' 지금도 뇌리에 선연합니다. 사랑하는 일도 이와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열정적으로 격정적으로 변함 없는 그 마음 언제나 제 빛깔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환한 웃음을 그려봅니다.

 

이제 비 그쳤습니다. 신록들 짙푸름 더 하겠지요. 일요일 가족과 더불어 아름답게 챙기세요. 언제나 웃음이 소탈한 박영희 시인을 만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은 그를 만난 기쁨에 그가 전해 준 고운 시집 중에서 '당신은'과 ' 아내의 브래지어'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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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박영희

 

당신은
나의 눈이십니다.
그래서 당신이 없으면
나는 맹인이 되고 맙니다.

 

당신은
나의 입이십니다.
그래서 당신이 없으면
나의 입은 진흙탕이 되고 맙니다.

 

당신은
나의 가슴이십니다.
그래서 당신이 없으면
나의 가슴은 무덤이 되고 맙니다.

 

당신은
나의 손이시며
나의 발이시며 
나의 길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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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브래지어

 

누구나 한번쯤
브래지어 호크 풀어보았겠지
그래, 사랑을 해본 놈이라면
풀었던 호크 채워도 봤겠지
하지만 그녀의 브래지어 빨아본 사람
몇이나 될까, 나 오늘 아침에
아내의 브래지어 빨면서 이런 생각해보았다
한 남자를 위해
처지는 가슴 일으켜세우고자 애썼을
아내 생각하자니 왈칵,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남자도 때로는 눈물로 아내의 슬픔을 빠는 것이다
이처럼 아내는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
동굴처럼 웅크리고 산 것을
그 시간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어떤 꿈을 꾸고 있었던가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 오늘 아침에
피죤 두 방울 떨어뜨렸다
그렇게라도 향기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초승달 노오란 눈물 흘리면

그 눈물따다 곱게 목걸이 만들어 걸고

그대의 나라로 가리

기다린다고 기다린다고

하얀 어깨 들썩이던 그대를

보고싶다고 보고싶다고

말해주며 그대 품에 안기리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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