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

박종국교육이야기/좋은훈육부모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0. 6. 15. 10:47

본문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
채숙희 : 광주여성의 전화 대표 | 이메일 :
기사 게재일 : 2009.12.11

TV에서 ‘자녀는 우리의 미래’라는 공익광고를 한다. 출산장려 광고인데 광고 문구처럼 현재 우리나라 가임여성 출산율은 1.25(2007년)명으로 세계적으로 최하위권이다. 가장 큰 이유는 국가나 사회가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해 더 이상 개인이 자녀를 출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개인에게 자녀이지만 사회차원에서는 차세대 노동력이며 국가차원에서는 국민이다. 이 부분은 모든 사람이 공감을 하지만 양육에 대한 책임을 나누려하지 않는다.
지난 11월25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저출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출산과 육아 조건을 개선하고 사회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보육 지원을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삭감했고, 2010년까지 2천700개의 국공립 보육시설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필요한 예산은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고자 지자체에서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며 출산을 독려(?)하지만 단순히 출산장려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공보육과 양육에 따른 지원이 사회전반에 확산되지 않으면 결코 출산율은 높아지지 않는다. 사교육비가 1년이면 수백만원 이상이 지출되고 있는데 출산장려금 몇 푼 준다고 자녀를 많이 낳겠는가? 자녀를 출산한 이후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제도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 모든 직장에 보육시설을 갖추고 보육시간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보육시설이 오후 6시까지여서 맞벌이 부부는 퇴근과 동시에 ‘자녀 데려오기’ 전쟁을 치르는 게 현실이다. 또한 출산율 증가에는 가사와 양육에 따른 성평등 의식이 필요하다. “형편상 남편인 제가 자녀를 양육하는데 아이를 보살피는 일보다는 주위 사람들이 아내를 이기적인 여성으로 보는 것이 힘들다”고 호소한 남성이 있다. 직장에서는 남녀 동일하게 직업인으로 능력을 갖추도록 요구하면서 가사와 양육을 여성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중적인 생각은 성차별이며 이는 자녀를 포함한 남녀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
우리사회는 유교주의 가치관 탓에 혼인관계 외의 출산이나 미성년자의 출산에 대한 배려와 지원은 인색하고 존재하지 않은 듯 무시하는 입장이다. 환영받는 출산이 따로 있지 않다. 혼인관계 외의 자녀일지라고 본인이 키우고 싶으면 주위의 불편한 시선 없이 양육할 수 있는 사회, 출산과 학교를 병행할 수 있는 사회, 미혼모가 모든 사회적 책임을 맡지 않고 미혼부와 사회가 책임을 나누는 사회, 입양아를 외국으로 보내지 않을 환경을 만드는 사회 등  이 모든 것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미성년자가 어린 나이에 많은 어려움을 뒤로 한 채 출산을 선택한다면 지지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다니던 학교를 중단해야 한다. 물론 미성년자의 출산을 장려하자는 건 아니다. 다양한 출산과 양육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은, 그래서 선택조차 할 수 없는 국가 출산정책은 1960년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출산억제정책처럼 또 다시 오류를 낳는다.
낙태단속을 통해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국가 정책, 결혼을 하지 않거나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여성을 이기적인 여성으로 몰아가는 여론 등은 출산율이 낮은 본질적인 원인을 외면 한 채 1960년대 출산억제정책으로 낙태를 권장하였던 것처럼 출산율이라는 미명하에 여성의 몸을 국가가 통제하겠다는 졸렬한 발상이다. 한 나라의 출산율은 인간이 살고자하는 삶의 질의 총체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가 되려면 다양한 양육을 선택할 수 있고, 그동안 개인에게 주어졌던 양육에 대한 책임을 지금보다 훨씬 많이 사회와 국가가 나누어야 한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