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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 임천면에는 전교생 26명에 교직원 9명인 칠산초등학교가 있다. 해마다 폐교 위기에 직면하지만
현재까지 꿋꿋히 이 학교가 지켜지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큰 학교에 결코 뒤지지 않는 학생들의 실력과 학교에 대한 학부형들의 애착 그리고
자부심이 바로 그것.
“우리 학교 아이들은 한 교실에 두 개 학년이 동시에 공부하는 복식 수업을 하고 있어요. 교사와 학생 모두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좋은 점도 있어요. 교사가 전적으로 한 학년 수업에 열중할 수 없기 때문에 교사의 일방적인 학습 진행에 아이들이 따라오는 식이 아니라 주제가 주어지면 스스로 자료를 찾아보고 연구하는 습관이 배게 되었죠. 우리 아이들은 수학 문제 풀이에 있어서도 진도에 상관없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풀어나가요.” 4학년과 6학년을 동시에 맡고 있는 박은숙 선생은 복식 수업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잡아서 주는 것이 아닌, 잡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따로 사교육을 받는 아이들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이 정도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은 순전히 교사들의 노력이 크다. 산과 들을 배경으로 가족 단위의 영농을 하는 집 아이들이 많은 칠산초등학교 아이들이 쓴 글에는 자연에 대한 따뜻한 감성과 농심이 돋보여 수상의 계기가 되었다. 특히 그림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은 칠산의 아이들에게 일대 일 맞춤 교육으로 교사들이 미술 지도를 꾸준히 해온 결과 부여군내의 미술 관련 상도 휩쓸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대외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항상 통폐합의 우려를 안고 있기 때문에 학교를 위한 투자를 망설이게 됩니다. 그런 점이 학교 발전 저해 요인이 되고 교직원들의 의욕저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정석중 교장 선생님은 항상 이런 걱정을 하면서도 대규모 영농을 하는 젊은 학부형들이 많고 최근에는 ‘기린 산업’이라는 공단이 학구 내에 유치되어 인구 유입의 희망이 생겨 한결 마음이 놓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충청도 시골의 칠산초등학교에서는 이미 세계를 향한 인재 양성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경제성만을 앞세워 농어촌의 작은 학교들을 무조건 통폐합시키기 보다는 칠산초등학교처럼 내실을 다져서 농어촌 미래 교육의 대안으로 자리하는 것은 어떨까? 이런 학교가 아직 우리 농촌에 있다는 것은 사교육에 치이고 변질된 우리 교육에 아직도 희망이 있다는 뜻이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삼위일체가 되어 26명의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만든 칠산초등학교의 미래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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