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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다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3. 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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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다


두 아이를 둔 젊은 엄마. 얼마 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하늘나라로 갔다. 그런데, 죽은 남편이 가해자로 몰려 피해보상을 해주느라 집이며, 돈, 모두 잃고, 어렵게 생활해야 했다.

다행히 아는 분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몸만 뉘는 작은 집에서 머물렀다.

엄마는 온종일 빌딩청소와 식당 일까지 쉬지 않고 일 했다. 집안일은 초등학교 3학년 영호가 도맡았다.

어느 날 엄마는 냄비에 콩을 잔뜩 넣어놓고, 집을 나서며 메모를 남겼다.

“영호야, 부탁할게. 냄비에 콩을 안쳐 놓았으니 조려 저녁 반찬으로 해. 콩이 물러지면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면 돼. 가스불 조심하구.”

고된 삶에 지친 엄마는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는 생각에 그날 밤 집으로 돌아와 삶을 포기할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는데, 영호의 머리맡에 쪽지 하나가 보였다.

그 쪽지를 보는 순간 엄마는 펑펑 울고 말았다. 그리고 잠시 잘못된 생각을 한 걸 후회했다.

“엄마! 오늘 엄마 말대로 콩이 물러졌을 때

간장을 부었어. 그런데, 동생이 짜서 못 먹겠다고 투정해서 너무 속상했어요. 열심히 콩을 삶았는데, 이렇게 돼 버려서 정말 죄송해요.

내일은 저를 꼭 깨워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엄마! 피곤하지요?

엄마, 고생하는 거 저희도 다 알아요.

건강하세요. 사랑해요. 먼저 잘게요.“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좌절의 순간이 찾아온다.

마음 약한 생각, 누구나 든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물어보라.

그에게 누가 가장 필요한 지. 허튼 생각하지 마라. 세상이 나를 흘겨도 눈 뜨고 살아야 그 꼴을 지켜본다. 마우나 고우나 세상은 살만한 데다. 그걸 잊ㅇ니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니까.


_박종국또바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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