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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 있는 인생

한국작가회의/한빛소리원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9. 5. 1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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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 있는 인생


카테고리 : 박종국의 세상만사 | 조회수 : 14732012-01-28 오후 4:51:00


박종국의 일상이야기 2012-23 화기 있는 인생


화기 있는 인생


박 종 국


엊그제 고등학교 동창회 모임 때 일이다. 언제나 짓궂기로 평이 나있는 친구가 한 십년만 젊다면 꼭 하고픈 일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뭔 일이냐고 물었더니 친구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저기 서빙하는 아가씨와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다들 속내를 드러내 보이지 않았지만 내심 동의하는 눈치였다. 쉰 살 나잇살에 그만하면 화기 있는 인생이다.


말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화가는 그림으로, 가수는 노래에다, 춤을 추는 사람은 춤사위로 자기의 모든 혼을 불어 넣듯이 표현하고자 한다. 자기 마음속에 담아 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주어진 삶을 치열하게 살았다는 증거다. 더구나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가슴으로 느낀 것을 다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는가.


올해는 무엇보다도 여러 분야를 망라하며 책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써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작년에는 시작부터 빛 좋은 개살구마냥 작심삼일이 되고 말았다. 여러 사정이 있었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시간경영을 느슨하게 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체중을 줄이고자 한다. 지금 상태보다 십 킬로그램만 줄이면 얼마나 몸이 가뿐 할까 싶다. 이미 불거질 대로 불거진 뱃살은 말이 아니다. 남의 눈에 비친 배 둘레 햄이 하나의 다그침 거리는 된다. 근데도 정작 나는 그다지 화급함이 덜하다. 수년전부터 고혈압 약을 먹고 있는데, 의사 소견은 비만체중이 혈압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했다. 주변에서도 체중을 줄이라는 닦달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 


산행에 충실해야겠다. 지금까지 한강 이남에 있는 산들은 거의 다 올랐다. 지리산을 열아홉 번 오른 것을 비롯해서 북한산, 도봉산,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월악산, 계룡산, 속리산, 가야산, 월출산, 가야산 등 국립공원을 올랐고, 천 미터 이내의 자잘한 산들을 쉼 없이 다녔다. 그 중에서도 창녕 화왕산은 밥 먹듯이 오르고 있는 산이 된지 모래다. 한데도 살이 빠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그만큼 먹성이 좋은 탓이기도 하다).


또 하나 국도여행을 나서볼 참이다. 연전에 국도5호선을 다다라보았으니 올해는 국도7호선을 좇아 볼까한다.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다도해기행을 다녀볼 예정이다. 지금 세태로 여행이라면 외국나들이를 꼽겠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우리나라 방방곳곳을 다 돌아보는데도 평생을 소요해야 할 만큼 가 볼 데가 많다. 내 주변에 아직 외국 나들이 해보지 않은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보면 시류에 덜 떨어진 것 같다.


그러나 한 해 동안 실행하고자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향기가 나는 선생이 되는 것이다. 물론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산행을 하며, 국도여행을 하는 것도 참 삶을 밝히는 처방전이다. 그렇지만 그보다도 내게 주어진 소임이 아이들을 참되게 일깨우는 것이라면 마땅히 아이들 곁에 서야하고, 그들 눈높이에서 세상을 함께 보아야한다. 올해는 화기 있는 삶을 챙겨낼 것이다. 2012.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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